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202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1문의4 2)
사례
[기초적 사실관계]
甲은 乙로부터 전기자동차 50대를 공급받기로 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乙은 위 자동차 제작을 위해 丙으로부터 전자브레이크 및 모터를 납품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甲은 乙로부터 전기자동차 30대를 인도받았는데, 위 자동차 중 15대의 자동차에서 고주파 소음이 발생하였다. 甲과 乙은 공동으로 하자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A회사에 조사를 의뢰하였고 ‘丙으로부터 제공받은 전자브레이크 내부의 금속 부품이 파열되었기 때문’이라는 보고서가 제출되었다. 위 전자브레이크는 丙의 하도급 업체인 丁이 제조한 것이었다.
甲은 위 고주파 소음의 원인을 찾기 위한 비용 및 수리 비용으로 13억 원을 지출하였다면서 乙을 상대로 채무의 불완전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으로 총 13억 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이하 ‘이 사건 소송’이라 한다)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 소송에서 丁의 과실로 전자브레이크 내부의 금속 부품이 파열되었고, 乙은 丙이 丁으로부터 전자브레이크를 제공받는다는 점을 인지한 상태에서 丙과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되었다. 또한 전자브레이크에 발생한 하자는 甲이 乙에게 지시(설계)한 내용에 기인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보고서가 추가로 제출되었다.
[추가적 사실관계]
이 사건 소송에서 제1심법원은 甲의 청구를 인용하되, 乙의 책임을 60%로 제한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제1심판결에 대하여 乙만이 항소하였다. 甲은 항소심 심리 도중 「민법」 제667조 제2항에 근거하여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를 위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에 선택적으로 병합하는 내용으로 청구를 변경하였다.
항소심법원은 甲이 선택적으로 병합한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를 임의로 선택하여 심리를 진행하였고, 심리 결과 위 청구가 이유 있고 그 결론이 제1심판결의 주문과 동일하다고 판단하여 乙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설문
[추가적 사실관계] 항소심법원의 판결이 타당한지 판단하고 근거를 서술하시오.
해설
쟁점
乙만이 항소한 항소심에서 피항소인 甲이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민법 제667조 제2항)를 종전의 채무불이행 손해배상청구에 선택적으로 병합한 후, 항소심법원이 제1심에서 심판되지 않은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를 임의로 선택하여 심리하고 그 청구가 이유 있으며 결론이 제1심판결의 주문과 동일하다는 이유로 乙의 항소를 기각한 것이 타당한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및 법리
선택적 병합이란 양립할 수 있는 수 개의 청구권에 기하여 동일한 취지의 급부를 구하는 경우에 그 어느 한 청구가 인용될 것을 해제조건으로 수 개의 청구에 관한 심판을 구하는 병합형태이다(대법원 1982. 7. 13. 선고 81다카1120 판결 — 표준판례: 양립할 수 없는 청구와 선택적 병합).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와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는 동일한 하자로 인한 손해의 전보를 구하는 것으로 선택적 병합이 가능하다.
검토
1. 선택적 병합과 항소심의 심판방법
대법원 1992. 9. 14. 선고 92다7023 판결
수 개의 청구가 제1심에서 처음부터 선택적으로 병합되고 그중 어느 한 개의 청구에 대한 인용판결이 선고되어 피고가 항소를 제기한 경우는 물론,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판결에 대하여 피고가 항소를 제기하여 항소심에 이심된 후 청구가 선택적으로 병합된 경우에도 항소심은 제1심에서 인용된 청구를 먼저 심리하여 판단할 필요는 없고, 선택적으로 병합된 수 개의 청구 중 제1심에서 심판되지 아니한 청구를 임의로 선택하여 심판할 수 있다고 할 것이나, 심리한 결과 그 청구가 이유 있다고 인정되고 그 결론이 제1심판결의 주문과 동일한 경우에도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여서는 안 되며 제1심판결을 취소한 다음 새로이 청구를 인용하는 주문을 선고하여야 할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선택적 병합과 항소심 판결
2. 사안에의 적용
항소심에서 피항소인 甲이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를 선택적으로 병합한 것은 청구의 변경으로서 적법하고, 항소심이 제1심에서 심판되지 않은 이 청구를 임의로 선택하여 심리한 것 역시 위 법리에 비추어 적법하다. 그러나 항소심은 그 청구가 이유 있고 결론이 제1심판결의 주문과 동일하더라도 乙의 항소를 기각하여서는 안 되고, 제1심판결(채무불이행청구를 인용한 부분)을 취소한 다음 새로이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하는 주문을 선고하였어야 한다. 이 경우 인용액이 제1심과 동일하므로 乙만이 항소하였더라도 불이익변경금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항소심이 乙의 항소를 기각한 것은 위 법리에 어긋난다.
결론
항소심법원이 선택적으로 병합된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를 임의로 선택하여 심리한 것은 적법하나, 그 청구가 이유 있고 결론이 제1심판결의 주문과 동일하다는 이유로 乙의 항소를 기각한 것은 부당하다. 항소심법원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새로이 위 청구를 인용하는 주문을 선고하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