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2018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3문 4)
사례
[기초적 사실관계]
甲주식회사(이하 ‘甲회사’)는 자동차부품과 건설기계부품의 제조·판매업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甲회사 발행주식총수의 40%를 A(甲회사 대표이사), 35%를 B, 25%를 C가 각각 소유하고 있다. 甲회사의 정관에는 “이사회는 새로운 기술의 도입이나 긴급한 경영자금의 조달이라는 경영목적을 위해서는 주주가 아닌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A는 기존 사업의 규모를 축소하고 새로운 사업인 휴대전화부품 제조업에 투자하려는 사업계획을 마련하였다. B와 C는 이에 반대하고 A를 대표이사에서 해임하고자 논의하였다.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A는 이사회의 신주발행결의를 거쳐 A의 고교동창인 D에게 신주를 발행하였다.
한편 A는 컴퓨터부품을 제조·판매하는 乙주식회사(이하 ‘乙회사’)의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甲회사는 X주식회사(이하 ‘X회사’)와 차세대 브레이크 납품계약을 체결하면서 납품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50억 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동시에 A는 乙회사를 대표하여 위 납품계약으로 甲회사가 X회사에 부담하게 될 수 있는 납품계약불이행 위약금채무에 관한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甲회사는 위 납품계약을 이행하지 못하였다.
[추가된 사실관계]
甲회사는 자동차부품 제조·판매업을 새로이 신설되는 ‘금강자동차부품 주식회사’로 분할하였다. 甲회사는 분할계획서에 “분할에 의하여 설립되는 회사는 분할회사의 채무 중에서 [첨부: 승계채무목록]에 기재된 채무만을 승계한다. 분할 후 존속하는 분할회사는 신설회사가 부담하지 아니하는 채무에 대한 책임만을 부담한다.”라는 내용을 기재하였다. 이 분할계획서는 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요건을 갖추어 승인되었고 甲회사는 채권자보호절차를 이행하였다. 위 차세대 브레이크 납품계약불이행 위약금채무는 [첨부: 승계채무목록]에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추가된 사실관계]
경영상 어려움을 겪게 된 ‘금강자동차부품 주식회사’는 대표이사 등 임원진을 제외한 모든 회사의 인적·물적 자원을 丙주식회사(이하 ‘丙회사’)에 양도하였다. 丙회사는 자동차부품 제조·판매업을 집중적으로 성장시키기 위하여 위 영업을 양수한 직후 회사 상호를 ‘금강오토부품 주식회사’로 변경하였다. Y는 ‘금강자동차부품 주식회사’에 부품제조에 필요한 원자재를 공급하였는데, ‘금강자동차부품 주식회사’로부터 원자재 공급에 대한 대금을 지금까지 받지 못하였다.
설문
Y는 '금강오토부품 주식회사'에 위 원자재 대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가?
해설
쟁점
금강자동차부품 주식회사의 영업을 양수한 丙회사가 상호를 '금강오토부품 주식회사'로 변경한 경우, 이것이 상법 제42조 제1항의 상호속용에 해당하여 영업양수인인 丙회사(금강오토부품)가 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한 채권자 Y에 대하여 변제책임을 지는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상법 제42조(상호를 속용하는 양수인의 책임) ① 영업양수인이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사용하는 경우에는 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한 제3자의 채권에 대하여 양수인도 변제할 책임이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상법 제42조
검토
상법 제42조 제1항이 상호를 속용하는 영업양수인에게 변제책임을 지우는 것은, 영업양도로 채무의 승계가 제외되었음에도 상호를 속용함으로써 영업양도의 사실이나 채무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이 대외적으로 판명되기 어려운 경우에 채권자에게 채권추구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대법원 2010. 9. 30. 선고 2010다35138 판결
상호를 속용하는 영업양수인의 책임을 정하고 있는 상법 제42조 제1항은 … 영업상의 채권자에게 채권추구의 기회를 상실시키는 것과 같은 영업양도의 방법, 즉 채무를 승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상호를 속용함으로써 영업양도의 사실이 대외적으로 판명되기 어려운 방법 … 등이 채용된 경우에 양수인에게도 변제의 책임을 지우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라고 해석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영업양도와 상호속용인의 책임의 옥호, 영업표지에의 유추적용
이러한 취지에 비추어 상호의 속용은 양도인의 상호와 완전히 동일할 것을 요하지 않고, 상호의 주요 부분이 유지되어 사회통념상 영업주체의 동일성이 인식될 정도이면 족하다. 이 사건에서 양수인 丙회사가 변경한 '금강오토부품'이라는 상호는 양도인 '금강자동차부품'의 상호 중 요부인 '금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동차부품'을 그와 동일한 의미의 '오토부품'으로 바꾼 것에 불과하여, 일반 거래통념상 양도인의 영업이 양수인에게 그대로 이어지는 것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이는 상법 제42조 제1항의 상호속용에 해당한다.
또한 丙회사가 영업양도를 받은 후 지체 없이 양도인의 채무에 대한 책임이 없음을 등기하거나 Y에게 통지하였다는 등의 사정도 없으므로(상법 제42조 제2항), 丙회사는 면책되지 않는다.
결론
'금강오토부품'은 양도인 '금강자동차부품'의 상호 요부를 유지하여 영업주체의 동일성을 인식시키는 상호속용에 해당하므로, Y는 상법 제42조 제1항에 따라 영업양수인인 금강오토부품 주식회사에 대하여 원자재 대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