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2023년) 변호사시험 공법 사례형 제1문 3)
사례
변호사 甲과 국회의원 乙은 전동킥보드 동호회 회원들이다. 甲과 乙은 전동킥보드 신제품을 구매하려 하였으나,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제15조 제3항에 근거한 「안전확인대상생활용품의 안전기준」 제4조 제1호(이하‘이 사건 고시조항’이라 한다)에서 전동킥보드의 최고속도를 시속 25킬로미터로 제한함에 따라 종전과 달리 이러한 제한을 준수한 전동킥보드만 제조·수입되고 있어서, 신제품 전동킥보드는 최고속도를 초과하여 주행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甲과 乙은 이러한 속도 제한으로 말미암아 전동킥보드 구매·이용을 통해서 기대되는 즐거움이나 효용의 핵심인 속도감과 민첩한 이동을 누릴 수 없게 되었고, 이로써 자신들의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고시조항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이후 甲과 乙은 동호회 모임에 참석하였다가 만취한 상태로 각자 전동킥보드를 타고 가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순차적으로 치어 크게 다치게 한 후 도주하였다. 甲과 乙은 각각 「도로교통법」에 따른 운전면허 취소처분을 받음과 아울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상)죄로 공소제기되었다.
법무부장관은 甲에 대하여 위 공소제기를 이유로 「변호사법」 제102조 제1항 본문 및 제2항(이하‘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에 의거하여 업무정지명령을 하였다. 甲은 업무정지명령에 대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그 근거조항인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을 다투고 있다. 한편, 국회는 그간 乙이 여러 차례 본회의에서 다른 사람의 사생활에 대한 폭로성 발언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이 공소제기됨으로써 국회의원의 품위를 손상시켰음을 사유로 하여, 윤리특별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乙을 제명하였다. 乙은 국회의 제명처분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에 제소하고자 한다.
참조조문
※ 유의 사항
아래 조문들의 일부는 가상의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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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제15조(안전확인대상제품의 신고 등) ① 안전확인대상제품의 제조업자 또는 수입업자는 안전확인대상제품에 대하여 모델별로 안전확인시험기관으로부터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안전확인시험을 받아, 해당 안전확인대상제품이 제3항에 따른 안전기준에 적합한 것임을 확인한 후 그 사실을 산업통상자원부장관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② 생략
③ 안전확인시험기관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안전확인대상제품에 관한 안전기준을 적용하여 안전확인시험을 실시하여야 한다. 다만, 안전기준이 고시되지 아니하거나 고시된 안전기준을 적용할 수 없는 경우의 안전확인대상제품에 대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안전확인시험을 실시할 수 있다.
「안전확인대상생활용품의 안전기준」 (2022. 5. 15. 산업통상자원부 고시 제2022-187호)
제1조(목적) 이 고시는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제15조제3항에 따른 안전확인대상생활용품의 안전기준(이하 "안전기준”이라 한다)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4조(최고속도) 안전확인대상생활용품의 최고속도 제한은 다음 각 호와 같다.
1. 전동킥보드는 25 km/h를 넘지 않아야 한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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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법」
제102조(업무정지명령) ① 법무부장관은 변호사가 공소제기되거나 제97조에 따라 징계 절차가 개시되어 그 재판이나 징계 결정의 결과 등록취소, 영구제명 또는 제명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고, 그대로 두면 장차 의뢰인이나 공공의 이익을 해칠 구체적인 위험성이 있는 경우에는 법무부징계위원회에 그 변호사의 업무정지에 관한 결정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약식명령이 청구된 경우와 과실범으로 공소제기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법무부장관은 법무부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해당 변호사에 대하여 업무정지를 명할 수 있다.
제103조(업무정지 결정기간 등) ① 생략
② 업무정지에 관하여는 제98조제3항 및 제98조의2제2항부터 제6항까지의 규정을 준용한다.
설문
이 사건 법률조항이 무죄추정원칙 및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는지 판단하시오.
해설
결론: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무죄추정원칙과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쟁점
공소제기된 변호사에 대한 업무정지명령을 규정한 이 사건 법률조항(변호사법 제102조)이 ① 무죄추정원칙, ②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는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헌법 제27조 ④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
헌법 제12조 ① … 누구든지 …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아니한다.
검토
1. 무죄추정원칙 위반 여부 — 위반 아님
무죄추정원칙상 공소제기된 피고인이라도 유죄확정 전에는 죄 없는 자에 준하여 취급하여야 하며, 여기의 불이익에는 형사절차상 불이익뿐 아니라 그 밖의 기본권제한과 같은 불이익도 포함되나, 잠정적 처분으로서 필요한 최소한에 그치면 비례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헌법재판소 1990. 11. 19. 90헌가48 결정(결정요지 [3])
공소제기가 된 피고인이라도 유죄의 확정판결이 있기까지는 원칙적으로 죄가 없는 자에 준하여 취급하여야 하고 불이익을 입혀서는 안된다고 할 것으로 … 여기의 불이익에는 형사절차상의 처분에 의한 불이익뿐만 아니라 그 밖의 기본권제한과 같은 처분에 의한 불이익도 입어서는 아니된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 헌재 결정 원문 · 표준판례: 구 변호사법 제15조 공소제기된 변호사 업무정지명령의 위헌성:무죄추정원칙·적법절차원칙·직업선택의 자유
위 결정은 구 변호사법 제15조가 단순히 공소제기 사실만으로 법무부장관의 일방적 명령에 의하여 업무를 정지시켜 요건·절차·비례원칙을 갖추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위헌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법률조항(현행 변호사법 제102조)은 ① 재판이나 징계 결정의 결과 등록취소·영구제명 또는 제명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고 그대로 두면 의뢰인이나 공공의 이익을 해칠 구체적인 위험성이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고, ② 법무부장관의 일방적 명령이 아니라 법무부징계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업무정지를 명하도록 하였으며, ③ 판결이나 징계 결정 시까지의 잠정적·가처분적 처분에 불과하다. 이처럼 구 규정의 위헌 사유가 모두 시정되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무죄추정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헌재 2012헌바45 합헌).
2. 적법절차원칙 위반 여부 — 위반 아님
적법절차원칙은 절차적 적법성뿐만 아니라 내용적 적법성도 보장하여야 하고, 형사 영역뿐 아니라 행정 영역에도 적용된다(헌법 제12조 제1항). 구 변호사법 제15조는 당해 변호사에게 유리한 사실을 진술하거나 증거를 제출할 청문의 기회를 보장하지 아니하여 적법절차를 존중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었다(위 90헌가48 결정요지 [4]).
그러나 업무정지는 행정 영역에 속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업무정지에 관하여 변호사법 제103조 제2항이 제98조 제3항(출석통지)과 제98조의2(징계혐의자의 출석·진술권 등)를 준용하도록 하여, 변호사가 법무부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자기에게 유리한 사실을 진술하고 증거를 제출할 수 있는 청문권을 보장받는다. 따라서 절차적 적법성과 내용적 적법성을 모두 갖추어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결론
이 사건 법률조항은 무죄추정원칙과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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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전병주 「제12회 변호사시험 공법 사례형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