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2025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1문의3 nan
사례
甲은 2024. 6. 2. 乙을 상대로 대여금 1억 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甲은 소장에 乙 명의의 차용증을 서증으로 첨부하여 제출하였는데, 차용증에는 '乙은 甲으로부터 1억 원을 정히 차용함. 이자는 없고, 차용금은 2023. 12. 31.까지 변제하겠음. 2023. 4. 1. 차용인 乙'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차용인 乙의 이름 옆에는 乙의 도장이 날인되어 있다. 乙은 제1회 변론기일에서 甲으로부터 돈을 차용한 사실이 전혀 없다는 취지의 답변서를 진술하였다.
제2회 변론기일에서 차용증에 대하여 증거조사를 하였는데, 乙은 '차용증에 날인된 도장은 내가 사용하던 도장이 맞다. 그러나 차용증에 날인한 사람은 내가 아니고, 그 무렵 도장을 분실하여 누가 차용증에 날인했는지는 모르겠다'고 진술하였다. 이후 甲과 乙은 실제 날인 행위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구체적인 증거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았고, 차용증 이외에는 특별한 증거가 제출되지 않은 채로 변론이 종결되었다.
설문
甲의 청구에 대하여 법원은 어떠한 판단을 하여야 하는지 서술하시오.
해설
쟁점
사문서이자 처분문서인 이 사건 차용증의 진정성립(형식적 증거력)이 인정되는지, 특히 乙이 인영은 자신의 것이나 자신이 날인한 것은 아니라고 다투는 경우 진정성립의 추정이 복멸되는지, 나아가 진정성립이 인정될 때 처분문서의 실질적 증거력에 따라 법원이 대여사실을 인정하여야 하는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민사소송법 제358조(사문서의 진정의 추정) 사문서는 본인 또는 대리인의 서명이나 날인 또는 무인(拇印)이 있는 때에는 진정한 것으로 추정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358조
검토
(1) 형식적 증거력 — 이단의 추정과 그 복멸
문서에 날인된 작성명의인의 인영이 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의 의사에 기한 것으로 사실상 추정되고(1단의 추정), 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민사소송법 제358조에 의하여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2단의 추정). 다만 이 사실상 추정은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 이외의 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이 밝혀지면 깨어진다.
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37831 판결(판결요지 [2])
문서에 날인된 작성명의인의 인영이 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인영의 진정성립, 즉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의 의사에 기한 것임이 사실상 추정되고, 일단 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그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나, 위와 같은 사실상 추정은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 이외의 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이 밝혀진 경우에는 깨어지는 것이므로, 문서제출자는 그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정당한 권원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까지 증명할 책임이 있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사문서의 형식적 증거력:작성명의인 아닌 자의 날인 사실이 인정될 경우 증명책임의 소재
사안에서 乙은 차용증에 날인된 인영이 자신의 도장에 의한 것임을 인정하였으므로, 위 이단의 추정에 의하여 차용증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된다. 乙은 그 도장을 분실하였고 누가 날인하였는지 모른다고 다툴 뿐, 실제 날인행위자가 작성명의인 이외의 자라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구체적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날인행위가 乙 이외의 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이 밝혀졌다고 볼 수 없어 사실상 추정은 복멸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차용증의 형식적 증거력(진정성립)이 인정된다. 이 형식적 증거력 법리는 제9회 제68번·제6회 제58번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이다.
(2) 실질적 증거력 — 처분문서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반증이 없는 한 법원은 그 기재 내용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
대법원 1988. 12. 13. 선고 87다카3147 판결(판결요지 [1])
처분문서의 경우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반증이 없는 한 법원은 그 기재 내용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할 구속을 받게 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처분문서의 실질적 증거력
이 사건 차용증은 乙이 甲으로부터 1억 원을 차용한다는 의사표시가 기재된 처분문서이고,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며, 乙은 그 기재 내용과 달리 볼 만한 반증(변제, 통정허위표시 등)을 전혀 제출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법원은 차용증 기재대로 甲과 乙 사이에 금전소비대차계약이 체결되어 대여가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하여야 한다. 이 판례(87다카3147)는 제9회 제68번·제6회 제58번·제3회 제61번에서도 출제되었다.
결론
이 사건 차용증은 이단의 추정에 의하여 형식적 증거력(진정성립)이 인정되고 乙이 그 추정을 복멸하지 못하였으며, 처분문서의 실질적 증거력에 따라 그 기재 내용대로 대여사실이 인정되므로, 법원은 甲의 대여금 청구를 인용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