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2020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1문의1 3)
사례
甲은 乙로부터 X건물을 대금 1억 원에 매수하였다.
[문제 1] 甲이 乙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乙은 동시이행의 항변을 하였다. 甲은 乙에 대한 1억 원의 대여금 채권으로 乙의 대금 채권과 상계하겠다고 주장하였다. 법원은 대여사실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甲의 상계주장을 배척하여 '乙은 甲으로부터 1억 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甲에게 X건물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취지의 청구 일부 인용 판결을 선고하였고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그 후 甲이 乙을 상대로 위 대여금 1억 원의 지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대여 및 변제기 도래 사실을 증명하였다.
[문제 2] 甲이 乙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1심에서 패소한 甲은 변호사 A를 선임하여 위 소의 항소심을 수행하게 하였으나 항소 기각 판결을 선고받자 변호사 B를 선임하여 상고를 제기하였다. 상고심 법원은 원심을 파기하여 항소심으로 환송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환송 후 항소심 법원은 변론기일 통지서를 변호사 A에게 송달하였다.
[추가적 사실관계] 매매 당시 乙은 甲으로부터 위 매매대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甲에게 X건물에 관하여 설정되어 있던 저당권설정등기(저당권자 C)를 말소해 주기로 약정하였다. 乙의 채권자 丙은 乙의 甲에 대한 위 매매대금 채권에 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 위 명령이 甲에게 송달되었다. 甲의 대금지급의무와 乙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되지 않고 있던 중 C의 저당권에 기한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 甲은 C에게 위 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 5,000만 원을 대위변제하여 위 저당권을 말소시켰고, 乙은 甲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고 X건물을 인도하였다. 이후 丙은 甲을 상대로 추심금 1억 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설문
[추가적 사실관계] 甲은 위 소에서 대위변제로 발생한 구상금 채권 5,000만 원으로 乙의 매매대금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고 주장하였다. 甲의 상계 항변은 이유 있는가?
해설
쟁점
丙의 압류 및 추심명령이 甲(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후 甲이 C의 저당권 피담보채무를 대위변제하여 취득한 구상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압류된 매매대금채권(수동채권)과 상계함으로써 압류채권자 丙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민법 제498조의 상계 제한과 그 예외로서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자동채권의 취급이 관건이다.
근거 법령
민법 제498조(지급금지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의 금지) 지급을 금지하는 명령을 받은 제삼채무자는 그 후에 취득한 채권에 의한 상계로 그 명령을 신청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498조
민법 제536조(동시이행의 항변권) ①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이 그 채무이행을 제공할 때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536조
검토
제498조에 의하면 지급을 금지하는 명령을 받은 제3채무자는 그 후에 취득한 채권에 의한 상계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甲의 구상금채권은 압류·추심명령 송달 후 대위변제로 비로소 발생하였으므로, 문언상 제498조의 "그 후에 취득한 채권"에 해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제3채무자의 자동채권이 수동채권인 피압류채권과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그 채권이 압류의 효력 발생 후에 발생하였더라도 제3채무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주장할 수 있고 그 상계로써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자동채권 발생의 기초가 되는 원인이 압류 전에 이미 성립·존재하고 있었으므로, 그 자동채권은 제498조가 정한 "그 후에 취득한 채권"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0다43819 판결(판결요지 [2][4])
… 제3채무자의 압류채무자에 대한 자동채권이 수동채권인 피압류채권과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 자동채권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제3채무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주장할 수 있고, 따라서 그 상계로써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 … 그 구상채무는 (말소)의무의 변형으로서 매수인의 매매잔대금 지급의무와 여전히 대가적인 의미가 있어 서로 동시이행관계에 있으므로, 매수인은 … 구상금채권에 의한 상계로 대항할 수 있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지급금지 이후에 제3채무자가 채무자에 대해서 취득한 채권과 상계
이 사안에서 매수인 甲의 매매대금 지급의무와 매도인 乙의 저당권설정등기 말소의무는 매매 당시 약정에 의하여 동시이행관계에 있었다. 乙이 말소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동안 C의 저당권 실행 경매가 개시되자 甲이 피담보채무를 대위변제하여 저당권을 말소하였으므로, 甲이 취득한 구상금채권은 乙의 저당권말소의무의 변형으로서 甲의 매매대금 지급의무와 여전히 대가적 의미가 있어 동시이행관계에 있다. 그 발생의 기초인 매매계약과 저당권 말소 약정은 丙의 압류 전에 이미 성립하고 있었으므로, 甲의 구상금채권은 제498조의 "그 후에 취득한 채권"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甲은 대위변제액 5,000만 원의 한도에서 상계로 丙에게 대항할 수 있다.
이 판례(2000다43819)는 압류채권과 동시이행 자동채권의 상계에 관한 대표적 판례입니다.
결론
甲의 구상금채권은 압류된 매매대금채권과 동시이행관계에 있고 그 발생의 기초가 압류 전에 성립하고 있었으므로 민법 제498조의 상계 제한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甲의 상계 항변은 대위변제액 5,000만 원의 한도에서 이유 있고, 丙의 추심금 청구는 그 한도에서 배척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