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2016년) 변호사시험 공법 사례형 제2문 3-가)
사례
甲은 서울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자로, 주유소 인근 구미대교 남단 도로(이 사건 본선도로)에 인접한 도로부지(이 사건 도로)를 주유소 진·출입을 위한 가·감속차로 용도로 사용하고자 관할구청장 乙에게 도로점용허가를 신청하였다. 이 사건 본선도로는 편도 6차로 도로이고, 주행제한속도는 시속 70km이며, 이 사건 도로는 이 사건 본선도로의 바깥쪽을 포함하는 부분으로 완만한 곡선구간의 중간 부분에 해당한다. 한편, 丙은 이 사건 도로상에서 적법한 도로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수년 전부터 포장마차를 설치하여 영업을 하고 있었다. 乙은 이 사건 본선도로를 주행하는 차량과의 교통사고 발생위험성 등을 들어 甲의 도로점용허가신청을 거부하였고, 또한 법령에 명시적인 근거가 없음에도 '甲은 丙이 이 사건 도로 지상에 설치한 지상물 철거를 위한 비용을 부담한다'는 조건을 붙여 甲에게 도로점용기간을 3년으로 하여 도로점용허가를 하기도 하였다. 丙은 이 사건 도로상에서 운영하고 있던 포장마차를 인근 보도상으로 이전하고 「서울특별시 보도상 영업시설물 관리 등에 관한 조례」 제3조 제2항에 근거하여 乙로부터 도로점용허가를 받아 운영하게 되었다.
참조조문
※ 가상의 법령(현행 법령에 우선함)
「도로법」 제40조(도로의 점용): ① 도로구역 안에서 도로를 점용하고자 하는 자는 관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② 허가기준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도로법 시행령」 제24조⑤: 도로점용허가를 받을 수 있는 공작물·물건 기타의 시설의 종류(4호: 주유소 포함 / 11호: 도로구조의 안전과 교통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한 것)
「서울특별시 보도상 영업시설물 관리 등에 관한 조례」
제3조②: 점용허가기간은 1년 이내 / ④: 점용허가 갱신 요건 - 본인 및 배우자 소유의 부동산 등 합하여 2억 원 미만인 자에 한하여 1년 범위 안에서 2회에 한하여 갱신 허가
제12조: 도로점용허가 등 시장의 사무를 관할 구청장에게 위임
설문
乙은 법령에 명시적인 근거가 없음에도 '甲은 丙이 이 사건 도로 지상에 설치한 지상물 철거를 위한 비용을 부담한다'는 조건을 붙여 甲에게 도로점용기간을 3년으로 하여 도로점용허가를 하였다. 위 조건의 법적 성질 및 적법성 여부를 논하시오.
해설
쟁점
乙이 법령에 명시적인 근거가 없음에도 甲에 대한 도로점용허가에 ‘甲은 丙이 이 사건 도로 지상에 설치한 지상물 철거비용을 부담한다’는 조건을 붙인 경우, 그 조건의 법적 성질(부관의 종류)과 적법성(부관 부가의 허용 여부 및 한계)이 문제된다.
근거 법령
행정기본법 제17조(부관) ① 행정청은 처분에 재량이 있는 경우에는 부관(조건, 기한, 부담, 철회권의 유보 등을 말한다)을 붙일 수 있다.
④ 부관은 다음 각 호의 요건에 적합하여야 한다. 1. 해당 처분의 목적에 위배되지 아니할 것 2. 해당 처분과 실질적인 관련이 있을 것 3. 해당 처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일 것
행정기본법 제13조(부당결부금지의 원칙) 행정청은 행정작용을 할 때 상대방에게 해당 행정작용과 실질적인 관련이 없는 의무를 부과해서는 아니 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행정기본법 제17조 · 제13조
검토
(1) 조건의 법적 성질 — 부담
이 조건은 도로점용허가라는 주된 처분에 부가하여 甲에게 丙의 지상물 철거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작위의무를 지우는 것으로서, 그 자체로 독립된 처분성이 인정되는 부관인 ‘부담’에 해당한다(조건의 성취 여부와 무관하게 주된 처분의 효력이 곧바로 발생하고 별도의 의무만이 부과되는 점에서 정지조건이 아니라 부담이다).
(2) 부관 부가의 가부 — 재량행위
도로점용허가는 재량행위인 특허이므로, 행정청은 법령에 명시적인 근거가 없더라도 그 재량의 범위 내에서 부관을 붙일 수 있다(행정기본법 제17조 제1항). 따라서 법령상 근거가 없다는 것만으로 이 부담이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3) 부담의 한계 — 부당결부금지원칙 위반
그러나 부관은 해당 처분과 실질적인 관련이 있어야 하고(행정기본법 제17조 제4항 제2호), 행정청은 상대방에게 해당 행정작용과 실질적인 관련이 없는 의무를 부과할 수 없다(제13조 부당결부금지원칙).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5다65500 판결(판결요지 [3])
부당결부금지의 원칙이란 행정주체가 행정작용을 함에 있어서 상대방에게 이와 실질적인 관련이 없는 의무를 부과하거나 그 이행을 강제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원칙을 말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행정행위의 부관:협약 형식 부담과 부담의 위법 판단 기준 (송유관 매설 협약 사례)
이 사건 지상물은 제3자인 丙이 무단으로 설치한 것으로서 그 철거는 도로관리청 乙과 무단점용자 丙 사이의 문제일 뿐, 甲의 도로점용허가와는 아무런 실질적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그 철거비용을 甲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도로점용허가와 실질적 관련이 없는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서 부당결부금지원칙에 위반된다. 위 부당결부금지 판례(2005다65500)는 제13회 공법 제37번 등 여러 회차의 공법 선택형과 제1회 공법 사례형 제2문 3)-(2)에서도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이다.
결론
이 조건은 부관 중 ‘부담’에 해당하고, 도로점용허가가 재량행위이므로 법령상 근거 없이도 부담을 붙일 수 있으나, 제3자 丙의 지상물 철거비용을 甲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도로점용허가와 실질적 관련이 없어 부당결부금지원칙(행정기본법 제13조, 제17조 제4항 제2호)에 위반되므로 위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