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202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2문의1 3)
사례
[기초적 사실관계]
甲은 1998. 1. 5. X토지에 관하여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甲은 2012. 4. 20. 丁과 혼인하였다.
※ 이하의 추가적 사실관계 1, 2, 3은 각각 독립적인 별개의 사실관계임
[추가적 사실관계 3]
甲은 2023. 11.경 丁이 혼인 전 자녀 A를 출산한 사실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丁은 청소년 시절에 성폭력범죄의 피해를 입어 A를 출산하였으나 곧바로 입양 보냈고, A와 관계가 단절되어 양육이나 교류 등은 전혀 없었다. 丁은 甲에게 A를 출산한 사실을 고지한 적이 없다.
설문
[추가적 사실관계 3]
甲은 2024. 1. 3. 가정법원에 혼인취소의 소를 제기하며, ‘丁에게 자녀가 있는지는 혼인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정인데도 丁이 자신의 출산 여부를 고지할 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민법 제816조 제3호의 혼인취소 사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甲의 주장이 타당한지 1) 결론과 2) 논거를 서술하시오.
해설
쟁점
丁이 혼인 전 성폭력 피해로 자녀 A를 출산한 사실을 甲에게 고지하지 아니한 것이 민법 제816조 제3호의 '사기'에 해당하여 혼인취소 사유가 되는지, 즉 그러한 출산 경력에 관하여 丁에게 고지의무가 인정되는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민법 제816조(혼인취소의 사유) 혼인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경우에는 법원에 그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 3. 사기 또는 강박으로 인하여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816조
검토
1. 사기에 의한 혼인취소와 소극적 불고지
민법 제816조 제3호의 사기에는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고지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소극적으로 진실을 고지하지 아니하는 침묵도 포함될 수 있으나, 침묵이 사기가 되려면 신의성실의 원칙상 상대방에게 그 사실을 고지할 의무가 있어야 한다.
2. 출산 경력 불고지와 고지의무의 판단기준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므654, 661 판결
혼인의 당사자 일방 또는 제3자가 출산의 경력을 고지하지 아니한 경우에 그것이 상대방의 혼인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사정만을 들어 일률적으로 고지의무를 인정하고 제3호 혼인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하여서는 아니 되고, 출산의 경위와 출산한 자녀의 생존 여부 및 그에 대한 양육책임이나 부양책임의 존부, 실제 양육이나 교류가 이루어졌는지 … 출산의 경력이나 경위가 알려질 경우 당사자의 명예 또는 사생활 비밀의 본질적 부분이 침해될 우려가 있는지, 사회통념상 당사자나 제3자에게 그에 대한 고지를 기대할 수 있는지와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이 신의성실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라고 할 수 있는지까지 심리한 다음, … 당사자 일방의 명예 또는 사생활 비밀의 보장과 상대방 당사자의 혼인 의사결정의 자유 사이에 균형과 조화를 도모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혼인의 취소 (1):출산 경력의 불고지
3. 사안에의 적용
丁은 청소년 시절 성폭력범죄의 피해를 입어 A를 출산하였고, 곧바로 A를 입양 보내어 그 이후로는 관계가 단절되어 양육이나 교류가 전혀 없었다. 이러한 출산의 경위와 경력이 알려질 경우 丁의 명예 또는 사생활 비밀의 본질적 부분이 침해될 우려가 매우 크고, 이미 자녀와의 관계가 단절되어 양육·부양의 문제도 남아 있지 않으므로, 사회통념상 丁에게 그 출산 사실의 고지를 기대하기 어렵고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이 신의성실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라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丁에게 고지의무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그 불고지는 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결론
1) 결론: 甲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아 혼인취소청구는 기각되어야 한다. 2) 논거: 丁의 출산은 성폭력 피해에 기인하고 출산 직후 입양으로 관계가 단절되어 그 경력이 명예 또는 사생활 비밀의 본질적 부분에 해당하므로, 사회통념상 이를 고지할 것을 기대하기 어려워 신의칙상 고지의무가 인정되지 않고, 따라서 그 불고지는 민법 제816조 제3호의 사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