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2015년) 변호사시험 공법 사례형 제2문의1 3)
사례
甲은 'X가든'이라는 상호로 일반음식점을 운영하는 자로서,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인 「식품 등의 표시기준」에 따른 표시사항의 전부가 기재되지 아니한 'Y참기름'을 업소 내에서 보관·사용한 사실이 적발되었다. 관할 구청장 乙은 「식품위생법」 및 「동법 시행규칙」에 근거하여 甲에게 영업정지 1개월과 해당제품의 폐기를 명하였다. 甲은 표시사항의 전부가 기재되지 않은 제품을 보관·사용한 것은 사실이나, 표시사항이 전부 기재되지 아니한 것은 납품업체의 기계작동 상의 오류에 의한 것으로서 자신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이전에 납품받은 제품에는 위 고시에 따른 표시사항이 전부 기재되어 있었던 점, 인근 일반음식점에 대한 동일한 적발사례에서는 15일 영업정지처분과 폐기명령이 내려진 점 등을 고려할 때, 위 처분은 지나치게 과중하다고 주장하면서, 관할 구청장 乙을 상대로 영업정지 1개월과 해당제품 폐기명령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참조조문
「식품위생법」 제10조(표시기준): 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국민보건을 위하여 필요하면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의 표시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고시할 수 있다. ②: 기준이 정하여진 식품등은 그 기준에 맞는 표시가 없으면 판매하거나 판매할 목적으로 수입·진열·운반하거나 영업에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72조(폐기처분 등): 제10조 제2항 위반 시 폐기하게 하거나 위해를 없애는 조치를 명하여야 한다.
제75조(허가취소 등): ① 제10조 제2항 위반 시 6개월 이내의 영업정지 명령 가능. ④: 행정처분의 세부기준은 총리령으로 정한다.
「식품위생법시행규칙」 제89조·[별표23]: 법 제10조 제2항을 위반하여 식품·식품첨가물의 표시사항 전부를 표시하지 아니한 것을 사용한 경우 → 1차위반 영업정지 1개월과 해당제품 폐기
「식품등의 표시기준」(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 표시대상 식품등의 표시사항 규정
설문
만약 위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이 확정된 후에 甲이 영업정지처분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甲의 청구는 인용될 수 있는가?
해설
쟁점
영업정지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이 확정되어 처분의 위법이 확정된 후, 甲이 그 처분으로 인한 손해에 대하여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처분의 위법이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국가배상청구가 인용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취소판결의 위법성과 국가배상법상 위법·과실의 관계가 핵심이다.
근거 법령
국가배상법 제2조(배상책임) 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 … 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국가배상법 제2조
검토
(1) 취소판결의 확정과 국가배상책임의 관계
행정처분이 항고소송에서 취소되어 그 위법이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그 기판력에 의하여 곧바로 그 처분이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려면 담당공무원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2다11297 판결
어떠한 행정처분이 후에 항고소송에서 취소되었다고 할지라도 그 기판력에 의하여 당해 행정처분이 곧바로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으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 그 행정처분의 담당공무원이 …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에 국가배상법 제2조가 정한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을 충족[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항고소송에서 처분이 취소된 것만으로 국가배상책임(고의·과실)이 곧바로 성립하는지(소극)
여기서 '법령을 위반하여'란 엄격한 의미의 법령 위반뿐 아니라 행위가 객관적 정당성을 결여한 경우를 포함한다.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7다64365 판결
국가배상법 제2조 소정의 "법령을 위반하여"라고 함은 인권존중·권력남용금지·신의성실과 같이 공무원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준칙이나 규범을 지키지 아니하고 위반한 경우를 비롯하여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는 경우를 포함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국가배상법 §2 "법령을 위반하여" = 준칙·규범 위반 + 객관적 정당성 결여
이 판례(2012다11297)는 제7회 공법 37번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습니다.
(2) 사안의 적용
甲에 대한 영업정지 1개월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비례원칙 위반) 취소되었다. 그런데 담당공무원은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별표23]이 1차 위반에 대하여 영업정지 1개월을 정하고 있는 처분기준에 따라 처분을 하였다. 위 처분기준은 부령의 형식이나 행정청 내부의 재량준칙에 불과하여 담당공무원으로서는 甲의 귀책 정도(납품업체의 기계오류, 甲의 선의)나 유사 사례(15일)와의 균형 등 개별사정을 고려하였어야 함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 다만 담당공무원이 소관 시행규칙상의 처분기준을 준수하였다는 사정은 과실 판단에서 참작되므로, 그 처분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르렀는지에 따라 국가배상책임의 성부가 결정된다.
결론
취소판결로 처분의 위법이 확정되었더라도 그것만으로 국가배상책임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담당공무원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에 비로소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한다. 따라서 甲의 국가배상청구는 그러한 정도의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인용될 수 있고, 처분이 취소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인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