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2017년) 변호사시험 공법 사례형 제2문 3)
사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상 석유정제업에 대한 등록 및 등록취소 등의 권한은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의 권한이나,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같은 법 제43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5조에 의해 위 권한을 시·도지사에게 위임하였다. 석유정제업 등록 및 등록취소 등의 권한을 위임받은 A도지사는 위임받은 권한 중 석유정제업의 사업정지에 관한 권한을 A도 조례에 의하여 군수에게 위임하였다. 사업정지권한을 위임받은 B군수는, A도 내 B군에서 석유정제업에 종사하는 甲이 같은 법 제27조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같은 법 제13조 제1항 제11호에 따라 6개월의 사업정지처분을 하였다. 甲은 위 사업정지처분에 대해 따로 불복하지 않은 채, 사업정지처분서를 송달받은 후 4개월이 넘도록 위 정지기간 중 석유정제업을 계속하였다. 이에 A도지사는 같은 법 제13조 제5항에 따라 甲의 석유정제업 등록을 취소하였다. 乙은 甲에게 석유정제업 시설을 임대하여 왔다. 乙은,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11조의2에 따라 같은 법 제13조 제5항에 해당하여 甲의 석유정제업 등록이 취소된 경우 2년이 지나기 전에는 그 석유정제업 영업에 사용하였던 시설을 이용하여 석유정제업에 대한 등록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조조문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제5조(석유정제업의 등록 등): ① 석유정제업을 하려는 자는 산업통상자원부장관에게 등록하여야 한다.
제11조의2(석유사업 등록 등의 제한): 제13조 제5항에 해당하여 석유정제업의 등록이 취소된 경우 2년이 지나기 전에는 그 영업에 사용하였던 시설을 이용하여 석유정제업에 대한 등록을 할 수 없다.
제13조(등록의 취소 등): ①11호: 제27조 위반 시 사업정지 6개월 이내 가능 / ⑤: 정지기간 중 사업을 계속하는 경우에는 등록을 취소하거나 영업장 폐쇄를 명하여야 한다.
제27조(품질기준에 맞지 아니한 석유제품의 판매 금지 등)
제43조(권한의 위임·위탁): 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권한의 일부를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위임할 수 있다.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제4조(재위임): 도지사나 시장·군수 등은 수임사무의 일부를 그 위임기관의 장의 승인을 받아 규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시장·군수·구청장 등에게 다시 위임할 수 있다.
설문
사업정지처분에 대하여 다투지 않은 甲은, A도지사가 한 석유정제업 등록취소처분에 대하여 항고소송을 통해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가?
해설
쟁점
사업정지처분에 대하여 불복하지 아니한 甲이, 그 정지기간 중 사업을 계속하였음을 이유로 A도지사가 한 석유정제업 등록취소처분에 대하여 항고소송으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특히 이미 불가쟁력이 발생한 선행 사업정지처분의 위법(재위임의 하자)을 후행 등록취소처분의 취소소송에서 주장할 수 있는지, 즉 하자의 승계가 핵심이다.
근거 법령
취소소송은 처분등을 대상으로 하고(행정소송법 제19조),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등의 제소기간 내에 제기하여야 한다(제20조).
검토
(1) 등록취소처분에 대한 항고소송의 가부
A도지사의 등록취소처분은 甲의 석유정제업 등록이라는 법적 지위를 소멸시키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이고, 甲은 그 상대방으로서 원고적격이 있으며 제소기간 내라면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문제는 그 취소소송에서 어떤 위법사유를 주장할 수 있는지이다.
(2) 하자의 승계 여부
대법원 1994. 1. 25. 선고 93누8542 판결(판결요지 [1])
…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이 서로 독립하여 별개의 법률효과를 목적으로 하는 때에는 선행처분에 불가쟁력이 생겨 그 효력을 다툴 수 없게 된 경우에는 선행처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선행처분의 하자를 이유로 후행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없는 것이 원칙이나 … 선행처분의 불가쟁력이나 구속력이 그로 인하여 불이익을 입게 되는 자에게 수인한도를 넘는 가혹함을 가져오며, 그 결과가 당사자에게 예측가능한 것이 아닌 경우에는 … 구속력은 인정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행정행위의 하자의 승계 (3)
선행 사업정지처분은 甲에게 6개월간 영업을 정지시키는 처분이고, 후행 등록취소처분은 정지기간 중 사업을 계속한 것을 이유로 등록 자체를 소멸시키는 처분으로서, 양자는 서로 독립하여 별개의 법률효과를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선행 사업정지처분의 하자는 원칙적으로 후행 등록취소처분에 승계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1두5422 판결도 병역처분에서 같은 취지 — 표준판례: 하자의 승계 부정:보충역편입처분과 공익근무요원소집처분(별개의 법률효과)).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업정지처분의 하자는 당연무효가 아니라 취소사유에 불과하므로, 무효를 전제로 후행처분을 다툴 수도 없다. 위 하자승계 판례(93누8542)는 제11회 공법 제23번·제4회 공법 제29번·제3회 공법 제22번 선택형에서도, 별개 법률효과 판례(2001두5422)는 제3회 공법 제22번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다.
(3) 예외의 검토
별개 법률효과라도 불가쟁력의 구속력이 당사자에게 수인한도를 넘는 가혹함을 가져오고 그 결과가 예측할 수 없는 것인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선행처분의 하자를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甲은 사업정지처분서를 직접 송달받아 그 처분을 다툴 수 있었음에도 스스로 불복하지 아니한 것이므로, 등록취소라는 결과가 예측할 수 없는 것이었다거나 수인한도를 넘는 가혹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예외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결론
甲은 등록취소처분 자체를 대상으로 항고소송을 제기할 수는 있으나, 사업정지처분과 등록취소처분은 별개의 법률효과를 목적으로 하여 하자가 승계되지 아니하고 사업정지처분의 하자도 취소사유에 불과하므로, 이미 불가쟁력이 발생한 사업정지처분의 위법(재위임의 하자)을 등록취소처분의 취소소송에서 주장할 수 없다. 따라서 甲은 그 위법을 이유로 한 권리구제를 받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