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2020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1문의2 1)
사례
甲과 乙은 2018. 3. 1. 甲 소유의 고려청자 1점을 乙이 보관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甲은 乙에게 위 고려청자를 인도하였다.
※ 아래 각 문제는 서로 독립적임
[문제 1]
乙은 2018. 5. 1. 보관 중이던 위 고려청자를 관리 소홀로 도난당하였고, 甲은 위 고려청자의 소재를 파악할 수 없게 되자 2019. 5. 3. 위 고려청자의 시가가 1억 5,000만 원이라고 주장하면서 乙을 상대로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시가 상당액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甲은 위 고려청자의 시가 감정을 신청하였으나, 감정인은 '위 고려청자와 비슷한 도자기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정확한 시가를 산정하기 곤란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甲은 시가를 정확히 산정할 만한 다른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였다.
설문
甲의 청구는 인용될 수 있는가?
해설
결론: 인용될 수 있다
쟁점
임치계약상 수치인 乙의 관리 소홀로 임치물(고려청자)이 도난되어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인정되나, 그 목적물의 시가(손해액)를 정확히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 법원이 손해액 증명 부족을 이유로 청구를 기각하여야 하는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손해배상 액수의 산정)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검토
乙은 임치계약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 고려청자를 보관할 의무가 있음에도 관리를 소홀히 하여 도난당하였으므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 문제는 손해액인 시가의 산정이 곤란하다는 점이다.
손해가 발생한 사실이 인정되는 이상, 손해액에 관한 증명이 불충분하더라도 법원은 그 이유만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배척할 것이 아니라, 손해액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고 증명을 촉구하여 이를 밝혀야 한다.
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다42892 판결
… 손해 발생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손해액을 심리·확정하여야 하는 것이므로 … 증명이 불충분하다 하더라도 법원은 그 이유만으로 그 부분 손해배상 청구를 배척할 것이 아니라 손해액에 관하여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하고 증명을 촉구하여 이를 밝혀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손해액의 석명
이러한 판례 법리는 2016년 신설된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로 성문화되었다. 즉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 손해액의 증명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 이 사안에서 고려청자와 비슷한 도자기가 존재하지 않아 정확한 시가 산정이 곤란한 것은 바로 위 조항이 예정한 "구체적인 손해액 증명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법원은 시가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청구를 기각할 것이 아니라, 제202조의2에 따라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로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액으로 정하여 청구를 인용할 수 있다.
결론
乙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이상, 시가 산정이 곤란하다는 사정만으로 청구를 기각할 수 없다. 법원은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에 따라 상당한 손해배상액을 정하여 甲의 청구를 인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