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2021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사례형 제1문 1-가)
사례
(1) 甲은 평소 좋아하던 A(여, 20세)로부터 A의 은밀한 신체 부위가 드러난 사진을 전송받은 사실이 있다. 甲은 A와 영상 통화를 하면서 A에게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기존에 전송받은 신체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A를 협박하여 이에 겁을 먹은 A로 하여금 가슴과 음부를 스스로 만지게 하였다. 그 후 甲은 A에게 여러 차례 만나자고 하였으나 A가 만나 주지 않자 A를 강간하기로 마음먹고 A가 거주하는 아파트 1층 현관 부근에 숨어 있다가 귀가하는 A를 발견하고 A가 엘리베이터를 타자 따라 들어가 주먹으로 A의 얼굴을 2회 때리고 5층에서 내린 다음 계단으로 끌고 가 미리 준비한 청테이프로 A의 양손을 묶어 반항을 억압한 후 A를 간음하려 하였으나 A가 그만두라고 애원하자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고 범행을 단념하였다. 그런데 A는 계단으로 끌려가는 과정에서 甲의 손을 뿌리치다가 넘어져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발목이 골절되는 상해를 입었다.
(2) 甲은 마침 현장에 도착한 A의 아버지 B를 발견하고 체포될까 두려워 도망치다가 아파트 후문 노상에서 B에게 잡히자 B를 때려눕히고 발로 복부를 수 회 걷어찬 다음 도망갔다. 약 2시간 후 甲의 친구 乙이 평소에 감정이 좋지 않던 B가 쓰러진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화가 나서 발로 B의 복부를 수 회 걷어찼다. 며칠 후 B는 장 파열로 사망하였는데, 부검결과 甲과 乙 중 누구의 행위로 인하여 사망하였는지 판명되지 않았다.
(3) 甲은 자신의 위 범행에 대해 사법경찰관 丙의 수사를 받던 중 乙도 입건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丙에게 '乙을 입건하지 않으면 좋겠다. 내가 전부 책임지겠다'라고 말하고, 평소 丙과 친분이 있던 丁에게 이러한 사정을 말하면서 丙에게 4,000만 원을 전달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丁은 甲으로부터 丙에게 전달할 4,000만 원을 받자 욕심이 생겨 1,000만 원은 자신이 사용하고 나머지 3,000만 원만 丙에게 교부하였다. 돈을 전달받은 丙은 乙을 입건하지 않았다. 甲은 乙에게 '丁의 도움으로 입건되지 않을 것 같다. 담당 경찰 丙에게 적지 않은 금액으로 인사 해 놨다'라고 말하였다.
설문
사실관계 (1)과 관련하여 甲의 죄책을 논하시오.
해설
결론: 甲에게는 성폭력처벌법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죄, 강제추행죄의 간접정범(양자는 상상적 경합), 성폭력처벌법위반(강간등치상)죄가 성립한다
쟁점
사실관계 (1)에서 甲이 ① A로부터 전송받은 신체 사진을 소지한 행위, ② 그 사진으로 A를 협박한 행위, ③ A로 하여금 스스로 가슴·음부를 만지게 한 행위, ④ A의 주거에 침입하여 강간하려다 단념하였으나 A가 상해를 입은 행위에 관하여 각 죄책이 문제된다.
근거 법령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촬영물 등을 이용한 협박·강요) ①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촬영물 또는 복제물을 이용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형법 제34조(간접정범) ① 어느 행위로 인하여 처벌되지 아니하는 자 … 를 교사 또는 방조하여 범죄행위의 결과를 발생하게 한 자는 교사 또는 방조의 예에 의하여 처벌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4조
검토
(1) 카메라등이용촬영물소지등죄(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4항) — 불성립
甲이 소지한 A의 신체 사진은 A가 스스로 촬영하여 甲에게 전송한 것으로서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되거나 반포된 촬영물이 아니므로, 이를 소지한 행위는 위 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2) 촬영물등이용협박죄(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제1항) — 성립
甲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A의 신체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하여 A를 협박하였으므로 촬영물등이용협박죄가 성립한다.
(3) 강제추행죄의 간접정범 — 성립
강제추행죄는 자수범이 아니므로 피해자를 도구로 삼는 간접정범의 형태로도 범할 수 있다.
대법원 2018. 2. 8. 선고 2016도17733 판결
강제추행죄는 … 정범 자신이 직접 범죄를 실행하여야 성립하는 자수범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처벌되지 아니하는 타인을 도구로 삼아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하는 간접정범의 형태로도 범할 수 있다. 여기서 … 도구로서의 타인에는 피해자도 포함될 수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자수범
甲은 협박으로 겁을 먹은 A로 하여금 스스로 가슴과 음부를 만지게 하였으므로, 피해자 A를 도구로 삼아 추행한 것으로서 강제추행죄의 간접정범이 성립한다(형법 제298조, 제34조 제1항). 이 판례는 제8·11회 형사법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4) 주거침입강간죄의 중지미수와 강간등치상죄
주거침입강간죄(성폭력처벌법 제3조 제1항)의 주거에는 아파트의 공용 부분도 포함된다.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4335 판결
… 다세대주택·연립주택·아파트 등 공동주택 안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엘리베이터, 계단과 복도는 … 사실상의 주거의 평온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부분이므로 … 주거침입죄의 객체인 ‘사람의 주거’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사람의 주거’의 의미
甲은 강간의 고의로 A가 거주하는 아파트의 엘리베이터에 A의 의사에 반하여 들어가 폭행으로 반항을 억압하였으므로 주거침입강간의 실행에 착수하였다. 그런데 甲은 A가 애원하자 뉘우치고 범행을 단념하였는바, 그 중지가 자의에 의한 것인지가 문제된다. 자의성의 판단기준에 관하여 판례는 절충설의 입장이다.
대법원 1997. 6. 13. 선고 97도957 판결
… 범죄의 실행행위에 착수하고 … 자기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범죄의 실행행위를 중지한 경우에 그 중지가 일반 사회통념상 범죄를 완수함에 장애가 되는 사정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중지미수에 해당한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불길에 겁이 나서 끈 방화 → 자의성 ✗ → 중지미수 불성립
A의 애원은 사회통념상 범죄 완수에 장애가 되는 사정이라 보기 어렵고 甲이 스스로 뉘우쳐 단념하였으므로 자의성이 인정되어, 주거침입강간죄는 중지미수에 해당한다. 다만 A가 계단으로 끌려가는 과정에서 甲의 손을 뿌리치다 넘어져 상해를 입었는데, 이는 강간 범행 과정에서 충분히 예견가능한 것으로서 甲의 행위에 객관적으로 귀속된다. 나아가 기본범죄인 강간이 미수에 그쳤더라도 상해의 결과가 발생하면 강간등치상죄는 기수로 성립한다.
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7도10058 판결
… 특수강간의 죄를 범한 자뿐만 아니라, 특수강간이 미수에 그쳤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으면 특수강간치상죄가 성립하는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특수강간치상죄와 미수:특수강간이 미수에 그쳐도 상해 결과 발생 시 특수강간치상죄 성립(전자충격기 강간 미수 사례)
한편 강간등치상죄에 관한 미수범 처벌규정(성폭력처벌법 제15조)은 결과적 가중범인 강간등치상죄가 아니라 고의범인 강간등상해죄의 미수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상해의 결과가 발생한 이상 강간등치상죄는 기수이다.
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3도7138 판결
… 특수강간치상죄와 함께 규정된 특수강간상해죄의 미수에 그친 경우 … 등에 적용될 뿐, … 특수강간치상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결과적 가중범의 미수범의 처벌
따라서 甲에게는 성폭력처벌법위반(강간등치상)죄가 성립한다. 위 판례들(2007도10058·2013도7138)은 제10회 형사법 선택형 제6번 등에서도 다루어졌습니다.
(5) 죄수
촬영물등이용협박죄와 강제추행죄의 간접정범은 동일한 협박행위에 의한 것이므로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고(형법 제40조), 이와 강간등치상죄는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형법 제37조 전단).
결론
甲에게는 성폭력처벌법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죄와 강제추행죄의 간접정범이 상상적 경합으로, 성폭력처벌법위반(강간등치상)죄가 이와 실체적 경합으로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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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홍형철 「제10회 변호사시험 형사법 사례형 기출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