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2022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1문의4 nan
사례
甲은 乙에게 2019. 1. 5. 1억 원을, 2019. 3. 5. 5천만 원을 각 무이자로 대여하였으나 위 각 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乙로부터 전혀 변제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乙을 상대로 위 각 대여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제1심에서 乙은 甲에 대한 5천만 원의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2019. 3. 5.자 대여금 5천만 원의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항변을 하였다. 제1심 법원은 甲의 위 각 대여금 채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고, 그중 2019. 3. 5.자 5천만 원의 대여금채권에 대해서는 乙의 상계항변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제1심 법원은 위 대여금 1억 원에 대해서는 甲의 청구를 인용하고, 위 대여금 5천만 원에 대해서는 甲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러한 제1심 판결 중 위 대여금 5천만 원 부분에 대해서는 乙만이 항소하였고, 위 대여금 1억 원 부분에 대해서는 甲과 乙 모두 항소하지 않았다.
설문
항소심 심리 결과 항소심 법원이 乙의 甲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경우, 항소심 법원은 어떤 판결을 선고하여야 하는가?
해설
결론: 항소심이 자동채권인 손해배상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상 상계는 인정될 수 없어 甲의 5천만 원 대여금채권은 소멸하지 않았고, 제1심이 상계에 관한 주장을 인정한 경우에는 불이익변경금지가 적용되지 않으므로(민사소송법 제415조 단서), 항소심은 제1심 판결 중 5천만 원 부분을 취소하고 甲의 청구를 인용하여야 한다
쟁점
제1심이 乙의 상계항변을 받아들여 甲의 5천만 원 대여금청구를 기각하였는데 그 부분에 대하여 乙만이 항소한 경우, ① 乙에게 상소의 이익이 있는지, ② 항소심이 자동채권(손해배상채권)의 부존재를 이유로 상계를 배척하는 경우 불이익변경금지원칙과의 관계에서 어떤 판결을 선고하여야 하는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민사소송법 제415조(항소를 받아들이는 범위) 제1심 판결은 그 불복의 한도안에서 바꿀 수 있다. 다만, 상계에 관한 주장을 인정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사소송법 제216조(기판력의 객관적 범위) ② 상계를 주장한 청구가 성립되는지 아닌지의 판단은 상계하자고 대항한 액수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415조 · 제216조
검토
(1) 乙의 상소의 이익
제1심은 甲의 5천만 원 대여금채권(수동채권)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乙의 상계항변을 받아들여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 경우 상계로 대항한 자동채권(乙의 5천만 원 손해배상채권)의 부존재에 관하여 기판력이 발생하므로(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항), 乙에게는 그 판단을 다툴 상소의 이익이 있다.
대법원 2018. 8. 30. 선고 2016다46338, 46345 판결
… ‘원고의 소구채권 그 자체를 부정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판결’과 ‘소구채권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상계항변을 받아들인 결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판결’은 민사소송법 제216조에 따라 기판력의 범위를 서로 달리하고, 후자의 판결에 대하여 피고는 상소의 이익이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상계항변에 대한 판단과 상소의 이익
이 판례(2016다46338)는 제10·11·13·14회 민사법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다.
(2) 자동채권 부존재와 상계의 배척
항소심이 심리 결과 乙의 甲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자동채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이상, 상계는 그 자동채권이 없어 성립할 수 없다. 따라서 甲의 5천만 원 대여금채권은 상계로 소멸하지 않고 그대로 존재하므로, 본래대로라면 甲의 청구를 인용하여야 한다.
(3) 불이익변경금지원칙과 제415조 단서
문제는 제1심 판결의 기각 부분에 대하여 항소인은 乙뿐이고 甲은 항소나 부대항소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원칙적으로 항소심은 항소인의 불복 한도 안에서만 제1심 판결을 변경할 수 있어(불이익변경금지), 항소인 乙에게 불이익하게 청구기각을 청구인용으로 변경할 수 없다. 그러나 민사소송법 제415조 단서는 ‘상계에 관한 주장을 인정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여, 제1심이 상계 주장을 인정하여 청구를 기각한 경우에는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이 적용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는 상계를 인정한 판결이 자동채권 소멸이라는 기판력을 수반하므로, 항소심이 상계의 당부를 다시 판단하여 필요하면 청구를 인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항소심은 불이익변경금지원칙에 구애받지 않고, 상계를 배척한 결과에 따라 제1심 판결 중 5천만 원 부분을 취소하고 甲의 청구를 인용할 수 있다.
결론
항소심은 자동채권인 손해배상채권이 존재하지 않아 상계가 인정될 수 없다고 판단한 이상, 민사소송법 제415조 단서에 따라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의 제한을 받지 않으므로, 제1심 판결 중 5천만 원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관한 甲의 대여금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