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2013년) 변호사시험 공법 사례형 제2문 3)-(2)
사례
甲은 1992년 3월부터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공무원연금법상 보수월액의 65/1000에 해당하는 기여금을 매달 납부하여 오다가 2012년 3월 31일자로 퇴직을 하여 최종보수월액의 70%에 해당하는 퇴직연금을 지급받아 오던 자이다.
그런데 국회는 2012년 8월 6일 공무원연금의 재정상황이 날로 악화되어 2030년부터는 공무원연금의 재정이 고갈될 것이라고 하는 KDI의 보고서를 근거로 공무원연금 재정의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로 공무원연금법 개혁을 단행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같은 날 공무원연금법을 개정하여, (1) 공무원연금법상 재직 공무원들이 납부해야 할 기여금의 납부율을 보수월액의 85/1000로 인상하고, (2) 퇴직자들에게 지급할 퇴직연금의 액수도 종전 최종보수월액의 70%에서 일률적으로 최종보수월액의 50%만 지급하며, (3) 공무원의 보수인상률에 맞추어 연금액을 인상하던 것을 공무원의 보수인상률과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의 차이가 3% 이상을 넘지 않도록 재조정하였다. (4) 그리고 경과규정으로, 재직기간과 상관없이 개정 당시 재직 중인 모든 공무원들에게 개정법률을 적용하는 부칙 조항(이 사건 부칙 제1조)과, 퇴직연금 삭감조항은 2012년 1월 1일 이후에 퇴직하는 모든 공무원에게 소급하여 적용하는 부칙 조항(이 사건 부칙 제2조)을 두었으며 동 법률은 2012년 8월 16일 공포되어 같은 날부터 시행되었다.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개정법률의 시행에 따라 2012년 8월부터 甲에게 최종보수월액의 70%를 50%로 삭감하여 퇴직연금을 지급하였다. 甲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2012년 8월 26일 자신에게 종전대로 최종보수월액의 70%의 연금을 지급해 줄 것을 신청하였으나,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2012년 9월 5일 50%를 넘는 부분에 대하여는 개정법률에 따라 그 지급을 거부하였다. 이에 甲은 감액된 연금액을 지급받기 위하여 위 거부행위를 대상으로 하여 서울행정법원에 그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
한편, 乙은 1992년 3월부터 20년 넘게 공무원으로 재직하여 오던 중 임용당시 공무원 결격사유가 있었던 사실이 발견되었고, 乙은 이를 이유로 2012년 3월 31일 당연퇴직의 통보를 받게 되었다. (이상 공무원연금법의 내용은 가상의 것임을 전제로 함)
참조조문
【참고자료】달력 ■ 2012년 8월 2012년 11월
2012년 8월: 1일(수), 6일(월), 16일(목) / 2012년 10월: 1일(월), 19일(금), 22일(월) / 2012년 11월: 22일(목)
(이상 공무원연금법의 내용은 가상의 것임을 전제로 함)
설문
이 사건 퇴직연금 삭감조항 및 부칙 제2조가 청구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하라.
해설
쟁점
퇴직연금을 종전 최종보수월액의 70%에서 50%로 일률 감액하는 삭감조항과, 그 삭감조항을 2012. 1. 1. 이후 퇴직한 자에게 소급 적용하는 부칙 제2조가 이미 퇴직하여 연금을 받아 오던 甲의 기본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가 문제된다. 구체적으로 ① 제한되는 기본권(재산권), ② 소급입법의 성격(진정·부진정소급), ③ 소급입법금지·신뢰보호원칙·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가 검토된다.
근거 법령
헌법 제13조 ② 모든 국민은 소급입법에 의하여 참정권의 제한을 받거나 재산권을 박탈당하지 아니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헌법 제13조
헌법 제23조 ①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헌법 제23조
검토
(1) 제한되는 기본권 — 재산권
공무원연금법상 퇴직연금수급권은 사회보장수급권의 성격과 재산권의 성격이 불가분적으로 혼재되어 있다. 특히 그 재원의 형성에 수급권자 자신이 기여금의 납부를 통하여 일부 기여한다는 점에서 재산권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므로, 헌법 제23조의 재산권 보장의 대상이 된다.
헌재 1994. 6. 30. 92헌가9 결정
… 퇴역연금수급권은 사회보장수급권의 성격을 지니면서도, 그 재원 형성에 수급권자 자신이 기여금의 납부를 통하여 일부 기여한다는 점에서 재산권으로서의 성격도 아울러 지닌다.
— 헌재 결정 원문 · 표준판례: 군인연금 퇴역연금수급권의 법적 성격:사회보장수급권 + 재산권의 이중성
따라서 이미 발생한 甲의 퇴직연금수급권을 감액하는 것은 재산권의 제한에 해당하고, 그 위헌 여부는 소급입법금지원칙(헌법 제13조 제2항)과 신뢰보호원칙·과잉금지원칙에 따라 판단된다.
(2) 소급입법의 성격
소급입법은 이미 종료된 사실관계에 작용하는 진정소급입법과 현재 진행 중인 사실관계에 작용하는 부진정소급입법으로 구분되는데, 전자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후자는 원칙적으로 허용되되 신뢰보호의 요청과 공익의 형량을 받는다.
헌재 2011. 3. 31. 2008헌바141 결정
… 부진정소급입법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만 소급효를 요구하는 공익상의 사유와 신뢰보호의 요청 사이의 교량과정에서 신뢰보호의 관점이 입법자의 형성권에 제한을 가하게 되는 데 반하여, 진정소급입법은 …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헌법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이 원칙[이다.]
— 헌재 결정 원문 · 표준판례: 진정소급입법과 부진정소급입법
판례는 퇴직연금 감액조항에 관하여, 이미 이행기가 도달한 퇴직연금수급권의 내용은 변경하지 않고 시행 이후 장래에 이행기가 도래하는 부분만을 변경하는 것이라면 진정소급입법이 아니라 부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한다고 본다.
헌재 2015. 12. 23. 2014헌바365 결정
… 이미 발생하여 이행기에 도달한 퇴직연금수급권의 내용을 변경함이 없이 … 장래에 이행기가 도래하는 퇴직연금수급권의 내용을 변경함에 불과하므로, 진정소급입법에는 해당하지 아니한다.
— 헌재 결정 원문 · 표준판례: 부진정소급입법(3):공무원연금 퇴직급여 감액 부칙 사례
이 사건에서 甲은 2012. 3. 31. 퇴직하여 이미 연금을 받아 오던 자인데, 부칙 제2조는 삭감조항을 2012. 1. 1. 이후 퇴직자에게까지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이미 이행기가 도래하여 甲이 70%로 수령한 부분(2012년 시행 전 수령분)까지 소급하여 감액·환수하는 것이라면 이는 이미 완성된 법률관계를 사후에 박탈하는 진정소급입법으로서 헌법 제13조 제2항에 정면으로 위반되어 허용되지 않는다. 한편 장래에 이행기가 도래하는 연금분의 감액은 부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므로 신뢰보호원칙에 따른 형량이 필요하다.
(3) 신뢰보호원칙·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부진정소급입법으로 보더라도, 그 위헌 여부는 침해받는 신뢰이익의 보호가치, 침해의 정도와 방법, 신뢰침해를 정당화하는 공익의 중대성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한다. 공무원연금 재정의 고갈을 방지하여 연금제도의 존속을 도모한다는 공익은 정당하고 중대하다. 그러나 ① 甲은 이미 퇴직하여 종전 기준에 따른 연금으로 생활을 영위하여 온 자로서 그 신뢰가 매우 확고하고 보호가치가 큰 점, ② 70%에서 50%로의 일률적 감액은 연금액을 약 3분의 1가량 삭감하는 것으로 침해의 정도가 중대한 점, ③ 이미 퇴직한 자에 대하여 아무런 경과조치 없이 소급하여 적용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부칙 제2조에 의한 소급적용은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甲의 신뢰이익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어서 신뢰보호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침해의 최소성·법익의 균형성)에 위반된다.
공무원연금 수급권의 재산권성(92헌가9·97헌마333)과 연금 감액의 소급입법성(2008헌바141·2014헌바365·2007헌바113)은 제4·6·7·13회 공법에서도 출제된 빈출 쟁점이다.
결론
퇴직연금수급권은 재산권의 성격을 가지는데, 부칙 제2조가 이미 퇴직하여 연금을 수령하던 甲에게까지 삭감조항을 소급 적용하는 것은, 이미 수령한 부분에 관하여는 진정소급입법으로서 헌법 제13조 제2항에 위반되고, 장래의 연금분에 관하여도 보호가치 있는 신뢰를 과도하게 침해하여 신뢰보호원칙·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 따라서 이 사건 부칙 제2조(및 그에 따라 甲에게 소급 적용되는 한도에서의 삭감조항)는 甲의 재산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