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2020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1문의1 1)
사례
甲은 乙로부터 X건물을 대금 1억 원에 매수하였다.
[문제 1]
甲이 乙을 상대로 위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乙은 甲으로부터 대금을 지급받을 때까지는 이전등기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였다. 甲은 乙에 대한 1억 원의 대여금 채권으로 乙의 대금 채권과 상계하겠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대여사실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甲의 상계주장을 배척하여 ‘乙은 甲으로부터 1억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甲에게 X건물에 관한 위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취지의 청구 일부 인용 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설문
그 후 甲이 乙을 상대로 위 대여금 1억 원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대여 및 변제기 도래 사실을 증명하였다면 법원은 어떠한 판결을 하여야 하는가? (소 각하 / 청구 기각 / 청구 인용)
해설
결론: 청구 인용
쟁점
전소(소유권이전등기 청구)에서 甲의 상계 재항변이 대여사실 증명 부족을 이유로 배척된 판단에 기판력(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항)이 발생하여, 후소인 대여금 청구가 그 기판력에 저촉되는지가 문제된다. 특히 상계의 대상이 된 수동채권(乙의 대금채권)이 乙의 동시이행항변으로 행사된 채권이라는 점이 관건이다.
근거 법령
민사소송법 제216조(기판력의 객관적 범위) ① 확정판결은 주문에 포함된 것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 ② 상계를 주장한 청구가 성립되는지 아닌지의 판단은 상계하자고 대항한 액수에 한하여 기판력을 가진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216조
검토
판결 이유 중의 판단에는 원칙적으로 기판력이 미치지 않으나, 상계 주장에 관한 판단은 그 유일한 예외로서 상계로 대항한 액수에 한하여 기판력이 생긴다(제216조 제2항). 상계항변에서 든 자동채권의 부존재를 이유로 항변을 배척한 경우에는 그 자동채권 부존재에 기판력이 발생한다.
대법원 1975. 10. 21. 선고 75다48 판결
… 상계항변에서 들고 나온 자동채권을 부정하여 그 항변을 배척하는 것과 자동채권의 성립은 인정되나 성질상 상계를 허용할 수 없다 하여 상계항변을 배척하는 것과는 그 형식면에서는 같을지라도 전자의 경우엔 기판력이 있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상계항변의 배척과 기판력
그러나 상계 주장에 관한 판단에 기판력이 인정되는 것은 상계의 대상이 된 수동채권이 소송물로 심판되는 소구채권이거나 그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경우에 한한다. 수동채권이 동시이행항변으로 행사된 채권일 경우에는 그 상계 주장에 대한 판단에 기판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게 보지 않으면 동시이행항변에 행사된 채권의 존부에 관한 판결 이유 중의 판단에 기판력이 미치는 부당한 결과에 이르기 때문이다.
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4다17207 판결(판결요지 [2])
… 상계 주장의 대상이 된 수동채권이 동시이행항변에 행사된 채권일 경우에는 그러한 상계 주장에 대한 판단에는 기판력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 동시이행항변이 상대방의 상계의 재항변에 의하여 배척된 경우에 그 동시이행항변에 행사된 채권을 나중에 소송상 행사할 수 없게 되어 민사소송법 제216조가 예정하고 있는 것과 달리 … 기판력이 미치는 결과에 이르기 때문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기판력의 객관적 범위: 상계항변
이 사안에서 甲이 상계의 수동채권으로 삼은 乙의 대금채권은 乙이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에 대한 동시이행항변으로 행사한 채권이다. 따라서 甲의 상계 재항변이 대여사실 증명 부족을 이유로 배척되었더라도 그 판단에는 기판력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甲의 대여금채권 부존재가 확정된 것이 아니다. 甲은 후소에서 대여금채권을 다시 행사할 수 있고, 대여 및 변제기 도래 사실을 증명하였으므로 법원은 청구를 인용하여야 한다.
이 판례(2004다17207)는 제4·5·9·10회 민사법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고, 상계항변 배척과 기판력의 원칙 판례인 75다48은 제10회 민사법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결론
甲의 상계 재항변의 수동채권이 동시이행항변에 행사된 채권이어서 그 배척 판단에는 기판력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후소인 대여금 청구는 전소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 대여 및 변제기 도래가 증명된 이상 법원은 청구 인용 판결을 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