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2023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1문의2 nan
사례
甲은 乙에게 판매한 물품의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자, 乙을 상대로 매매대금청구의 소(이하 ‘선행소송’이라 한다)를 제기하였다. 乙은 선행소송의 제1심에서 甲에 대한 대여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항변을 하였으나, 선행소송의 제1심은 금전소비대차계약의 존부 등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乙의 상계항변을 배척하고 甲의 전부승소 판결을 선고하였다.
乙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 그 항소심 계속 중 별도로 甲을 상대로 위 대여금을 청구하는 소(이하 ‘이 사건 소’라 한다)를 제기하였다.
설문
이 사건 소에서 제기될 수 있는 아래의 쟁점들에 관하여 판단하고 근거를 서술하시오.
① 乙이 선행소송에서 상계항변을 제출한 다음 그 소송계속 중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이 중복된 소제기에 해당하는지
② 이 사건 소제기 후 乙이 선행소송의 항소심에서 상계항변을 철회한 경우, 이 사건 소제기가 재소금지 원칙을 위반하는지
③ 위 ②의 상계항변 철회 이후, 선행소송의 항소심이 심리를 진행한 뒤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甲의 일부승소 판결을 선고하면서 그 판결 이유에서 乙의 상계항변에 관하여 판단하지 않고 그대로 판결이 확정된 경우,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 소에 미치는지
해설
결론: 이 사건 소는 ① 중복된 소제기에 해당하지 않고, ② 재소금지 원칙에 위반되지 않으며, ③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
쟁점
① 乙이 선행소송에서 상계항변을 제출한 다음 그 소송계속 중 자동채권(대여금)으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이 중복된 소제기(민사소송법 제259조)에 해당하는지, ② 이 사건 소제기 후 乙이 선행소송 항소심에서 상계항변을 철회한 것이 본안 종국판결 후 소취하로서 재소금지(제267조 제2항)에 해당하는지, ③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소송물을 달리하는 이 사건 소에 미치는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민사소송법 제259조(중복된 소제기의 금지) 법원에 계속되어 있는 사건에 대하여 당사자는 다시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259조
민사소송법 제216조(기판력의 객관적 범위) ① 확정판결은 주문에 포함된 것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 ② 상계를 주장한 청구가 성립되는지 아닌지의 판단은 상계하자고 대항한 액수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216조
검토
1. 중복된 소제기 해당 여부
상계항변으로 주장한 자동채권은 소송물이 아니어서 별도의 소로 제기하여도 심판대상이 중복되지 않는다. 판례는 상계항변 제출 후 그 소송계속 중 동일 채권으로 별소를 제기하는 것을 허용한다.
대법원 2022. 2. 17. 선고 2021다275741 판결(판결요지 [1])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소로 계속 중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소송상 상계의 주장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고, 먼저 제기된 소송에서 상계 항변을 제출한 다음 그 소송계속 중에 자동채권과 동일한 채권에 기한 소송을 별도의 소나 반소로 제기하는 것도 가능하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별소로 계속 중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소송상 상계항변의 허용과 상계항변의 철회
乙이 선행소송에서 상계항변으로 주장한 대여금채권은 선행소송의 소송물이 아니므로, 그 소송계속 중 乙이 대여금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은 중복된 소제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판례(2021다275741)는 제5·10·11·13회 민사법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다.
2. 재소금지 원칙 위반 여부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의 재소금지는 본안 종국판결 후 '소'를 취하한 경우에 적용된다. 그러나 소송상 상계항변은 수동채권의 존재가 확정되는 것을 전제로 한 예비적 항변으로서 상대방 동의 없이 철회할 수 있고, 그 철회는 소의 취하가 아니라 소송상 방어방법의 철회에 불과하다.
대법원 2022. 2. 17. 선고 2021다275741 판결(판결요지 [2])
소송상 방어방법으로서의 상계 항변은 그 수동채권의 존재가 확정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행하여지는 일종의 예비적 항변으로서 상대방의 동의 없이 이를 철회할 수 있고, 그 경우 법원은 처분권주의의 원칙상 이에 대하여 심판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별소로 계속 중인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소송상 상계항변의 허용과 상계항변의 철회
乙이 선행소송 항소심에서 상계항변을 철회한 것은 방어방법의 철회일 뿐 소의 취하가 아니므로, 그 자동채권과 동일한 채권에 기한 이 사건 소는 재소금지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3.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 소에 미치는지 여부
판결이유 중의 판단에는 원칙적으로 기판력이 없으나, 상계 주장에 관한 판단은 대항액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기판력을 가진다(제216조 제2항). 다만 이는 상계 주장에 대한 법원의 실질적 판단이 이루어진 경우에 한한다.
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6다46338, 46345 판결(판결요지 [1])
판결이유 중의 판단임에도 불구하고 상계 주장에 관한 법원의 판단에 기판력을 인정한 취지는, 만일 이에 대하여 기판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원고의 청구권의 존부에 대한 분쟁이 나중에 다른 소송으로 제기되는 반대채권 … 의 존부에 대한 분쟁으로 변형됨으로써 상계 주장의 상대방은 상계를 주장한 자가 반대채권을 이중으로 행사하는 것에 의하여 불이익을 입을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 원고의 청구권의 존부에 대한 전소의 판결이 결과적으로 무의미하게 될 우려가 있게 되므로, 이를 막기 위함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상계항변에 대한 판단과 상소의 이익 · 표준판례: 2개 이상의 반대채권 중 일부 부존재 판단의 기판력 범위:상계 후 수동채권 잔액 한도
사안에서 乙은 선행소송 항소심에서 상계항변을 철회하였고 항소심도 판결이유에서 상계항변에 관하여 판단하지 않았으므로, 대여금채권의 존부에 관하여는 상계 주장에 대한 기판력이 발생하지 않았다. 나아가 선행소송의 소송물은 물품매매대금채권이고 이 사건 소의 소송물은 대여금채권으로 서로 전혀 다르므로,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이 사건 소에 미치지 않는다.
상계 주장의 기판력에 관한 이 판례(2016다46338)는 제10·11·13·14회 민사법 선택형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이다.
결론
이 사건 소는 ① 자동채권이 선행소송의 소송물이 아니어서 중복된 소제기에 해당하지 않고, ② 상계항변 철회는 방어방법의 철회일 뿐 소의 취하가 아니어서 재소금지에 위반되지 않으며, ③ 상계항변이 철회되어 그에 관한 기판력이 발생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소송물도 달라 선행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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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이관형 「제12회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