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2014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2문의3 2-1)
사례
< 공통된 사실관계 >
의류도매업자 甲은 2007. 1. 5. 乙에게 의류 1,000벌을 1억 원에 매도하였다. 乙은 2007. 3. 5.까지 의류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하고, 甲에게서 의류 1,000벌을 인수하였다. 당시 甲이 乙의 대금지급능력에 대하여 의문을 표시하자, 乙의 친구 丙은 2007. 3. 7. 乙의 甲에 대한 의류대금채무를 연대보증하였고, 乙의 다른 친구 丁은 2007. 3. 10. 자기 소유 X 주택에 채권최고액을 1억 2,000만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甲에게 설정해 주었다. 그 주택에는 戊가 거주하고 있었는데, 戊는 丁과 임차보증금 8,000만 원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2007. 3. 10. 전입신고를 하고, 같은 날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았다(이하 각 설문은 서로 독립적이다).
< 추가되는 사실관계 >
2\. (공통 사실관계) 乙은 2009. 2. 1. F가 야기한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는데, 사망 당시 상속인으로는 배우자인 C와 망인의 父 D, 母 E가 있었고, 상속재산으로는 甲에 대한 위 1억 원의 의류대금채무 및 Z 부동산(가액은 2억 원), W 동산(1,000만 원 상당)과 F에 대한 5,000만 원의 손해배상채권이 있었으며 C, D, E는 이러한 상속재산의 현황을 잘 알고 있었다. (이하 문항은 상호 관련되지 않은 별개임)
2-1. 乙의 사망 당시 C는 태아(乙의 친자라고 가정한다)를 포태 중이었는데, 남편의 사망으로 정신적 충격으로 고민 끝에 2009. 3. 낙태하였다.
한편, D는 F로부터 위 교통사고로 인한 망인의 손해배상금을 추심하여 변제받아 이를 소비하지 않은 채 E의 예금계좌로 송금한 후, 상속을 포기하기로 마음먹고 2009. 4. 1. 가정법원에 가서 적법요건을 갖춘 상속포기신고를 마쳤다.
설문
甲이 2009. 7. 1. 1억 원의 의류대금청구소송을 제기할 때 누구를 상대로 얼마의 금원을 청구하면 전부승소를 받을 수 있는지(혹은 C, D, E 누구에게도 청구할 수 없다면 그 점을) 그 논거와 함께 서술하라(이자, 비용은 고려하지 않는다).
해설
쟁점
乙 사망 후 태아를 낙태한 배우자 C가 상속인이 되는지(상속결격), 상속재산인 손해배상채권을 추심한 D의 상속포기가 유효한지(법정단순승인), 그 결과 甲이 누구에게 얼마의 상속채무를 청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민법 제1004조(상속인의 결격사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한 자는 상속인이 되지 못한다. 1. 고의로 직계존속, 피상속인, 그 배우자 또는 상속의 선순위나 동순위에 있는 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한 자 …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004조
민법 제1026조(법정단순승인)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상속인이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 1.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 …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026조
검토
(1) 배우자 C — 태아 낙태와 상속결격
乙 사망 당시 C가 포태한 태아는 상속에 관하여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보아(민법 제1000조 제3항) 배우자 C와 함께 공동상속인이 될 지위에 있었다. 그런데 C가 그 태아를 낙태한 것은 고의로 상속의 선순위 또는 동순위에 있는 자를 살해한 것에 해당하여, C는 상속결격자가 된다(민법 제1004조 제1호).
대법원 1992. 5. 22. 선고 92다2127 판결
가. 태아가 호주상속의 선순위 또는 재산상속의 선순위나 동순위에 있는 경우에 그를 낙태하면 … 제1004조 제1호 소정의 상속결격사유에 해당한다.
나. … 상속결격요건으로서 '살해의 고의' 이외에 '상속에 유리하다는 인식'을 요구하지 아니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태아 낙태와 상속결격:재산상속의 선순위·동순위 태아를 낙태하면 제1004조 제1호 상속결격(살해의 고의만 요, 상속에 유리하다는 인식 불요)
즉 살해의 고의만 있으면 상속에 유리하다는 인식이 없었더라도 상속결격이 된다. 한편 그 태아는 살아서 출생하지 못하고 사산되었으므로 상속능력이 없다(민법 제1000조 제3항의 '이미 출생한 것으로 본다'는 것은 살아서 출생한 경우를 전제로 한다).
대법원 1976. 9. 14. 선고 76다1365 판결
태아가 특정한 권리에 있어서 이미 태어난 것으로 본다는 것은 살아서 출생한 때에 … 소급하여 … 태아가 출생한 것과 같이 법률상 보아 준다고 해석하여야 상당하므로 그가 모체와 같이 사망하여 출생의 기회를 못가진 이상 배상청구권을 논할 여지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태아의 권리능력 (2)
따라서 직계비속(태아)은 없고 배우자 C는 상속결격이므로, 상속인은 직계존속인 D와 E가 되고 그 상속분은 각 1/2이다.
(2) 父 D — 상속재산 처분과 법정단순승인
D가 상속재산인 F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을 추심하여 변제받은 것은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에 해당하므로, D는 법정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민법 제1026조 제1호). 법정단순승인은 한정승인이나 포기의 효력이 생기기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한 경우에 적용되고, 그 후에는 포기할 수 없다.
대법원 2016. 12. 29. 선고 2013다73520 판결
민법 제1026조 제1호는 상속인이 상속재산에 대한 처분행위를 한 때에는 단순승인을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 이 규정은 한정승인이나 포기의 효력이 생기기 전에 상속재산을 처분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법정단순승인 (1)
D는 이미 처분행위로 단순승인한 것으로 간주되므로, 그 후 한 상속포기신고는 적법요건을 갖추었더라도 효력이 없어 D는 여전히 상속인이다(추심금을 소비하지 않고 E에게 송금하였더라도 처분행위임에는 변함이 없다). E도 상속인이다.
(3) 甲의 청구 상대방과 금액
금전채무와 같은 가분채무는 상속개시와 동시에 법정상속분에 따라 당연분할되어 각 공동상속인에게 귀속된다(대법원 97다8809). 상속채무 1억 원은 상속인 D·E에게 각 1/2씩 분할되므로, 甲은 D에게 5,000만 원, E에게 5,000만 원을 청구하여야 한다. C는 상속결격자로서 상속채무를 부담하지 않으므로 甲은 C에게 청구할 수 없다.
결론
甲은 D를 상대로 5,000만 원, E를 상대로 5,000만 원을 청구하면 전부승소할 수 있고, 상속결격자인 C에게는 청구할 수 없다.
법정단순승인(2013다73520)·가분채무의 공동상속 분할(97다8809)은 제5·6·8·9·10·13·14회 민사법 선택형에서도 출제된 쟁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