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2017년) 변호사시험 공법 사례형 제1문 2)
사례
甲과 乙은 A시에서 의료기기 판매업을 하는 자들이다. 甲은 전립선 자극기 'J2V'를 공급받아 판매하기 위하여 "전립선에 특수한 효능, 효과로 남자의 자신감이 달라집니다."라는 문구를 사용하여 인터넷 광고를 하였다. 甲의 위 광고에 대하여 A시장은 2016. 7. 1. 甲에게 「의료기기에 관한 법률」(의료기기법) 제24조 위반을 이유로 3개월 업무정지처분을 하였다. 甲은 2016. 7. 11. 위 업무정지처분에 대하여 관할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였고, 동 위원회는 2016. 8. 25. 3개월 업무정지처분을 과징금 500만 원 부과처분으로 변경할 것을 명령하는 재결을 하였으며, 위 재결서 정본은 2016. 8. 29. 甲에게 송달되었다. 그러자 A시장은 2016. 9. 12. 甲에 대한 3개월 업무정지처분을 과징금 500만 원 부과처분으로 변경하였다. 또한, 甲은 2016. 9. 1. 의료기기법 제52조를 근거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고지 받자, 정식재판을 청구하였다. 한편, 甲의 경쟁업체인 乙은 2016. 11. 10. 전립선 자극기 'U2V'의 인터넷 광고를 하려던 차에 甲이 위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乙은 변호사 丙을 대리인으로 선임하여, 2016. 12. 15. 사전심의를 거치지 않은 의료기기 광고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처벌하는 의료기기법 제24조 및 제52조가 자신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재판소에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참조조문
※ 가상의 법령(현행 법령에 우선함)
「의료기기에 관한 법률」(법률 제10000호)
제24조(광고의 금지): 누구든지 제25조에 따른 심의를 받지 아니하거나 심의받은 내용과 다른 내용의 의료기기의 광고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25조(광고의 심의): ① 의료기기를 광고하려는 자는 미리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② 심의 업무를 의료기기 관련 단체에 위탁 가능. ③ 심의기준·방법·절차 등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정한다.
제36조(허가 등의 취소와 업무의 정지 등): ②: 업무정지처분에 갈음하여 5천만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제52조(벌칙): 제24조를 위반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의료기기 광고 사전심의규정」(식품의약품안전처고시 제2016-1000호): 심의위원회 구성·운영 등 규정
설문
의료기기법 제24조 및 제52조는 乙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인가?
해설
쟁점
사전심의를 받지 아니한 의료기기 광고를 금지(의료기기법 제24조)하고 이를 위반하면 처벌(제52조)하는 것이 헌법 제21조 제2항의 사전검열금지원칙에 위반되어 乙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지가 문제된다. 상업광고인 의료기기 광고가 사전검열금지원칙의 적용대상인지, 이 사건 사전심의가 헌법이 금지하는 ‘검열’에 해당하는지가 핵심이다.
근거 법령
대한민국헌법 제21조 ①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②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한민국헌법 제21조
검토
(1) 상업광고와 표현의 자유·사전검열금지원칙의 적용대상
의료기기 광고는 상업광고이지만 헌법 제21조 제1항의 표현의 자유의 보호대상이 됨과 동시에 같은 조 제2항의 사전검열 금지대상도 된다.
헌재 2018. 6. 28. 2016헌가8등(결정요지 1)
현행 헌법상 사전검열은 표현의 자유 보호대상이면 예외 없이 금지된다. 건강기능식품의 기능성 광고는 … 상업광고이지만, 헌법 제21조 제1항의 표현의 자유의 보호 대상이 됨과 동시에 같은 조 제2항의 사전검열 금지 대상도 된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검열금지의 원칙(2) - 상업광고에 대한 적용
의료기기 광고 역시 상업광고로서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속하므로(헌재 2005. 10. 27. 2003헌가3 — 표준판례: 광고표현의 자유 - 상업광고의 규제에 대한 위헌심사의 기준), 사전검열금지원칙의 적용대상이 된다. 위 검열 상업광고 적용 판례(2016헌가8)는 제8회 공법 제14번·제4회 공법 제6번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다.
(2) 사전검열금지원칙의 절대성과 검열의 요건
헌재 1996. 10. 4. 93헌가13등(결정요지 3)
헌법이 금지하는 검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첫째, 일반적으로 허가를 받기 위한 표현물의 제출의무를 요구하고, 둘째, 행정권이 주체가 된 사전심사절차가 존재하며, 셋째, 허가를 받지 아니한 의사표현을 금지하며, 넷째, 심사절차를 관철할 수 있는 강제수단이 존재해야 한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검열금지의 원칙(1) - 검열의 의미와 판단기준
헌법 제21조 제2항의 사전검열은 예외 없이 절대적으로 금지되고, 위 네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 해당한다. 위 검열 요건 판례(93헌가13)는 제8회 공법 제14번·제4회 공법 제6번 선택형과 제1회 공법 사례형 제1문 3)에서도 출제되었다.
(3) 이 사건 사전심의의 검열 해당성 — 행정권 주체 여부
이 사건 사전심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심의권한을 가지고(제25조 제1항) 의료기기 관련 단체에 위탁할 수 있으며(제25조 제2항), 심의기준·방법·절차 등을 식약처장이 정하도록 하고 있다(제25조 제3항). 심의업무를 민간단체에 위탁하더라도, 심의주체가 행정기관인 식약처장이고 언제든지 위탁을 철회할 수 있으며 심의기준의 제정·개정을 통해 심의 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상, 그 심의는 실질적으로 행정권이 주체가 된 사전심사에 해당한다.
헌재 2015. 12. 23. 2015헌바75
… 헌법상 사전검열은 예외 없이 금지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의료광고 역시 사전검열금지원칙의 적용대상이 된다. 각 의사협회는 행정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립적·자율적으로 사전심의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규정들은 사전검열금지원칙에 위배된다.
— 헌법재판소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사전검열금지원칙의 절대성:의료광고 사전심의 사례
(4) 검열 요건의 충족
이 사건 규정은 ① 의료기기를 광고하려는 자에게 미리 심의를 받을 의무를 부과하고(제25조 제1항), ② 그 심의는 행정권이 주체가 된 사전심사절차이며, ③ 심의를 받지 아니한 광고를 금지하고(제24조), ④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여(제52조) 심사절차를 관철하는 강제수단을 두고 있으므로, 검열의 네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 따라서 이 사건 사전심의는 헌법 제21조 제2항이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사전검열에 해당한다. 위 의료광고 사전심의 판례(2015헌바75)는 제7회 공법 제8번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다.
결론
의료기기 광고는 상업광고로서 표현의 자유의 보호대상이자 사전검열금지원칙의 적용대상이고, 이 사건 사전심의는 행정권이 주체가 된 사전심사로서 검열의 네 요건을 모두 갖추어 헌법 제21조 제2항이 금지하는 사전검열에 해당한다. 따라서 의료기기법 제24조 및 제52조는 사전검열금지원칙에 위배되어 乙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위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