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202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1문의3 2)
사례
[기초적 사실관계]
甲이 乙에게 2022. 3. 5. 1억 원을 이자 없이 변제기는 1년 후로 정하여 대여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대여원금 1억 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乙은 청구원인사실을 부인하고, 예비적으로 1억 원 전부를 변제하였다고 항변하였다. 甲은 자신이 변제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부인하였다.
※ 이하의 추가적 사실관계들은 각각 독립적인 별개의 사실관계이고, 질문도 별개임
[추가적 사실관계 2] 제1심에서 乙은 예비적 변제항변도 이유 없다면 자신의 甲에 대한 1억 원의 반대채권으로 상계한다고 주장하였다. 甲은 乙의 반대채권을 부인하였다.
설문
[추가적 사실관계 2] 다음 각 경우에 항소심법원은 어떻게 판결하여야 하는가?
(1) 제1심법원은 甲이 乙에게 1억 원을 대여하였으나, 乙이 이를 모두 변제하였다고 인정하여 甲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甲만이 항소하였다. 항소심법원은 甲이 乙에게 대여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2) 제1심법원은 甲이 乙에게 1억 원을 대여하였고, 乙의 변제항변은 이유 없으나 상계항변이 이유 있다고 판단하여 甲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甲만이 항소하였다. 항소심 법원은 甲이 乙에게 1억 원을 대여하였으나, 乙이 이를 모두 변제하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설
쟁점
원고 甲만이 항소한 두 경우에 항소심의 판결이 문제된다. (1) 변제 인정으로 청구를 기각한 제1심에 대해 甲만 항소하였는데 항소심이 대여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 (2) 상계항변 인용으로 청구를 기각한 제1심에 대해 甲만 항소하였는데 항소심이 변제로 전부 소멸하였다고 판단하는 경우이다. 불이익변경금지원칙과 상계 판단의 기판력(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항)이 검토되어야 한다.
근거 법령
민사소송법 제415조(항소를 받아들이는 범위) 제1심 판결은 그 불복의 한도안에서 바꿀 수 있다. 다만, 상계에 관한 주장을 인정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사소송법 제216조(기판력의 객관적 범위) ① 확정판결은 주문에 포함된 것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 ② 상계를 주장한 청구가 성립되는지 아닌지의 판단은 상계하자고 대항한 액수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415조 · 제216조
검토
1. 불이익변경금지원칙과 불이익 여부의 판단 기준
원고만이 항소한 경우 항소심은 제1심보다 원고에게 불리한 판결을 할 수 없고(민사소송법 제415조 본문), 불이익하게 변경된 것인지 여부는 기판력의 범위를 기준으로 판단한다(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4다8197 판결 — 표준판례: 동시이행 판결과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 제1심판결이 부당하더라도 불복당사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1983. 12. 27. 선고 83다카1503 판결 — 표준판례: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
2. (1) 변제 기각 제1심 → 항소심의 대여사실 부정
제1심은 대여금채권의 존재는 인정하되 변제로 소멸하였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하였고, 항소심은 대여사실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두 경우 모두 甲의 대금청구는 이유가 없어 청구기각(주문상 항소기각)에 이르고, 소송물인 대여금채권의 부존재라는 점에서 기판력의 범위도 동일하다. 판결이유에서 소멸원인을 변제에서 대여사실 부존재로 달리 보더라도 원고에게 불리하게 변경되는 것이 아니므로, 항소심은 이유를 달리하여 甲의 항소를 기각하면 된다.
3. (2) 상계 기각 제1심 → 항소심의 변제 인정
상계항변을 받아들여 청구를 기각하는 경우에는, 상계로 대항한 반대채권(자동채권)의 부존재에 관한 판단에 기판력이 생긴다(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항).
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4다17207 판결
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항에서 판결 이유 중의 판단임에도 불구하고 상계 주장에 관한 법원의 판단에 기판력을 인정한 취지는, 만일 이에 대하여 기판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 상계 주장의 상대방은 상계를 주장한 자가 그 반대채권을 이중으로 행사하는 것에 의하여 불이익을 입을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상계 주장에 대한 판단을 전제로 이루어진 원고의 청구권의 존부에 대한 전소의 판결이 결과적으로 무의미하게 될 우려가 있게 되므로, 이를 막기 위함이라고 보인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기판력의 객관적 범위: 상계항변
제1심이 상계항변을 받아들여 청구를 기각하였으므로, 乙의 반대채권 1억 원이 상계로 소멸하였다는 점에 기판력이 발생하고, 이는 반대채권의 이중행사를 막아주는 것이어서 원고 甲에게 유리한 판단이다. 그런데 항소심이 상계가 아니라 변제로 대여금채권이 소멸하였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하면, 상계에 관한 판단이 이루어지지 않아 乙의 반대채권 1억 원이 존속하게 되므로, 이는 甲에게 제1심보다 불리한 결과가 된다. 甲만이 항소한 이상 이러한 변경은 불이익변경금지원칙에 반하여 허용되지 않는다. 제415조 단서는 항소심이 상계에 관한 주장을 인정하는 경우의 예외를 정한 것으로, 항소심이 변제를 인정하는 이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항소심은 상계에 의하여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채 甲의 항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결론
(1) 항소심법원은 이유를 달리하더라도 결론에서 청구가 이유 없음은 같으므로 甲의 항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2) 항소심법원은 변제를 이유로 청구를 기각하면 상계로 인한 반대채권 소멸의 기판력을 잃게 하여 甲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이 되므로, 상계에 의하여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채 甲의 항소를 기각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