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2021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1문의1 nan
사례
甲건설회사(甲회사)는 2005. 1. 6. 乙법인과 공사대금 30억 원으로 하여 건물을 신축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2006. 1. 6. 건물을 완공하였다. 그런데 乙법인이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甲회사는 乙법인을 상대로 공사대금지급청구의 소(전소)를 제기하였고 법원은 이에 대하여 30억 원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여 2007. 3. 10. 판결이 확정되었다.
전소 판결이 확정된 후 乙법인이 위 30억 원의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않았음에도 甲회사는 강제집행을 진행하지 아니하였다. 이후 甲회사는 2017. 3. 15. 乙법인을 상대로 전소와 동일한 이행청구의 소(후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乙법인은 '1) 후소가 전소 확정판결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再訴)이지만 시효완성 이후에 제기되었으므로 부적법하고, 2) 乙법인은 2017. 2. 10. 甲회사에 공사대금 30억 원을 모두 변제하여 더 이상 甲회사에 지급할 대금이 없다'고 주장하였고 변제사실은 증명되었다.
설문
이때 후소 법원은 甲회사와 乙법인 사이의 채권이 乙법인의 변제로 소멸하였다고 본안판단을 할 수 있는가? (이자 및 지연손해금은 논하지 말 것)
해설
결론: 후소 법원은 乙법인의 변제로 채권이 소멸하였다고 본안판단(청구기각)을 할 수 있다
쟁점
전소의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甲회사가 그 확정채권의 소멸시효 중단을 위하여 동일한 이행청구의 후소를 제기한 경우, ① 후소가 시효완성 이후에 제기되어 부적법한지(소의 이익), ② 후소 법원이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도 불구하고 그 표준시(사실심 변론종결시) 이후에 이루어진 乙법인의 변제사실을 심리하여 채권이 소멸하였다고 본안판단을 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민법 제165조(판결 등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의 소멸시효) ① 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채권은 단기의 소멸시효에 해당한 것이라도 그 소멸시효는 10년으로 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65조
검토
(1)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의 적법 여부 — 乙법인의 1) 주장
전소 판결은 2007. 3. 10. 확정되었으므로 그 공사대금채권의 소멸시효는 확정 시부터 10년이다(민법 제165조 제1항).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동일한 청구의 소를 다시 제기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지만, 확정판결에 의한 채권의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는 예외적으로 소의 이익이 인정된다.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8다22008 전원합의체 판결(다수의견)
확정된 승소판결에는 기판력이 있으므로 … 다시 승소 확정판결의 전소와 동일한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 그 후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확정판결에 의한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인 10년의 경과가 임박한 경우에는 그 시효중단을 위한 소는 소의 이익이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의 소의 이익
시효완성 여부는 채권의 존부에 관한 본안판단 사항이지 소의 적법요건이 아니므로, 후소가 '시효완성 이후에 제기되어 부적법하다'는 乙법인의 1)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후소는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로서 소의 이익이 인정되어 적법하다.
이 판례(2018다22008)는 제11·13·14회 민사법 선택형에서도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2) 표준시 이후 변제사실의 본안판단 가부 — 乙법인의 2) 주장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그 표준시인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발생하므로, 그 이후에 새로 발생한 사유에는 기판력이 미치지 않는다.
대법원 2014. 1. 23. 선고 2013다64793 판결
확정판결의 효력은 그 표준시인 사실심 변론종결 시를 기준으로 하여 발생하는 것이므로, 그 이후에 새로운 사유가 발생한 경우까지 전소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것은 아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기판력의 시적 범위: 표준시 후에 발생한 사정변경 (1)
乙법인의 변제는 2017. 2. 10.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전소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2007년경)보다 훨씬 뒤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이다. 앞의 2018다22008 판결이 후소 법원은 '확정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모든 요건이 구비되어 있는지'를 다시 심리할 수 없다고 한 것은 전소 표준시 당시 이미 존재하던 사유에 관한 것일 뿐, 표준시 이후에 비로소 발생한 변제와 같은 사유의 심리를 막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변제사실은 기판력에 차단되지 않고 후소의 심판대상이 되며, 그 변제사실이 증명된 이상 후소 법원은 이를 심리하여 채권이 소멸하였다고 판단할 수 있다.
기판력의 표준시 후 사정변경 법리(2013다64793)는 제15회 민사법 선택형 제6번, 제8회 민사법 사례형 제1문의2 1)에서도 다루어졌습니다.
결론
후소는 시효중단을 위한 재소로서 소의 이익이 인정되어 적법하고, 乙법인의 변제(2017. 2. 10.)는 전소 판결의 기판력 표준시 이후에 발생한 사유로서 기판력에 차단되지 않는다. 따라서 후소 법원은 乙법인의 변제로 甲회사의 채권이 소멸하였다고 본안판단을 하여 청구를 기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