제13회(202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1문의2 nan
사례
甲은 乙과의 사이에서 乙 소유의 X토지를 건물 신축의 목적으로 임차하기로 합의하였다. 그런데 甲이 X토지에 가서 보니, X토지에 인접한 Y토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丙이 X토지를 주차장으로 사용하면서 X토지 위에 주차관리실 용도의 가건물(6㎡ 규모)을 건축하여 사용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甲은 가건물의 소유자인 丙이 X토지를 불법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임차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乙을 대위하여 丙을 상대로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행사하여 위 가건물의 철거 및 X토지의 인도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甲은 소장에서 甲의 대위권행사의 요건사실, 乙이 X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사실, 丙이 X토지 위에 가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사실을 주장하면서 丙이 X토지를 정당한 권원 없이 불법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하였고, 丙은 “乙과 X토지에 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가건물을 건축하였는데, 乙이 계약 갱신을 원하지 않아 계약 종료 무렵 갱신 합의가 이루어진 바는 없다.”라는 내용의 답변서를 제출하였다.
제1회 변론기일에 甲은 출석하였으나 丙은 적법하게 기일통지를 받고도 불출석하였으며 변론은 그대로 진행되었고, 甲은 丙의 위 답변서의 주장을 원용하였다. 제2회 변론기일에 甲과 丙이 모두 출석하였고, 丙은 “답변서에서의 주장은 착오이며, X토지에 관한 임대차계약 종료 무렵 乙과 丙 사이에 계약 갱신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라고 주장하였으나, 甲은 丙의 위 주장에 대하여 적극 다투었다.
설문
법원이 甲의 대위권행사의 요건사실, 乙이 X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사실, 丙이 X토지 위에 가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하나, 乙과 丙 사이에 임대차계약 갱신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는 점과 丙의 답변서의 주장이 착오에 기한 것이라는 점에 관한 심증을 형성하지 못한 경우, 법원은 甲의 청구에 대하여 어떻게 판단하여야 하는가? (가건물에 관한 丙의 매수청구권 행사 문제는 고려하지 말 것)
해설
쟁점
丙이 답변서에서 "乙과의 임대차계약 갱신 합의가 없었다"는 자기에게 불리한 사실을 진술하였고, 丙이 제1회 변론기일에 불출석하여 그 답변서가 진술간주된 후 甲이 이를 원용하였다. 이로써 재판상 자백(선행자백)이 성립하는지, 丙이 제2회 변론기일에서 "답변서 주장은 착오이고 갱신 합의가 있었다"고 하며 자백을 취소할 수 있는지(진실에 반함·착오의 증명), 나아가 법원이 갱신 합의와 착오에 관한 심증을 형성하지 못한 경우 甲의 대위청구를 어떻게 판단하여야 하는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민사소송법 제148조(한 쪽 당사자가 출석하지 아니한 경우) ① 원고 또는 피고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거나, 출석하고서도 본안에 관하여 변론하지 아니한 때에는 그가 제출한 소장·답변서, 그 밖의 준비서면에 적혀 있는 사항을 진술한 것으로 보고 출석한 상대방에게 변론을 명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288조(불요증사실) 법원에서 당사자가 자백한 사실과 현저한 사실은 증명을 필요로 하지 아니한다. 다만, 진실에 어긋나는 자백은 그것이 착오로 말미암은 것임을 증명한 때에는 취소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148조 · 제288조
검토
1. 청구의 구조와 다툼 있는 주요사실
甲은 자신의 임차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乙의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대위행사하여 丙에게 가건물 철거와 X토지 인도를 구한다. 대위권 행사의 요건사실, 乙의 X토지 소유, 丙의 가건물 소유가 인정되므로, 결국 丙이 X토지를 정당한 권원 없이 점유하는지가 쟁점이 된다. 丙은 임대차계약에 기한 점유권원을 주장하나, 계약 종료 무렵의 갱신 합의가 있어야 그 점유가 정당하게 유지되므로, '乙과 丙 사이의 임대차계약 갱신 합의의 존재'는 丙의 점유권원 항변을 구성하는 주요사실로서 그 증명책임은 丙에게 있다.
2. 진술간주와 선행자백의 성립
丙이 제1회 변론기일에 적법한 기일통지를 받고도 불출석하였으므로, 출석한 甲만으로 변론을 진행하는 이상 丙이 제출한 답변서에 적힌 사항은 진술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민사소송법 제148조 제1항, 대법원 2008. 5. 8. 선고 2008다2890 판결 — 표준판례: 한쪽 당사자의 불출석과 진술간주). 답변서에 자백에 해당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더라도 그것이 변론기일에 진술 또는 진술간주되어야 재판상 자백이 성립한다.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다229870 판결
법원에 제출되어 상대방에게 송달된 답변서나 준비서면에 자백에 해당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경우라도 그것이 변론기일이나 변론준비기일에서 진술 또는 진술간주되어야 재판상 자백이 성립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진술간주와 재판상 자백
丙은 답변서에서 "갱신 합의가 이루어진 바 없다"는,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자진하여 진술하였고, 甲이 제1회 변론기일에서 이를 원용함으로써 당사자 쌍방의 주장이 일치하게 되었다. 이로써 이른바 선행자백이 재판상 자백으로 성립한다.
대법원 2016. 6. 9. 선고 2014다64752 판결
재판상 자백의 일종인 이른바 선행자백은 당사자 일방이 자진하여 자기에게 불리한 사실상의 진술을 한 후 상대방이 이를 원용함으로써 사실에 관하여 당사자 쌍방의 주장이 일치함을 요하므로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선행자백의 성립요건
이 판례(2014다229870)는 제6·8회, 선행자백 판례(2014다64752)는 제6·7회 민사법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다.
3. 재판상 자백의 구속력과 취소 요건
일단 재판상 자백이 성립하면 그것이 적법하게 취소되지 않는 한 법원도 이에 기속되어 자백과 배치되는 사실을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없다. 자백을 취소하려는 당사자는 그 자백이 진실에 반한다는 것과 착오로 인한 것임을 아울러 증명하여야 하며, 진실에 반함이 증명되었다고 하여 착오로 인한 자백으로 추정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2다86048 판결
… 일단 재판상의 자백이 성립하면 그것이 적법하게 취소되지 않는 한 법원도 이에 기속되는 것이므로, 법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사실에 관하여 성립된 자백과 배치되는 사실을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없고, 자백을 취소하는 당사자는 그 자백이 진실에 반한다는 것 외에 착오로 인한 것임을 아울러 증명하여야 하고, 진실에 반하는 것임이 증명되었다고 하여 착오로 인한 자백으로 추정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재판상 자백의 효력:자백 성립 시 법원도 기속되어 배치 사실 인정 불가·진실에 반함이 증명되어도 착오 추정 ✗
丙은 제2회 변론기일에서 "답변서 주장은 착오이고 갱신 합의가 있었다"고 하며 자백을 취소하려 하였고 甲이 이를 적극 다투었으므로(상대방의 동의 없음), 丙은 ① 자백이 진실에 반한다는 점(실제로 갱신 합의가 있었다는 점)과 ② 그 자백이 착오에 기한 것이라는 점을 모두 증명하여야 한다(민사소송법 제288조 단서, 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4다13533 판결 참조 — 표준판례: 자백의 취소 (2)).
4. 법원의 판단
법원은 갱신 합의가 있었다는 점과 답변서 주장이 착오라는 점에 관하여 심증을 형성하지 못하였으므로, 丙은 자백 취소의 요건인 진실에 반함과 착오를 증명하지 못한 것이 된다. 따라서 丙의 자백 취소는 허용되지 않고 재판상 자백의 구속력이 유지되므로, 법원은 "乙과 丙 사이에 임대차계약 갱신 합의가 없었다"는 자백에 기속되어 그대로 사실인정을 하여야 한다. 설령 자백의 성립을 부정하더라도, 갱신 합의는 丙의 점유권원 항변을 이루는 주요사실로서 증명책임이 丙에게 있는데 법원이 그 존재의 심증을 형성하지 못한 이상 증명책임 분배에 따라 갱신 합의는 인정되지 않는다(대법원 1993. 9. 14. 선고 92다24899 판결 참조 — 표준판례: 자백과 증명책임). 어느 경로에 의하더라도 丙의 점유는 정당한 권원 없는 불법점유가 된다.
결론
법원은 재판상 자백(선행자백)의 구속력에 따라 乙과 丙 사이에 임대차계약 갱신 합의가 없었다고 인정하여야 하고, 丙의 자백 취소는 진실에 반함과 착오가 증명되지 않아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丙은 정당한 권원 없이 X토지를 불법점유하는 것이 되므로, 법원은 甲의 대위청구(가건물 철거 및 X토지 인도)를 인용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