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2022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1문의3 2)
사례
[기초적 사실관계]
버섯 재배업자인 乙은 버섯 판매업자인 丙과 신선도가 떨어지는 버섯을 속여 판매하기로 공모하고, 丙은 소매업자 甲에게 위 버섯을 공급하는 계약을 甲과 체결하였다. 甲은 불량 버섯에 대한 소비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乙과 丙이 공모하여 불법행위를 저지른 사실을 알게 되었다.
※ 추가적 사실관계는 각각 별개임
[추가적 사실관계 2]
甲이 소를 제기하기 전에 乙과 丙을 찾아가 항의하자, 乙은 피해변상조로 1억 원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일단 2천만 원을 지급하였고, 나머지 8천만 원은 丙과 상의하여 추후 지급하기로 약속하였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에 甲은 乙과 丙을 상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1억 원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乙은 변론 중에 자신이 이미 2천만 원을 변제한 사실을 주장하였으나, 丙은 답변서 기타 준비서면을 제출하지 않은 채 변론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설문
[추가적 사실관계 2] 법원은 乙의 변제항변을 받아들여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8천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러한 법원의 판결은 타당한가?
해설
결론: 乙과 丙에 대한 소송은 통상공동소송이므로 乙의 변제항변은 丙에게 효력이 없고, 답변서 등을 제출하지 않고 변론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은 丙에 대하여는 자백간주로 1억 원을 인용하여야 한다. 따라서 丙에 대하여도 8천만 원만을 인용한 법원의 판결은 타당하지 않다
쟁점
공동불법행위자 乙과 丙을 공동피고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① 공동소송인 乙이 한 변제항변의 효력이 다른 공동소송인 丙에게 미치는지(공동소송인 독립의 원칙), ② 답변서 등을 제출하지 않고 변론기일에 불출석한 丙에 대하여 자백간주가 성립하는지, 그 결과 법원이 丙에 대하여 얼마를 인용하여야 하는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민사소송법 제66조(통상공동소송인의 지위) 공동소송인 가운데 한 사람의 소송행위 또는 이에 대한 상대방의 소송행위와 한 사람에 관한 사항은 다른 공동소송인에게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민사소송법 제150조(자백간주) ① 당사자가 변론에서 상대방이 주장하는 사실을 명백히 다투지 아니한 때에는 그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본다. … ③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제1항의 규정을 준용한다. …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66조 · 제150조
검토
(1) 소송의 형태 — 통상공동소송
공동불법행위자인 乙과 丙의 甲에 대한 손해배상채무는 부진정연대채무로서 그 권리관계의 합일확정이 요구되지 않으므로, 乙과 丙에 대한 소송은 통상공동소송이다.
(2) 乙의 변제항변이 丙에게 미치는지 — 공동소송인 독립의 원칙
통상공동소송에서는 공동소송인 가운데 한 사람의 소송행위는 다른 공동소송인에게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공동소송인 독립의 원칙, 민사소송법 제66조). 따라서 한 공동소송인이 한 주장이 다른 공동소송인에게 당연히 이익이 되는 이른바 주장공통의 원칙은 인정되지 않는다.
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다47196 판결
민사소송법 제66조의 명문의 규정과 우리 민사소송법이 취하고 있는 변론주의 소송구조 등에 비추어 볼 때 통상의 공동소송에 있어서 이른바 주장공통의 원칙은 적용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통상공동소송과 주장공통의 원칙
이 판례(93다47196)는 제4·6회 민사법 선택형 및 제3·10회 민사법 사례형에서도 출제되었다.
그러므로 乙이 한 2천만 원의 변제항변은 乙에 대한 관계에서만 효력이 있을 뿐, 丙에 대하여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비록 변제가 부진정연대채무에서 채권을 만족시키는 절대적 효력사유라 하더라도, 丙이 스스로 변제사실을 주장하지 아니한 이상 변론주의상 법원은 丙에 대한 관계에서 이를 판단의 자료로 삼을 수 없다.
(3) 丙에 대한 자백간주와 인용 범위
丙은 답변서 기타 준비서면을 제출하지 않고 변론기일에도 출석하지 않았으므로, 甲이 주장한 청구원인사실(1억 원의 손해배상채무)을 명백히 다투지 아니한 것으로서 자백한 것으로 간주된다(민사소송법 제150조 제3항, 제1항). 따라서 丙에 대하여는 자백간주된 1억 원 전부를 인용하여야 한다. 반면 乙에 대하여는 변제항변이 인정되므로 8천만 원을 인용하여야 한다.
결론
법원이 乙에 대하여 8천만 원을 인용한 것은 타당하나, 丙에 대하여는 자백간주에 따라 1억 원을 인용하여야 함에도 8천만 원만을 인용한 것이므로, 丙에 대하여도 8천만 원만을 인용한 ‘피고들은 공동하여 8천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은 타당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