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2020년) 변호사시험 공법 사례형 제1문의2 4)
사례
A국 국적의 외국인인 甲은 자국 정부로부터 정치적 박해를 받고 있었다. 甲은 2018. 11. 20.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여 입국 심사 과정에서 난민신청의사를 밝히고 난민법상 출입국항에서의 난민인정신청을 하였다. 인천국제공항 출입국관리공무원은 2018. 11. 20. 甲에 대하여 입국불허결정을 하고, 외국항공사에 대하여 甲을 국외로 송환하라는 송환지시서를 발부하였다.
당국은 甲에게 난민심사를 위하여 일단 인천공항 내 송환대기실에 대기할 것을 명하였다. 인천공항 송환대기실은 외부와의 출입이 통제되는 곳으로 甲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대기실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출입국 당국은 2018. 11. 26. 甲에 대하여 난민 인정 거부처분을 하였고, 甲은 이에 불복하여 2018. 11. 28. 난민 인정 거부처분 취소의 소를 제기하는 한편, 2018. 12. 19. 자신에 대한 수용(收容)을 해제할 것을 요구하는 인신보호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한편 난민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乙은 甲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후, 2019. 4. 1. 송환대기실에서 생활 중이던 甲에 대한 접견을 당국에 신청하였으나, 당국은 송환대기실 내 수용된 입국불허자에게 접견권을 인정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다. 실제로 송환대기실 수용자의 접견에 관한 관련법상 조항은 없다.
설문
甲의 난민 인정 거부처분 취소소송 중 잠정적으로 甲의 권리를 보전할 수 있는 가구제 수단을 검토하시오.
해설
쟁점
난민 인정 거부처분 취소소송 중 甲의 권리를 잠정적으로 보전할 가구제 수단으로, ① 거부처분에 대한 집행정지(행정소송법 제23조)가 허용되는지, ② 항고소송에 민사집행법상 가처분이 준용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행정소송법 제23조(집행정지) ② 취소소송이 제기된 경우에 처분등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인하여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때에는 … 처분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의 전부 또는 일부의 정지 … 를 결정할 수 있다. …
— 국가법령정보센터 · 행정소송법 제23조
행정소송법 제8조(법적용례) ② 행정소송에 관하여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사항에 대하여는 법원조직법과 민사소송법 및 민사집행법의 규정을 준용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행정소송법 제8조
검토
(1) 거부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집행정지는 처분의 효력·집행·절차속행을 정지시키는 소극적 형성만을 내용으로 하므로,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더라도 거부처분이 없던 상태(신청시의 상태)로 돌아갈 뿐 행정청에 신청에 따른 처분을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1995. 6. 21.자 95두26 결정
신청에 대한 거부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더라도 거부처분이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 즉 거부처분이 있기 전의 신청시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데에 불과하고 행정청에게 신청에 따른 처분을 하여야 할 의무가 생기는 것이 아니므로, 거부처분의 효력정지는 그 거부처분으로 인하여 신청인에게 생길 손해를 방지하는 데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아니하여 그 효력정지를 구할 이익이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집행정지의 대상:거부처분은 효력정지를 구할 이익이 없음 · 표준판례: 집행정지의 대상
따라서 甲이 난민 인정 거부처분의 집행정지를 신청하더라도, 그 효력정지는 甲에게 난민인정이라는 적극적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어서 아무런 실익이 없으므로 허용되지 않는다.
이 판례(95두26)는 제2·4·14회 공법 선택형·사례형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2) 민사집행법상 가처분의 준용 여부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은 민사집행법의 준용을 규정하고 있으나, 항고소송에는 집행정지제도(제23조)라는 특별한 규정이 있고 권력분립원칙상 법원이 행정청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일정한 처분을 명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판례는 항고소송에서 민사집행법상의 가처분은 준용되지 않는다고 본다.
따라서 甲은 거부처분 취소소송을 본안으로 하여 난민인정에 준하는 적극적 지위를 명하는 가처분을 구할 수도 없다.
결론
난민 인정 거부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는 신청의 이익이 없어 허용되지 않고, 항고소송에는 민사집행법상 가처분도 준용되지 않으므로, 현행법상 甲의 권리를 잠정적으로 보전할 실효적인 가구제 수단은 인정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