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2018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2문의1 1)
사례
甲은 자기 소유인 X토지에 대하여 A은행 앞으로 근저당권을 설정한 후, 乙에게 지상권을 설정해 주었다. 乙은 2015. 10.경 X토지 위에 Y다세대주택을 신축하여 분양하는 사업을 하게 되었다. 그 후 신축공사가 절반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 乙은 자금사정 악화로 공사를 계속하기 어려워졌고, 乙에게 건축자재를 납품해 오던 丙은 연체된 대금을 받으려는 의도로 丁에게 Y다세대주택이 최고급 건축자재로 지어지고 있고, 역세권에 있어서 투자가치가 높으며, 이미 준공검사 신청까지 접수해 놓은 상태여서 이를 담보로 은행대출도 가능하다고 이야기하면서 분양받을 것을 제의하였다. 이에 丁은 2016. 1. 10. 乙과 Y다세대주택 중 1세대(이하 ‘이 사건 주택’이라고 함)에 대한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계약 당일 계약금 3,000만 원, 같은 해 2. 10. 중도금 1억 원을 乙에게 각 지급하였다.
한편, 분양계약 체결 당시에 Y다세대주택은 절반밖에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乙은 丁이 丙에게서 Y다세대주택이 준공검사 신청까지 접수되어 은행대출도 가능한 좋은 물건이라고 소개받았다는 말을 듣고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금이 급한 나머지 그대로 분양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乙은 2016. 4. 20. Y다세대주택의 내부공사만 남겨둔 상태에서 지급불능 상태에 빠졌다.
이 사건 주택의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하게 된 丁은 乙과 丙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였는바, 乙에 대하여서는 기망을 이유로 분양계약의 취소와 기지급한 계약금과 중도금 합계액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고, 丙에 대하여서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설문
丁의 청구에 대하여 乙은, ① 丁을 기망한 것은 자신이 아닌 丙이므로 丙의 기망을 이유로 이 사건 주택에 관한 분양계약을 취소할 수 없고, ② 동일한 금액에 대하여 丙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이상 자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는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丁의 乙에 대한 분양계약 취소 및 부당이득반환 청구는 인용될 수 있는가?
해설
쟁점
① 계약 상대방인 乙이 아니라 제3자인 丙의 기망을 이유로 丁이 분양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지(민법 제110조 제2항의 제3자 사기), ② 丁이 丙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동시에 乙에게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지(부당이득반환채무와 손해배상채무의 병존)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민법 제110조(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①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는 취소할 수 있다. ② 상대방있는 의사표시에 관하여 제삼자가 사기나 강박을 행한 경우에는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10조
검토
(1) 丙의 기망행위와 그 위법성
丙은 절반밖에 완성되지 않은 Y다세대주택에 대하여 최고급 건축자재로 지어지고 있고 이미 준공검사 신청까지 접수되어 이를 담보로 은행대출도 가능하다는 등 사실과 다른 내용을 고지하였다. 이는 거래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 사실을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로 고지한 것으로서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9다1313 판결
상품의 선전·광고에 있어 다소의 과장이나 허위가 수반되는 것은 그것이 일반 상거래의 관행과 신의칙에 비추어 시인될 수 있는 한 기망성이 결여된다고 하겠으나, 거래에 있어서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 사실을 신의성실의 의무에 비추어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로 고지한 경우에는 기망행위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 (1):기망행위의 위법성
(2) 제3자의 사기와 취소
丙은 건축자재 납품업자로서 상대방인 乙의 대리인 등 乙과 동일시할 수 있는 자가 아니라 독립한 제3자이므로, 그 기망은 민법 제110조 제2항의 제3자 사기에 해당한다.
대법원 1998. 1. 23. 선고 96다41496 판결
의사표시의 상대방이 아닌 자로서 기망행위를 하였으나 제110조 제2항에서 정한 제3자에 해당되지 아니한다고 볼 수 있는 자란 그 의사표시에 관한 상대방의 대리인 등 상대방과 동일시할 수 있는 자만을 의미하고, 단순히 상대방의 피용자이거나 상대방이 사용자책임을 져야 할 관계에 있는 피용자에 지나지 않는 자는 상대방과 동일시할 수는 없어 이 규정에서 말하는 제3자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 (2):제3자의 사기
제3자의 사기의 경우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는데, 乙은 丁이 丙에게서 준공검사 신청이 접수되어 은행대출도 가능한 좋은 물건이라고 소개받았다는 말을 듣고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분양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丙의 기망 사실을 알았거나 적어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丁은 민법 제110조 제2항에 따라 분양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이 판례(96다41496)는 제2·4·7·8·13·15회 민사법 선택형과 사례형 제4회에서도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3) 부당이득반환청구와 손해배상청구의 병존
분양계약이 취소되면 乙은 이미 지급받은 계약금·중도금을 법률상 원인 없이 보유하게 되어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를 지고, 丙은 기망이라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무를 진다. 乙의 부당이득반환채무와 丙의 손해배상채무는 동일한 급부(丁이 입은 재산적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으므로, 그 중 어느 하나가 현실적으로 만족되기 전까지는 각 채무가 독립하여 존속한다. 따라서 丁이 丙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하여 乙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가 배제되지 않는다.
결론
丙의 기망은 제3자 사기에 해당하고 상대방 乙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丁은 분양계약을 취소할 수 있고, 부당이득반환청구는 丙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와 병존하므로, 丁의 乙에 대한 분양계약 취소 및 계약금·중도금 합계 1억 3,000만 원의 부당이득반환 청구는 인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