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2025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1문의1 1)
사례
[기초적 사실관계]
甲은 친구 乙의 2020. 5. 1. 01:00경 폭행행위로 인하여 적극적 손해 500만 원, 소극적 손해 300만 원, 정신적 손해 100만 원, 합계 900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 이후 甲은 2022. 4. 1. 乙을 상대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으로서, 乙과의 친분을 고려하여 위 900만 원의 손해 중 일부에 관하여만 판결을 구한다는 취지를 명백히 하여, 적극적 손해 500만 원, 소극적 손해 100만 원, 합계 600만 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이하 ‘이 사건 소송’이라 한다). 甲이 乙의 폭행행위로 인하여 합계 900만 원의 각 손해를 입은 사실에 관하여는 다툼이 없다.
※ 아래 각 설문은 서로 독립적이며, 이자 등 부수적 청구와 공휴일은 고려하지 말 것
설문
이 사건 소송 진행 중 甲은 자신의 가족까지 비방하는 乙의 태도에 입장을 바꾸어 2024. 6. 1. 기존에 지급을 구한 합계 60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손해 중 소극적 손해 200만 원의 지급을 추가로 구하는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 신청서를 제출하였고, 이에 대하여 乙의 소멸시효 완성의 항변과 甲의 소멸시효 중단의 재항변이 이어졌다. 위 추가 청구를 포함한 甲의 청구에 대하여 법원은 어떠한 판단을 하여야 하는지 서술하시오.
해설
쟁점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의 소송물이 어떻게 나뉘는지(손해 3분설), 甲이 한 명시적 일부청구의 소송물과 소멸시효 중단의 범위가 어디까지 미치는지, 그리고 소송 진행 중 추가로 구한 소극적 손해 200만 원 청구가 소멸시효 완성으로 배척되는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민법 제766조(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766조
민법 제170조(재판상의 청구와 시효중단) ① 재판상의 청구는 소송의 각하, 기각 또는 취하의 경우에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 ② 전항의 경우에 6월내에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참가,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한 때에는 시효는 최초의 재판상 청구로 인하여 중단된 것으로 본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170조
검토
(1) 손해배상청구의 소송물 — 손해 3분설
판례는 신체의 상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서 그 소송물인 손해를 적극적 재산상 손해·소극적 재산상 손해·정신적 손해(위자료)의 세 가지로 나누어 각각 별개의 소송물로 본다(손해 3분설).
대법원 1976. 10. 12. 선고 76다1313 판결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신체의 상해를 입었기 때문에 가해자에게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에 있어서는 그 소송물인 손해는 통상의 치료비 등과 같은 적극적 재산상 손해와 일실수익 상실에 따르는 소극적 재산상 손해 및 정신적 고통에 따르는 정신적 손해(위자료)의 3가지로 나누어진다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신체상해와 소송물
사안에서 甲이 입은 손해는 적극적 손해 500만 원, 소극적 손해 300만 원, 정신적 손해 100만 원의 세 소송물로 나뉜다.
(2) 명시적 일부청구의 소송물과 시효중단의 범위
하나의 채권 중 일부만을 청구하면서 그것이 일부청구임을 명백히 한 때에는, 그 소송물은 청구한 일부에 한정되고(명시설), 소 제기에 의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도 그 일부에 관하여만 발생하며 나머지 부분에는 미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대법원 1985. 4. 9. 선고 84다552 판결
전 소송에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치료비청구를 하면서 일부만을 특정하여 청구하고 그 이외의 부분은 별도소송으로 청구하겠다는 취지를 명시적으로 유보한 때에는 그 전 소송의 소송물은 그 청구한 일부의 치료비에 한정되는 것이고 …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일부청구와 중복제소
다만 명시적 일부청구를 하면서 소송의 진행경과에 따라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을 소장에 표시하고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 실제로 청구금액을 확장한 경우에는, 소 제기 당시부터 채권 전부에 관하여 판결을 구한 것으로 보아 소 제기 시부터 채권 전부에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한다.
대법원 2020. 2. 6. 선고 2019다223723 판결(판결요지 가.)
하나의 채권 중 일부에 관하여만 판결을 구한다는 취지를 명백히 하여 소송을 제기한 경우에는 소제기에 의한 소멸시효중단의 효력이 그 일부에 관하여만 발생하고, 나머지 부분에는 발생하지 아니하나 …, 소장에서 청구의 대상으로 삼은 채권 중 일부만을 청구하면서 소송의 진행경과에 따라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을 표시하고 당해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 실제로 청구금액을 확장한 경우에는 소제기 당시부터 채권 전부에 관하여 판결을 구한 것으로 해석되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소제기 당시부터 채권 전부에 관하여 재판상 청구로 인한 시효중단의 효력이 발생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소멸시효의 중단사유:청구 (1)
사안에서 甲은 2022. 4. 1. 900만 원의 손해 중 일부에 관하여만 판결을 구한다는 취지를 명백히 하여 적극적 손해 500만 원과 소극적 손해 100만 원만을 청구하였다. 즉 甲은 소극적 손해 300만 원 중 100만 원만을 명시적 일부청구하면서 장차 청구금액을 확장할 뜻은 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소송물은 청구한 일부(적극 500만 원·소극 100만 원)에 한정되고, 소 제기에 의한 시효중단의 효력도 그 부분에만 발생할 뿐, 청구하지 않은 나머지 소극적 손해 200만 원에는 미치지 않는다. 일부청구와 시효중단에 관한 이 법리는 제13회 제54번·제6회 제59번·제3회 제66번 선택형에서도 출제되었고(표준판례), 위 2019다223723은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이다.
(3) 추가 소극적 손해 200만 원 청구의 소멸시효 완성 여부
甲의 소극적 손해 200만 원 추가청구는 2024. 6. 1.에 비로소 이루어졌다. 이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甲이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폭행이 있은 2020. 5. 1.)부터 진행하여 3년이 지난 2023. 5. 1. 완성되었다(민법 제766조 제1항). 그런데 위 (2)에서 본 바와 같이 2022. 4. 1.자 명시적 일부청구는 이 200만 원 부분에 대하여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고, 甲이 장차 청구를 확장할 뜻을 소장에 표시한 바도 없어 소송 계속 중 최고가 지속된다고 볼 수도 없다. 결국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에 추가청구가 제기된 것이므로, 乙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은 이유 있고 甲의 소멸시효 중단 재항변은 이유 없다.
결론
법원은 적극적 손해 500만 원과 당초 청구한 소극적 손해 100만 원(합계 600만 원)의 청구에 대하여는 손해 발생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추가로 구한 소극적 손해 200만 원의 청구에 대하여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