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2017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사례형 제2문 1)
사례
(1) 甲, 乙, 丙은 현금자동지급기 부스에서 나오는 사람을 상대로 금원을 빼앗기로 공모한 다음 丙은 범행에 사용할 전자충격기를 구해오기로 하였다. 丙은 전자충격기를 구하여 乙에게 전해 주었으나, 범행에 가담한 것을 후회하고 자신은 그만 두겠다고 말한 뒤 잠적하였다.
(2) 이에 甲과 乙은 자신들만으로는 다른 사람의 금원을 빼앗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하여 길가에 주차된 승용차 안에 있는 물건을 훔치기로 계획을 변경하였다. 그리고 A 소유의 자동차를 범행대상으로 삼아 甲은 자동차의 문이 잠겨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자동차의 손잡이를 잡아당겨 보고, 乙은 그 옆에서 망을 보았다. 그때 근처에서 두 사람의 행동을 수상히 여기고 이를 지켜보던 경찰관 P가 다가가자 甲과 乙은 각각 도주하였다.
(3) 도주하던 乙은 키가 꽂힌 채 주차되어 있던 丁 소유의 오토바이를 발견하고, 이를 타고 간 후 버릴 생각으로 오토바이에 올라타 시동을 걸어 달아나려는 순간 丁에게 발각되었다. 丁은 오토바이를 타고 약 5m 정도 진행하던 乙을 발로 걷어차 바닥에 넘어뜨렸고, 이 과정에서 乙은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乙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P에게 인계되었다.
(4) P는 乙을 인계받아 경찰차에 태운 다음 乙에게 신분증의 제시를 요구하였다. 乙은 얼마 전 길에서 주운 B의 주민등록증 사진이 자신의 용모와 매우 흡사한 것을 기화로 B의 주민등록증을 자신의 신분증인 것처럼 제시하였다. 그리고 P가 신분조회를 하는 틈을 이용하여,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전자충격기로 P에게 충격을 가하여 기절시킨 후 도주하였다. 얼마 후 의식을 회복한 P는 乙이 도주하는 과정에서 떨어뜨리고 간 휴대전화를 압수한 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甲과 乙을 체포하였다. P는 甲과 乙(B 명의)에 대한 조사를 마친 후 검사에게 송치하였고, 검사는 이를 토대로 甲과 乙(B 명의)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하였다.
설문
위 사례에서 甲, 乙, 丙의 죄책은?
해설
쟁점
甲·乙·丙이 강도를 공모하고 전자충격기를 준비한 후 丙이 이탈하고 甲·乙이 절도로 계획을 변경한 사안에서, ① 丙의 강도예비죄와 공모관계 이탈, ② 자동차 문손잡이를 잡아당긴 행위의 절도 실행착수와 합동절도, ③ 키 꽂힌 오토바이를 타고 간 행위의 불법영득의사, ④ 타인 주민등록증 제시의 공문서부정행사, ⑤ 경찰관에 대한 전자충격기 공격의 준강도 성부와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형법 제343조(예비, 음모) 강도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43조
형법 제331조(특수절도) ② 흉기를 휴대하거나 2명 이상이 합동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도 제1항의 형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31조
형법 제144조(특수공무방해) ② 제1항의 죄를 범하여 공무원을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144조
검토
1. 丙의 죄책 — 강도예비죄와 공모관계 이탈
甲·乙·丙이 현금자동지급기 부스에서 나오는 사람의 금원을 빼앗기로 공모하고 丙이 전자충격기를 구하여 乙에게 전해 준 행위는 흉기를 휴대한 강도를 실행하기 위한 준비행위로서 강도예비에 해당한다.
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4도6432 판결
강도예비·음모죄에 관한 형법 제343조는 "강도할 목적으로 예비 또는 음모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 강도예비·음모죄로 인정되는 경우는 위 법정형에 상당한 정도의 위법성이 나타나는 유형의 행위로 한정함이 바람직하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강도예비와 준강도
丙은 처음부터 사람의 금원을 강취할 목적으로 전자충격기를 준비하였으므로 강도할 목적이 명백하여 강도예비죄가 성립한다. 이후 丙은 전자충격기를 전해준 뒤 후회하고 그만두겠다고 말한 뒤 잠적하여 다른 공모자가 실행에 이르기 전에 공모관계에서 이탈하였다.
대법원 1986. 1. 21. 선고 85도2371 판결
공모자 중의 어떤 사람이 다른 공모자가 실행행위에 이르기 전에 그 공모관계에서 이탈한 때에는 그 이후의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그 이탈의 표시는 반드시 명시임을 요하지 않는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다른 공모자가 실행행위에 이르기 전에 공모관계에서 이탈한 경우
그러나 공모관계 이탈은 이탈 이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면하게 할 뿐이고, 이탈 시점까지 이미 성립한 강도예비죄의 죄책은 소멸하지 않는다. 따라서 丙은 강도예비죄의 죄책을 지되, 甲·乙이 계획을 변경하여 저지른 이후의 절도 범행에 대하여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 판례(85도2371)는 제14회 형사법 선택형 38번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따라서 丙은 강도예비죄가 성립한다.
2. 甲의 죄책 — 강도예비죄와 특수절도(합동)미수죄
甲도 강도 공모에 가담하여 전자충격기를 준비하였으므로 강도예비죄가 성립한다. 이후 甲과 乙은 절도로 계획을 변경하여 A 소유 자동차를 대상으로 甲은 문이 잠겨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손잡이를 잡아당기고 乙은 옆에서 망을 보았다. 甲이 자동차 문손잡이를 잡아당긴 행위가 절도의 실행착수에 해당하는지 문제된다.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도5595 판결
… 차량의 문이 잠겨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양손으로 운전석 문의 손잡이를 잡고 열려고 하던 중 경찰관에게 발각된 … 이러한 행위는 … 차량 내에 있는 재물에 대한 피해자의 사실상의 지배를 침해하는 데에 밀접한 행위가 개시된 것으로 보아 절도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절도죄의 실행의 착수시기:주차 차량의 문손잡이를 잡아당긴 행위
甲의 행위는 절도의 실행착수에 해당하고, 甲과 乙은 범행 현장에서 시간적·장소적으로 협동하여 절취행위를 분담하였으므로 합동절도(특수절도)에 해당하나, 경찰관 P의 등장으로 재물을 취득하지 못하고 도주하였으므로 특수절도(합동)미수죄가 성립한다.
형법 제331조(특수절도) ② 흉기를 휴대하거나 2명 이상이 합동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도 제1항의 형에 처한다.
강도예비죄와 특수절도(합동)미수죄는 별개의 범의에 기한 것으로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 따라서 甲은 강도예비죄와 특수절도(합동)미수죄가 성립하고 양죄는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
3. 乙의 죄책
먼저 乙은 甲과 마찬가지로 강도예비죄와 특수절도(합동)미수죄가 성립한다.
(1) 오토바이 절도죄 — 乙이 키가 꽂힌 丁의 오토바이를 타고 간 후 버릴 생각으로 올라타 시동을 걸고 약 5m 진행한 행위에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는지 문제된다.
대법원 2002. 9. 6. 선고 2002도3465 판결
절도죄의 성립에 필요한 불법영득의 의사라 함은 권리자를 배제하고 타인의 물건을 자기의 소유물과 같이 이용, 처분할 의사를 말하고 … 일시사용의 목적으로 타인의 점유를 침탈한 경우에도 이를 반환할 의사 없이 상당한 장시간 점유하고 있거나 본래의 장소와 다른 곳에 유기하는 경우에는 이를 일시 사용하는 경우라고는 볼 수 없으므로 영득의 의사가 없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자동차등 불법사용죄
乙은 오토바이를 타고 간 후 버릴 생각이었으므로 이를 반환할 의사 없이 본래의 장소와 다른 곳에 유기하려 한 것으로서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고, 오토바이에 올라타 시동을 걸어 5m 진행함으로써 점유를 취득하였으므로 절도죄(기수)가 성립한다.
(2) 준강도죄의 성부 — 乙이 오토바이 절도 후 경찰관 P를 전자충격기로 공격한 것이 준강도에 해당하는지, 즉 절도의 기회에 이루어진 폭행인지 문제된다.
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5022 판결
준강도는 절도범인이 절도의 기회에 재물탈환의 항거 등의 목적으로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함으로써 성립되는 것으로서, 여기서 절도의 기회라고 함은 … 피해자 측이 추적태세에 있는 경우나 범인이 일단 체포되어 아직 신병확보가 확실하다고 할 수 없는 경우에는 절도의 기회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준강도의 절도의 기회
乙은 丁에게 제압되어 상해를 입고 P에게 인계된 후 경찰차에 태워진 상태에서 P를 공격하였으므로, 이미 신병이 확보되어 절도의 기회가 종료된 이후의 행위이고, 그 공격도 오토바이 절도의 재물탈환 항거가 아니라 체포된 상태에서 도주하기 위한 것이므로 준강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3) 공문서부정행사죄 — 乙이 습득한 B의 주민등록증을 자신의 신분증인 것처럼 경찰관 P에게 제시한 행위가 공문서부정행사죄에 해당하는지 문제된다.
대법원 2001. 4. 19. 선고 2000도1985 전원합의체 판결
운전면허증은 운전 자격을 증명할 뿐 아니라 신분 확인용으로도 사용되는 공문서에 해당하므로, 타인의 운전면허증을 자신의 것처럼 경찰관에게 부정 제시한 행위는 형법 제230조 공문서부정행사죄에 해당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운전면허증의 신분 확인 기능과 공문서부정행사죄
주민등록증은 신분확인을 본래 용도로 하는 공문서이므로, 이를 자기 신분증인 것처럼 신분확인을 요구하는 경찰관에게 제시한 행위는 그 본래의 용도에 따른 부정한 사용으로서 공문서부정행사죄에 해당한다.
이 판례(2000도1985)는 제5·10·13회 형사법 선택형에서도 출제된 빈출 판례입니다.
(4)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 — 乙이 인계받아 신분조회하는 적법한 공무를 집행 중인 P를 소지한 전자충격기로 충격하여 기절시킨 행위가 문제된다.
형법 제144조(특수공무방해) ② 제1항의 죄를 범하여 공무원을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전자충격기는 위험한 물건이고, 乙은 이를 휴대하여 공무집행 중인 P를 충격하여 기절, 즉 상해에 이르게 하였으므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가 성립한다.
대법원 1995. 1. 20. 선고 94도2842 판결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는 … 그 결과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예견하지 못한 경우뿐만 아니라 고의가 있는 경우까지도 포함하는 부진정결과적가중범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특수공무방해치상죄의 성격
따라서 乙이 기절에 대한 고의가 있었더라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로 처벌되고, 상해죄와는 상상적 경합관계이나 형이 더 무거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에 정한 형으로 처단된다.
이 판례(94도2842)는 제12·13회 형사법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이상 乙의 강도예비죄, 특수절도(합동)미수죄, 오토바이 절도죄, 공문서부정행사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는 각 별개의 범의에 기한 것으로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다.
결론
- 甲: 강도예비죄와 특수절도(합동)미수죄 (실체적 경합)
- 乙: 강도예비죄, 특수절도(합동)미수죄, (오토바이) 절도죄, 공문서부정행사죄,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죄 (실체적 경합)
- 丙: 강도예비죄 (공모관계 이탈로 이후 절도 범행에 대하여는 책임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