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회(2026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1문의4 nan
사례
甲은 乙을 상대로 주위적으로는 유명 작가 A가 그린 X 그림의 인도를 구하고, 예비적으로는 판결 확정 후 그 판결이 집행불능이 되는 것을 대비하여 손해배상금 1억 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제1심법원은 인도청구를 인용하고 손해배상청구를 전부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는데, 甲만이 기각된 청구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였다. 항소심법원은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항소를 인용하여 손해배상청구만을 전부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乙만이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항소심법원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하여 손해배상청구를 전부기각해야 한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하였다.
설문
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이 甲의 인도청구와 손해배상청구 모두 이유 없다는 심증을 가지고 있는 경우 두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할 수 있는가?
해설
쟁점
인도청구(현재이행)와 그 집행불능에 대비한 손해배상청구(장래이행)가 병합된 소에서, 甲만이 기각된 손해배상청구에 항소하고 항소심이 이를 인용한 뒤 乙만이 상고하여 손해배상청구가 파기환송된 경우, 환송받은 법원이 인도청구와 손해배상청구 모두 이유 없다는 심증을 근거로 두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그 전제로 두 청구의 병합형태와 항소심의 심판범위를 검토한다.
근거 법령
민사소송법 제415조(항소를 받아들이는 범위) 제1심 판결은 그 불복의 한도 안에서 바꿀 수 있다. 다만, 상계에 관한 주장을 인정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415조
검토
1. 두 청구의 병합형태 — 단순병합
물건의 인도청구와 그 판결이 확정된 후 집행불능이 될 경우에 대비한 전보배상청구는 서로 양립할 수 있는 별개의 청구로서, 현재이행의 소와 장래이행의 소의 단순병합에 해당한다. 甲이 이를 주위적·예비적 형태로 병합하였더라도, 제1심이 인도청구를 인용하고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여 두 청구 모두 본안에 대하여 판단한 이상, 이는 법원이 병합관계를 그 본래의 성질에 맞게 단순병합으로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 2008. 12. 11. 선고 2005다51471 판결
논리적으로 전혀 관계가 없어 순수하게 단순병합으로 구해야 할 수 개의 청구를 선택적 또는 예비적 청구로 병합하여 청구하는 것은 부적법하여 허용되지 않는다 … 원고가 그와 같은 형태로 소를 제기한 경우 제1심법원이 그 모든 청구의 본안에 대하여 심리를 한 다음 그중 하나의 청구만을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는 내용의 판결을 했다면, 이는 법원이 위 청구의 병합관계를 본래의 성질에 맞게 단순병합으로서 판단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 일단 단순병합 관계에 있는 모든 청구가 전체적으로 항소심으로 이심되기는 하나 항소심의 심판범위는 이심된 청구 중 … 불복한 청구에 한정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단순병합과 항소심의 심판범위
2. 항소심의 심판범위와 인도청구의 확정
단순병합에서 일부 청구에 대해서만 항소가 제기되면 사건 전부가 항소심으로 이심되기는 하나, 항소심의 심판범위는 불복한 청구에 한정된다(민사소송법 제415조). 甲은 기각된 손해배상청구에 대해서만 항소하였으므로, 인용된 인도청구는 항소심의 심판대상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항소심이 심판대상인 손해배상청구에 관하여 판결을 선고하면, 심판대상이 되지 않은 인도청구 인용부분은 그 항소심판결의 선고와 동시에 확정된다.
3. 환송 후 법원의 심판대상
乙은 손해배상청구를 인용한 항소심판결에 대해서만 상고하였고, 대법원은 손해배상청구를 파기환송하였으므로, 환송받은 법원의 심판대상은 손해배상청구에 한정된다.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는 환송판결의 기속력과 환송심의 심증에 따라 이를 기각할 수 있고, 이는 상고인 乙에게 불이익하지도 않다. 그러나 인도청구는 이미 확정되어 환송받은 법원의 심판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환송심이 이를 다시 심리하여 기각할 수는 없다.
결론
인도청구 인용부분은 항소심판결 선고와 동시에 확정되어 환송받은 법원이 이를 재판할 수 없으므로, 환송심은 인도청구를 기각할 수 없고 손해배상청구만을 기각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환송받은 법원은 두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