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201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2문의2 (단일)
사례
< 공통된 사실관계 >
의류도매업자 甲은 2007. 1. 5. 乙에게 의류 1,000벌을 1억 원에 매도하였다. 乙은 2007. 3. 5.까지 의류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甲에게서 의류 1,000벌을 인수하였다. 당시 甲이 乙의 대금지급능력에 대하여 의문을 표시하자, 乙의 친구 丙은 2007. 3. 7. 乙의 甲에 대한 의류대금채무를 연대보증하였고, 乙의 다른 친구 丁은 2007. 3. 10. 자기 소유 X 주택에 채권최고액을 1억 2,000만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甲에게 설정해 주었다. 그 주택에는 戊가 거주하고 있었는데, 戊는 丁과 임차보증금 8,000만 원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2007. 3. 10. 전입신고를 하고, 같은 날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았다(이하 각 설문은 서로 독립적이다).
< 추가되는 사실관계 >
乙은 2007. 1. 5. 甲에게 위 의류대금의 지급을 위하여 액면금 1억 원, 지급기일 2007. 3. 5. 발행지 및 지급지 서울, 지급장소 주식회사 대안은행 서초동 지점, 발행일 2007. 1. 5. 수취인 백지로 된 약속어음 1장을 발행하였다. 甲은 2010. 1. 5. 위 약속어음금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乙 소유의 Y 토지에 관하여 청구금액 1억 원으로 한 가압류를 신청하여 2010. 1. 7. 그 가압류등기가 마쳐졌다. 한편, 乙은 2013. 1. 11. 위 가압류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하여 법원은 2013. 3. 30. 甲의 가압류신청을 기각하고, 위 가압류를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고, 위 결정은 2013. 4. 10. 확정되었다. 甲은 2013. 10. 5. 丙을 상대로 하여 위 연대보증금 1억 원 및 이에 대한 2007. 3. 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 소송의 경과 >
소송에서 丙은 "乙의 의류대금채무는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지났으므로 소멸하였고, 그에 따라 丙의 보증채무도 역시 소멸하였다."라고 주장하였고, 이에 대하여 甲은 "의류대금채무는 甲이 2010. 1. 5. 乙 소유의 Y 토지에 가압류를 신청하여 2010. 1. 7. 집행됨으로써 그 시효가 중단되었다."라고 주장하였다.
丙은 이에 대하여 "甲의 가압류는 이 사건 의류대금채권의 집행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 지급을 위하여 발행된 어음채권의 집행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 사건 의류대금채권의 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이 없고, 가사 그 효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甲은 수취인란을 보충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압류를 신청하였으므로 역시 그 가압류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 또한 위 가압류는 乙의 이의신청에 의하여 취소되었으므로 시효중단의 효력이 소급적으로 소멸하였다." 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甲은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직후 丙으로부터 '지금은 사정이 어려우니 조금만 기다려 주면 조금씩이라도 변제하도록 하겠으니, 소를 취하해 달라.'라는 취지의 부탁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와 같은 丙의 태도는 소멸시효의 중단사유인 승인에 해당하거나, 시효이익을 포기하는 것에 해당하므로, 丙의 소멸시효항변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주장하였는데, 丙이 甲에게 같은 취지의 말을 하였다는 사실은 증명되었다.
설문
이 소송에서 법원은 어떠한 판결을 선고하여야 하는가에 관한 결론[각하, 청구기각, 청구일부인용(일부인용의 경우 그 구체적인 금액과 내용을 기재할 것), 청구전부인용] 및 각 당사자의 주장의 당부에 관한 판단이 포함된 근거를 쓰시오.
해설
쟁점
연대보증인 丙에 대한 甲의 보증금 청구에서, 주채무인 의류대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가 문제된다. 구체적으로 ① 어음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한 가압류가 원인채권(의류대금채권)의 시효를 중단시키는지, ② 수취인 백지 어음에 의한 가압류에 시효중단 효력이 있는지, ③ 그 가압류가 채무자의 이의로 취소된 경우 시효중단 효력이 소급 소멸하는지, ④ 丙의 발언이 승인 또는 시효이익 포기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민법 제163조(3년의 단기소멸시효) 다음 각호의 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 … 6. 생산자 및 상인이 판매한 생산물 및 상품의 대가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63조
민법 제175조(압류, 가압류, 가처분과 시효중단) 압류, 가압류 및 가처분은 권리자의 청구에 의하여 또는 법률의 규정에 따르지 아니함으로 인하여 취소된 때에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75조
검토
의류대금채권은 상인이 판매한 상품의 대가로서 3년의 단기소멸시효에 걸리고(민법 제163조 제6호), 변제기 다음 날인 2007. 3. 6.부터 시효가 진행하여 특별한 중단사유가 없으면 2010. 3. 5. 완성된다.
(1) 어음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한 가압류와 원인채권의 시효중단
원인채권의 지급을 확보하기 위하여 어음이 수수된 경우, 채권자가 어음채권에 기하여 청구하거나 어음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가압류를 하면 원인채권의 소멸시효도 중단된다.
대법원 1999. 6. 11. 선고 99다16378 판결
… 채권자가 원인채권에 기하여 청구를 한 것이 아니라 어음채권에 기하여 청구를 하는 반대의 경우에는 원인채권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효력이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러한 법리는 채권자가 어음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채무자의 재산을 가압류함으로써 그 권리를 행사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어음소송과 원인채권의 시효
따라서 甲이 어음채권을 피보전권리로 하여 乙 소유 Y 토지를 가압류한 것은 원인채권인 의류대금채권의 시효를 중단시키므로, 丙의 첫째 주장은 이유 없다.
(2) 수취인 백지 어음에 의한 가압류의 시효중단 효력
만기가 기재된 백지어음의 소지인이 백지 부분을 보충하지 않은 상태에서 권리를 행사하더라도 어음상 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는 중단된다.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9다48312 전원합의체 판결
만기는 기재되어 있으나 지급지, 지급을 받을 자 등과 같은 어음요건이 백지인 약속어음의 소지인이 그 백지 부분을 보충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음금을 청구하는 것은 어음상의 청구권에 관하여 잠자는 자가 아님을 객관적으로 표명한 것이고 그 청구로써 어음상의 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는 중단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백지어음의 시효중단
따라서 甲이 수취인란을 보충하지 않은 상태에서 가압류를 신청하였더라도 어음채권 행사로서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고, 그로써 원인채권의 시효도 중단되므로, 丙의 둘째 주장도 이유 없다.
(3) 채무자의 이의로 가압류가 취소된 경우 시효중단 효력의 존속
가압류에 의한 시효중단은 집행보전의 효력이 존속하는 동안 계속되고, 민법 제175조가 정한 사유(권리자의 청구 또는 법률규정 위반에 의한 취소)에 해당하지 않는 한 취소되더라도 이미 발생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소멸하지 않는다.
대법원 2011. 1. 13. 선고 2010다88019 판결
민법 제175조는 … 그러한 사유가 가압류채권자에게 권리행사의 의사가 없음을 객관적으로 표명하는 행위이거나 또는 처음부터 적법한 권리행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때문이므로, 법률의 규정에 따른 적법한 가압류가 있었으나 … 가압류가 취소된 경우에는 위 법조가 정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가압류에 의한 집행보전의 효력이 존속하는 동안은 … 가압류에 의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가압류의 집행보전의 효력이 존속하는 동안 계속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제소기간 도과로 가압류가 취소된 경우 소멸시효 중단 효력의 존속
이 사건 가압류는 채무자 乙의 이의신청에 의하여 취소된 것으로서, 권리자 甲의 청구에 의한 것도 아니고 가압류 절차가 법률규정을 위반한 것도 아니므로 민법 제175조의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미 발생한 시효중단의 효력은 소급 소멸하지 않고, 가압류 취소결정이 확정된 2013. 4. 10.부터 새로 시효가 진행하는데, 甲이 2013. 10. 5.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의류대금채권의 시효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丙의 셋째 주장도 이유 없다.
(4) 주채무의 시효 미완성과 丙의 승인·시효이익 포기 주장
주채무인 의류대금채권의 시효가 위와 같이 중단되어 완성되지 않았으므로, 그 시효 중단은 보증인 丙에게도 효력이 있고(민법 제440조) 丙의 보증채무 역시 존속한다. 따라서 丙의 소멸시효 항변은 이유 없어 甲의 승인·시효이익 포기 주장은 나아가 판단할 필요가 없다. (설령 주채무의 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더라도, 주채무자가 아닌 보증인 丙의 승인이나 시효이익 포기만으로는 주채무에 대한 시효이익 포기의 효과가 생기지 않으므로, 丙은 여전히 주채무의 시효소멸을 원용할 수 있어 甲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대법원 2010다51192 참조.)
결론
丙의 소멸시효 항변과 그 세부 주장은 모두 이유 없고, 주채무인 의류대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지 않아 丙의 연대보증채무가 존속하므로, 법원은 청구를 전부 인용하여 "피고 丙은 원고 甲에게 1억 원 및 이에 대한 2007. 3. 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라는 판결을 선고하여야 한다.
어음채권 행사와 원인채권의 시효중단(99다16378)·백지어음의 시효중단(2009다48312 전합)·보증인의 주채무 시효원용(2010다51192)은 제4·6·8·9·10·13·14·15회 민사법 선택형에서도 반복 출제된 빈출 쟁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