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2015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사례형 제1문 2-2-2)
사례
甲은 자기 소유의 아파트를 A에게 6억 원에 매도하기로 하고 계약금으로 6,000만 원을 받았다. 그 후 A는 甲에게 잔금을 지급하면서 수표를 잘못 세어 1억 원권 자기앞수표 5장과 1,000만 원권 자기앞수표 5장을 교부하였다. 甲은 그 현장에서 A가 준 수표를 세어보고 1,000만 원이 더 지급된 것임을 알았음에도 이를 A에게 돌려주지 않았다. 甲은 친구 乙과 명의신탁약정을 한 후 위 아파트 매각대금 중 4억 원으로 B 소유의 X건물에 관하여 B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X건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는 B에서 바로 乙 명의로 경료하였다. 그런데 乙은 사업자금이 부족하게 되자 X건물이 자기명의로 등기되어 있는 것을 기화로 甲의 동의를 받지 않고 X건물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1억 5,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하고 은행으로부터 1억 원을 대출받았다. 그로부터 한 달 후 乙은 사업자금이 더 필요하여 X건물을 임의로 매도하기로 마음먹고 C와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았다. 그런데 乙과 C간의 위 매매계약 체결 및 중도금 지급 사실을 알고 있던 丙은 乙에게 X건물을 자신에게 매도할 것을 수차례 요청하면서 만약 문제가 발생하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적극적으로 매도를 권유하였고, 이에 乙은 丙으로부터 매매대금 3억 원 전액을 받고 임의로 X건물의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해주었다. 한편, 배우자 없는 甲은 乙의 처 丁이 乙과의 성격 차이로 잠시 별거 중인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丁과 성관계를 맺었다. 乙은 丁과 甲간의 성관계 사실을 의심하고 丁에게 '용서해 줄테니 자백하라'고 말하였고, 이에 丁은 甲과의 성관계 사실을 시인하였다. 그러나 乙은 그로부터 한 달 뒤 丁에 대한 이혼소송을 청구한 후 甲만 간통으로 고소하였다.
설문
다른 증거가 없을 때 제1심 법원이 甲과 丁에게 간통죄로 유죄판결을 선고할 수 있는가?
해설
쟁점
丁의 자백(乙에게 한 시인)과 이를 전해들은 D의 증언 외에 다른 증거가 없을 때, 제1심 법원이 甲과 丁에게 간통죄로 유죄판결을 선고할 수 있는지가 자백보강법칙 및 전문법칙과 관련하여 문제된다.
근거 법령
형사소송법 제310조(불이익한 자백의 증거능력) 피고인의 자백이 그 피고인에게 불이익한 유일의 증거인 때에는 이를 유죄의 증거로 하지 못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사소송법 제310조
검토
(1) 丁에 대하여
丁에 대한 증거는 丁 자신의 자백(乙에게 한 시인)과 이를 전해들은 D의 증언뿐이다. 그런데 D의 증언은 丁의 자백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이어서, 이를 보강증거로 삼으면 결국 피고인의 자백을 피고인의 자백으로 보강하는 셈이 되어 독립한 보강증거가 될 수 없다.
대법원 1981. 7. 7. 선고 81도1314 판결
피고인의 자백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 이와 같은 진술기재내용을 피고인의 자백의 보강증거로 삼는다면 결국 피고인의 자백을 피고인의 자백으로서 보강하는 결과가 되어 아무런 보강도 하는 바 없는 것이니 보강증거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보강증거를 필요로 하는 피고인의 자백과 동일하게 보아야 할 성질의 것이라고 할 것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보강증거의 자격 (1) - 자백문서
이 판례(81도1314)는 제8·15회 형사법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다.
따라서 丁의 자백을 보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의 자백이 유일한 증거인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10조에 의하여 丁에게 유죄판결을 선고할 수 없다.
(2) 甲에 대하여
甲은 자백하지 않았고, 甲에 대한 증거는 丁의 진술(甲과 성관계를 가졌다)을 내용으로 하는 D의 증언뿐이다. 공범인 丁의 진술은 甲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310조의 '피고인의 자백'에 해당하지 않아 보강증거를 요하지 않으나(대법원 90도1939), 그 전제로 D의 증언이 甲에 대하여 증거능력이 있어야 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甲에 대한 관계에서 D의 증언은 제316조 제2항에 따라 원진술자 丁이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여야 하는데, 丁이 공동피고인으로 출석해 있어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하므로 증거능력이 없다.
대법원 2000. 12. 27. 선고 99도5679 판결
원진술자인 피고인 1이 사망, 질병 기타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 1의 진술을 그 내용으로 하는 위 진술은 전문증거로서 증거능력이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제316조 –전문진술 (1)
따라서 甲에 대하여는 유죄를 인정할 증거능력 있는 증거가 없으므로 유죄판결을 선고할 수 없다.
결론
丁에 대하여는 자백을 보강할 증거가 없어(형사소송법 제310조), 甲에 대하여는 유일한 증거인 D의 증언이 증거능력이 없어(제316조 제2항), 제1심 법원은 甲과 丁 모두에게 간통죄로 유죄판결을 선고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