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2013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3문 3)
사례
스마트폰 부품의 제조와 판매를 업으로 하는 비상장회사인 X주식회사는 자본금이 2억 5천만 원이며 주주명부에는 동 회사의 발행주식총수 중 A가 50%, B가 30%, C가 10%, D가 10%를 각각 보유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다만, D는 X주식회사의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E가 D의 승낙을 얻어 D의 명의를 차용한 것이다. A의 추천으로 甲과 乙이 이사로 선임되었으며, 그중 甲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나머지 1명의 이사는 B가 추천한 사람이다.
X주식회사는 신기술 도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신주를 발행하기로 하고, 이사회 결의로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에 비례하여 신주를 배정하고 기존 주주 전원이 신주인수대금을 전액 납입함에 따라 자본금을 3억 원으로 변경하는 등기를 마쳤다(이하 '제1차 신주발행'이라고 함). 그런데, 제1차 신주발행 당시 A는 대표이사 甲과 공모하여 丙으로부터 금전을 차용하여 납입하고 자본금 변경등기 후 곧바로 이를 인출하여 丙에게 변제하였으며, 이러한 사실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1차 신주발행 직후에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A와 B, 그리고 C의 의결권 행사를 대리하는 C의 배우자 F가 출석하고 출석주주 전원이 甲의 대표이사 재선임 결의에 찬성함으로써 甲이 대표이사직을 계속 유지하게 되었다.
그 후 X주식회사가 스마트폰 부품 제조분야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차지함에 따라 X주식회사에 투자하기를 희망하거나 X주식회사의 경영권을 탐내는 기업이 많이 생겨났다. 이에 대표이사 甲은 이사 및 감사 전원에게 이사회 소집을 통지하고, 이에 따라 개최된 이사회에서 신주를 발행하여 甲에게 우호적인 Y주식회사에 그 전부를 배정하기로 결의하였다. Y주식회사는 신주인수대금 중 일부는 현금으로 납입하고 나머지는 시가 3천만 원 상당의 공장부지를 X주식회사에 양도하되 검사인의 검사절차는 거치지 않았으며, X주식회사는 자본금을 3억 5천만 원으로 변경하는 등기를 마쳤다(이하 '제2차 신주발행'이라고 함). X주식회사는 제2차 신주발행 당시 공장의 증축과 노후된 시설의 교체를 위하여 자금이 필요하였으나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차입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불가능한 상태는 아니었다.
X주식회사의 정관: 제10조(신주인수권) ① 이 회사의 주주는 신주발행에 있어서 그가 소유한 주식수에 비례하여 신주의 배정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②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긴급한 자금의 조달을 위하여 국내외 금융기관이나 투자자에게 신주를 발행하거나 기술도입의 필요상 제휴회사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에는 주주 이외의 자에게 이사회의 결의로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 / 제26조(의결권의 대리행사) ① 주주는 대리인으로 하여금 그 의결권을 행사하게 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대리인은 이 회사의 주주에 한하며, 주주총회 개시 전에 그 대리권을 증명하는 서면(위임장)을 제출하여야 한다. / 제33조(대표이사의 선임)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주주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선임한다.
설문
제1차 신주발행 직후에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甲을 대표이사로 재선임한 결의는 유효한가?
해설
쟁점
제1차 신주발행 직후 주주총회에서 甲을 대표이사로 재선임한 결의가 유효한지가 문제된다. ① A의 가장납입이 제1차 신주발행 및 A의 주주권에 미치는 영향, ② 주주 아닌 C의 배우자 F의 의결권 대리행사가 정관 제26조 제2항에 위반되는지, ③ 정관에 따른 주주총회의 대표이사 선임이 검토된다.
근거 법령
상법 제368조(총회의 결의방법과 의결권의 행사) ② 주주는 대리인으로 하여금 그 의결권을 행사하게 할 수 있다. …
— 국가법령정보센터 · 상법 제368조
상법 제389조(대표이사) ① … 그러나 정관으로 주주총회에서 이를 선정할 것을 정할 수 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상법 제389조
검토
(1) A의 가장납입과 의결권
A가 대표이사 甲과 공모하여 丙으로부터 차용한 금전으로 신주인수대금을 납입한 후 자본금 변경등기 직후 이를 인출하여 변제한 것은 이른바 가장납입에 해당한다. 그러나 판례는 일시 차입금에 의한 가장납입의 경우에도 납입의 외형이 갖추어진 이상 주금납입의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고 본다. 따라서 A가 인수한 신주의 효력은 유효하고, A는 그 주식에 관한 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다만 회사는 A에게 체당 납입한 주금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을 뿐이다).
대법원 1985. 1. 29. 선고 84다카1823 판결
회사의 설립이나 증자의 경우에 일시적인 차입금을 가지고 주금납입의 형식을 취하여 … 곧 그 납입금을 인출하여 차입금을 변제하는 이른바 주금의 가장납입의 경우에도 주금납입의 효력을 부인할 수 없으므로 주금납입의 절차는 일단 완료되고 … 주주의 주금납입의무도 종결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일시차입금에 의한 위장납입의 효력
(2) F의 의결권 대리행사와 정관 규정
정관 제26조 제2항은 의결권 대리인의 자격을 회사의 주주로 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정관 규정은 주주총회가 주주 이외의 제3자에 의하여 교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합리적인 제한으로서 유효하다. 그러나 그 취지에 비추어, 주주의 가족이나 직원 등이 주주를 위한 대리인으로서 의결권을 대리행사하는 것은 정관 규정에 위반되지 않는다.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5다22701 판결
… 대리인의 자격을 주주로 한정하는 취지의 주식회사의 정관 규정은 … 합리적인 이유에 의한 상당한 정도의 제한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이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 주주를 위한 대리인으로서 의결권을 대리행사하는 것은 허용되어야 하고 이를 가리켜 정관 규정에 위반한 무효의 의결권 대리행사라고 할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의결권의 대리행사·불통일행사:대리인 자격 주주 한정 정관과 공무원·직원 대리, 불통일행사 통지기한 위반, 대리권 증명서면(위임장)
따라서 C의 배우자인 F가 C를 위하여 의결권을 대리행사한 것은 정관 제26조 제2항에 위반되지 않으므로, C의 의결권은 F를 통하여 적법하게 행사되었다.
(3) 대표이사 선임기관과 의결정족수
상법상 대표이사는 원칙적으로 이사회가 선정하나, 정관으로 주주총회에서 선정하도록 정할 수 있다(상법 제389조 제1항 단서). X주식회사 정관 제33조는 대표이사를 주주총회 결의로 선임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주주총회에서 甲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은 적법한 기관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이 결의에는 A(50%), B(30%), C(F 대리, 10%)가 출석하여 발행주식총수의 90%가 출석하고 출석주주 전원이 찬성하였으므로, 보통결의의 정족수(출석주주 의결권의 과반수 및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를 충족한다.
가장납입의 효력(84다카1823)과 의결권 대리인 자격 제한 정관(2005다22701)은 제7·4회 민사법 선택형에서도 출제된 빈출 쟁점이다.
결론
A의 가장납입에도 불구하고 A의 주식과 의결권은 유효하고, C의 배우자 F의 의결권 대리행사도 정관에 위반되지 않아 적법하며, 정관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를 선임할 수 있고 의결정족수도 충족되었으므로, 甲을 대표이사로 재선임한 주주총회 결의는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