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202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2문의3 nan
사례
甲은 건물신축을 위해 2012. 3. 15. 乙로부터 X토지를 6억 원에 매수하여, 같은 해 4. 30. 토지를 인도받고 같은 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甲은 자금 등 상황이 여의치 않아 건물신축을 미루고 있던 중, 2022. 9. 30. 건물을 신축하기 위한 건축허가를 받고, 토지의 굴착공사를 개시하였다. 그런데 굴착공사가 진행되던 2023. 8. 초순경, 토지 14m 깊이에 건설폐토석, 비닐, 폐유와 폐자재 등 각종 쓰레기가 매립되어 있다는 사실, 해당 쓰레기들은 1995. 5.경 당시 X토지의 소유자인 乙에 의해서 매립된 것인데 그 사이 오염물질과 토양이 뒤섞여 혼합된 상태이고 주변 토양도 검게 오염되어 있다는 사실, 신축건물의 지하주차장 마련을 위해 해당 토지가 정화 처리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甲은 2023. 9. 1. 乙에게 내용증명우편을 보내어 매립된 쓰레기를 발견하였다고 통지하였는데, 乙은 甲에게 ‘매립 혹은 인도한 때로부터 오랜 시간이 경과하여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다. 甲은 2024. 1. 중에는 乙에게 소를 제기할 계획이다.
설문
甲은 乙에게 ①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를 구하는 방안, ② 하자담보책임이나 불법행위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을 구하는 방안을 고민하면서, 변호사인 귀하에게 의견을 묻고 있다. 乙의 항변을 고려하여 위 각 구제수단의 인용가능성에 관하여 검토하시오.
※ 「토양환경보전법」 등 특별법은 고려하지 말 것
해설
쟁점
X토지에 乙이 1995. 5.경 매립한 폐기물과 그로 인한 토양오염이 甲의 굴착공사 중 발견된 사안에서, 甲이 乙에게 ①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민법 제214조), ② 하자담보책임(민법 제580조) 또는 불법행위(민법 제750조)에 기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각 방안의 인용가능성이 문제된다. 乙의 '매립 또는 인도한 때로부터 오랜 시간이 경과하여 책임이 없다'는 항변과 관련하여, ① 방해배제청구에서 '방해'의 의미, ② 하자담보책임의 제척기간과 소멸시효, ③ 불법행위의 성립과 소멸시효가 각 검토되어야 한다.
근거 법령
민법 제214조(소유물방해제거, 방해예방청구권) 소유자는 소유권을 방해하는 자에 대하여 방해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고 …
민법 제582조(전2조의 권리행사기간) 전2조에 의한 권리는 매수인이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6월내에 행사하여야 한다.
민법 제766조(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②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에도 전항과 같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214조 · 제582조 · 제766조
검토
1.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①)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에서 '방해'는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는 침해를 의미하고, 과거에 일어나 이미 종결된 '손해'와는 구별된다.
대법원 2003. 3. 28. 선고 2003다5917 판결
[1]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에 있어서 '방해'라 함은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는 침해를 의미하고, 법익 침해가 과거에 일어나서 이미 종결된 경우에 해당하는 '손해'의 개념과는 다르다 … [2] 쓰레기 매립으로 조성한 토지에 … 매립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는 과거의 위법한 매립공사로 인하여 생긴 결과로서 소유권자가 입은 손해에 해당한다 할 것일 뿐, 그 쓰레기가 현재 소유권에 대하여 별도의 침해를 지속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소유권에 기한 물권적 청구권 (3): 방해제거청구권
이 사건에서 매립된 폐기물은 이미 오염물질과 토양이 뒤섞여 혼합된 상태로, 이는 1995. 5.경의 과거 매립행위로 생긴 결과로서 甲이 입은 손해에 해당할 뿐 현재 소유권에 대하여 별도의 침해를 지속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는 인용되기 어렵다.
2. 하자담보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②)
X토지에 폐기물이 매립되어 있는 것은 매매목적물의 하자이고, 甲은 매수 당시 이를 알지 못한 선의의 매수인이다. 제582조의 제척기간은 甲이 하자를 안 날(2023. 8. 초순경)부터 6월이므로 2024. 1.의 제소로 준수된다. 그러나 하자담보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제척기간과 별도로 채권의 소멸시효에도 걸린다.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다10266 판결
하자담보에 기한 매수인의 손해배상청구권은 권리의 내용·성질 및 취지에 비추어 민법 제162조 제1항의 채권 소멸시효의 규정이 적용되고, 민법 제582조의 제척기간 규정으로 인하여 소멸시효 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 없으며, 이때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엇보다도 매수인이 매매 목적물을 인도받은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하자담보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제582조 제척기간과 별도로 매수인이 목적물을 인도받은 때부터 10년의 소멸시효 진행
甲의 하자담보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은 甲이 X토지를 인도받은 2012. 4. 30.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하는데, 그로부터 10년이 경과한 2024. 1.에 이르러 제소하므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따라서 이 청구는 소멸시효 완성으로 기각되고, 이 점에서 乙의 항변은 타당하다.
3.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③)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09다66549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 토지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 토양오염을 유발하였음에도 오염토양을 정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염토양이 포함된 토지를 거래에 제공함으로써 유통되게 하거나, 토지에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하였음에도 처리하지 않은 상태에서 토지를 거래에 제공하는 등으로 유통되게 하였다면, … 이는 거래의 상대방 및 토지를 전전 취득한 현재의 토지 소유자에 대한 위법행위로서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 … 자신의 토지소유권을 완전하게 행사하기 위하여 … 폐기물 처리비용을 지출하였거나 지출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면 … 손해의 결과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으므로, … 종전 토지 소유자는 … 처리비용 상당의 손해에 대하여 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토양오염·폐기물 매립 유발자가 이를 처리하지 않은 채 토지를 유통시킨 경우 전전 취득한 현재 토지 소유자에 대한 불법행위 성립(전원합의체)
乙은 X토지에 폐기물을 불법으로 매립하고 토양오염을 유발하였음에도 이를 처리하지 않은 채 X토지를 甲에게 매도하여 유통시켰으므로, 甲에 대한 위법행위로서 불법행위가 성립한다. 소멸시효에 관하여 보면, 민법 제766조 제1항의 3년의 시효는 甲이 하자를 발견하여 손해와 가해자를 안 2023. 8.경부터 진행하므로 2024. 1.의 제소로 준수된다. 나아가 같은 조 제2항의 '불법행위를 한 날'은 가해행위가 있었던 날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손해의 결과가 발생한 날을 의미하는데, 甲이 굴착공사 과정에서 오염을 발견하여 신축을 위해 토지를 정화·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2023. 8.경에 비로소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으므로, 매립일(1995. 5.)이나 인도일이 아니라 위 시점부터 10년의 시효가 진행한다. 따라서 소멸시효는 완성되지 않았고, 乙의 '오랜 시간 경과' 항변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결국 이 청구는 인용될 수 있다.
결론
①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는 매립된 폐기물·오염이 과거 매립행위로 생긴 손해일 뿐 현재의 방해가 아니어서 인용되기 어렵다. ② 하자담보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는 제척기간은 준수하였으나 甲이 목적물을 인도받은 2012. 4. 30.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기각된다. ③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는 乙의 폐기물 매립·유통이 甲에 대한 불법행위이고,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한 2023. 8.경부터 10년이 경과하지 않아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으므로 인용될 수 있다. 따라서 甲으로서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 정화·처리비용 상당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실효적인 구제수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