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2021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3문 3)
사례
[공통 사실관계]
甲주식회사는 건설업을 목적으로 2010년 설립된 비상장회사이다. 보통주만을 발행한 甲회사의 발행주식총수는 100만 주이고, 자본금은 5백억 원이다. 甲회사의 발행주식총수 중 대표이사 A는 30만 주, 이사 B와 이사 C는 각각 20만 주를 소유하고 있으며 모두 명의개서를 완료한 상태이다(주권 미발행 상태임). 甲회사는 건설경기 불황으로 자금사정이 나빠지자 2020. 초경 乙은행으로부터 30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 A는 甲회사의 乙은행에 대한 대출채무의 담보로 자신이 소유한 甲회사 주식 30만 주에 대하여 근질권을 설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근질권설정계약
1. 향후 甲회사의 모든 정기주주총회 및 임시주주총회에서의 담보주식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乙은행에 위임한다.
2. 乙은행은 적당하다고 인정되는 방법과 시기, 가격으로 담보주식을 임의처분하여 그 취득금을 충당하거나 피담보채무의 변제에 갈음하여 담보주식을 취득할 수 있다.
A의 노력에도 甲회사의 경영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B와 C는 A를 이사직에서 해임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를 알게 된 A는 C를 설득하여 시장가격보다 높게 甲회사 주식 20만 주 전부를 자신의 친구인 D에게 양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케 하였고, D명의로 명의개서까지 마쳐 주었다. 그런데 실제 D는 甲회사의 자금으로 C에게 매수대금을 지급하였고, 甲회사 주식을 취득함에 따른 손익 모두를 甲회사에 귀속하기로 甲회사와 합의하였다.
C의 배신을 알게 된 B가 C에게 강력하게 항의하자, C는 다시 마음을 바꿔 D에게 위 주식매매계약이 무효임을 주장하였다. 또한 C는 甲회사에 자신의 명의로 명의개서를 청구하였으나 甲회사 대표이사 A는 이를 거절하였다. 이후 B가 A의 이사 해임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자, A는 乙은행이 자신에 대한 이사 해임에 반대하여 해임결의가 부결될 것으로 믿고 이사회결의를 거쳐 주주총회일 2주 전에 각 주주에게 서면으로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통지하였다(위 통지절차에서 A는 C 대신 D에게 소집통지서를 발송함). 2020. 12. 개최된 위 임시주주총회에 乙은행, B, D가 참석하였고, D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乙은행과 B의 찬성으로 A를 이사에서 해임하는 결의가 성립하였다.
[추가적 사실관계1]
丙주식회사는 암반발파 사업을 하는 회사이며 그 발행주식총수는 10만 주이다. 丙회사의 주식 중 甲회사는 9만 주, E는 4천 주를 각 소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6천 주는 丙회사가 자기주식으로 보유 중이다(명의개서 각 완료). 丙회사는 암반발파 사업에 필수적인 특허권을 공정한 평가가액보다 20% 정도 할인된 금액인 8억 원으로 甲회사에 양도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려고 한다. 위 매매계약에 대하여 丙회사의 이사들은 甲회사와의 관계, 시장상황 등을 고려하여 전원이 계약 체결을 승인한 후 위 매매계약이 2020. 6. 체결되었고, 이 과정에서 丙회사 주주총회에 의한 승인결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추가적 사실관계2]
甲회사의 총무부장 F는 甲회사가 丁회사로부터 발행받아 보관 중이던 약속어음(어음금액: 1억 원)을 자신의 개인채무 지급을 위하여 사용하기로 마음먹고, 이를 위해 F는 자신이 업무상 보관 중이던 甲회사 대표이사 인감을 사용하여 甲회사 명의로 배서한 후 G에게 위 약속어음을 교부하였다. G는 그 약속어음을 다시 어음 취득에 선의·무과실인 H에게 배서·교부하였고, H는 만기에 丁회사에게 어음금 1억 원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그 지급을 받지 못하였다(지급거절증서 작성은 면제됨).
설문
[추가적 사실관계 2] H는 甲회사, F, G에 대하여 어음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가?
해설
결론: H는 어음상 권리를 선의취득하여 배서인 G와 위조자 F에 대하여 상환청구할 수 있으나, 위조로 배서 명의인이 된 甲회사는 위조 항변으로 어음상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쟁점
F가 권한 없이 甲회사 대표이사 인감을 사용하여 甲회사 명의로 배서한 약속어음을 G가 취득하고 이를 선의·무과실의 H가 배서·교부받은 경우, ① H가 어음상 권리를 취득하는지(승계취득·선의취득), ② 甲회사·F·G가 어음상 채무를 부담하는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어음법 제16조(배서의 자격 수여적 효력·어음의 선의취득) ② … 어떤 사유로든 어음의 점유를 잃은 자가 있는 경우에 그 어음의 소지인이 … 권리를 증명할 때에는 그 어음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 다만, 소지인이 악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어음을 취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어음법 제16조
어음법 제7조(어음행위 독립의 원칙) 어음에 … 어음채무를 부담할 능력이 없는 자의 기명날인 또는 서명, 위조된 기명날인 또는 서명 … 이 있는 경우에도 다른 기명날인자 또는 서명자의 채무는 그 효력에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어음법 제7조
검토
(1) H의 어음상 권리 취득
먼저 F가 권한 없이 甲회사 대표이사 명의로 직접 배서한 것은 대행방식의 무권행위로서 어음의 위조에 해당한다.
대법원 2000. 3. 23. 선고 99다50385 판결
다른 사람이 본인을 위하여 한다는 대리문구를 어음 상에 기재하지 않고 직접 본인 명의로 기명날인을 하여 어음행위를 하는 이른바 기관 방식 또는 서명대리 방식의 어음행위가 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행하여졌다면 이는 어음행위의 무권대리가 아니라 어음의 위조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기관방식·서명대리 어음행위의 무권행위 = 위조;표현대리 규정의 유추적용
따라서 위조된 배서로 어음을 취득한 G는 무권리자이고, 그로부터 취득한 H도 어음상 권리를 승계취득할 수는 없다. 다만 배서가 연속된 어음의 소지인이 무권리자로부터 어음을 취득하였더라도 악의·중과실이 없으면 어음상 권리를 선의취득한다(어음법 제16조 제2항, 제77조 제1항 제1호). H는 ① 정식배서라는 어음법적 유통방법으로 취득하였고, ② 배서의 연속에 의하여 양도인 G의 형식적 자격이 인정되며, ③ 양도인 G가 무권리자이고, ④ 어음 취득에 선의·무과실이었으므로, 어음상 권리를 선의취득한다.
— 표준판례: 어음의 선의취득
(2) 甲회사·F·G의 어음상 채무
甲회사: 甲회사 명의의 배서는 위조된 것이므로, 甲회사는 이른바 위조의 항변(물적 항변)을 주장하여 어음상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F: 위조자는 스스로 어음에 기명날인한 것은 아니지만, 위조자에게 책임을 인정하여도 어음행위의 유통성을 해하지 않으므로, 무권대리인의 책임에 관한 어음법 제8조를 유추적용하여 위조자 F에게 어음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G: 위조된 배서 뒤에 유효하게 배서한 배서인은 어음행위 독립의 원칙에 따라 어음상 채무를 부담한다.
대법원 1977. 12. 13. 선고 77다1753 판결
위조발행된 어음이라도 어음행위독립의 원칙상 그 뒤에 유효하게 배서한 배서인에 대하여는 소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어음행위독립의 원칙
따라서 G는 F의 배서가 무효임에도 어음행위 독립의 원칙에 따라 배서인으로서의 담보책임(상환의무)을 부담한다.
어음의 선의취득(85다카1189)은 제3·9·14회, 대행방식 무권행위의 위조성(99다50385)은 제7·9회 민사법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결론
H는 어음상 권리를 선의취득하였으므로 배서인 G와 위조자 F에 대하여 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으나, 배서가 위조된 甲회사는 위조의 항변으로 어음상 채무를 부담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