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2017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1문의5 1)
사례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고 있는 甲은 2004. 2. 15. 춘천시에 살고 있는 친구 乙에게 1억 원을 변제기 2005. 2. 15.로 정하여 대여하였다. 甲은 위 변제기가 지난 2005. 7. 10. 乙에게 위 대여금의 반환을 독촉하였으나, 乙은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甲은 친구인 乙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는 것을 망설이다가 2015. 7. 13.에 이르러서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乙을 상대로 1억 원의 지급을 구하는 대여금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乙은 2015. 8. 13.에 열린 위 소송의 변론기일에 출석하여 甲이 최종적으로 위 대여금의 변제를 요구한 2005. 7. 10.을 기산일로 하여 10년의 위 대여금채무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항변하였다.
설문
법원은 위 사안을 심리한 후, 甲의 乙에 대한 위 대여금채권은 변제기인 2005. 2. 15.을 기산일로 하여 10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므로 결국 甲의 위 대여금채무는 소멸시효 완성으로 인하여 소멸되었다고 판단하면서, 甲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위와 같은 법원의 판단은 타당한가?
해설
쟁점
乙이 소멸시효의 기산일을 2005. 7. 10.로 주장하며 소멸시효 완성을 항변하였음에도, 법원이 이와 다른 변제기 2005. 2. 15.을 기산일로 삼아 소멸시효 완성을 인정하고 甲의 청구를 기각한 것이 타당한지가 문제된다. 소멸시효의 기산일이 변론주의의 적용대상인지가 핵심이다.
근거 법령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하고(민법 제166조 제1항), 그 기산일은 소멸시효 항변의 요건사실을 이루는 주요사실로서 변론주의의 적용을 받는다.
검토
(1) 소멸시효 기산일의 변론주의 적용
대법원 1995. 8. 25. 선고 94다35886 판결
소멸시효의 기산일은 채무의 소멸이라고 하는 법률효과 발생의 요건에 해당하는 소멸시효 기간 계산의 시발점으로서 소멸시효 항변의 법률요건을 구성하는 구체적인 사실에 해당하므로 이는 변론주의의 적용 대상이고, 따라서 본래의 소멸시효 기산일과 당사자가 주장하는 기산일이 서로 다른 경우에는 변론주의의 원칙상 법원은 당사자가 주장하는 기산일을 기준으로 소멸시효를 계산하여야 하는데, 이는 당사자가 본래의 기산일보다 뒤의 날짜를 기산일로 하여 주장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반대의 경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소멸시효기간의 기산일과 변론주의의 적용
(2) 사안의 포섭
乙은 소멸시효의 기산일을 2005. 7. 10.로 특정하여 주장하였으므로, 법원은 변론주의의 원칙상 당사자 乙이 주장하는 기산일 2005. 7. 10.을 기준으로 소멸시효를 계산하여야 한다. 그런데 법원은 이와 달리 당사자가 주장하지 아니한 변제기 2005. 2. 15.을 기산일로 삼아 소멸시효 완성을 인정하였다. 이는 당사자가 본래의 기산일(변제기)보다 뒤의 날짜를 기산일로 주장한 경우로서, 법원이 그 주장에 구속되지 아니하고 더 이른 날짜를 기산일로 삼은 것이므로 변론주의에 위배된다. 위 변론주의 판례(94다35886)는 제12회 민사법 제11번·제8회 민사법 제58번·제7회 민사법 제58번·제4회 민사법 제59번 선택형에서도 출제된 빈출 판례이다.
(3) 결론에 미치는 영향
다만 乙이 주장한 기산일 2005. 7. 10.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그로부터 10년이 되는 2015. 7. 10.이 경과한 2015. 7. 13.에야 소가 제기되었으므로 소멸시효는 완성된다. 따라서 甲의 청구를 기각한 결론 자체는 정당하다.
결론
법원이 당사자 乙이 주장하지 아니한 2005. 2. 15.을 기산일로 삼아 소멸시효 완성을 인정한 것은 변론주의에 위배되어 타당하지 아니하다. 다만 당사자가 주장한 기산일 2005. 7. 10.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소멸시효가 완성되므로, 甲의 청구를 기각한 결론 자체는 정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