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2025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2문의1 1)
사례
[기초적 사실관계]
乙은 2023. 4. 5. 甲으로부터 甲 소유의 X 건물을 매매대금 10억 원에 매수하되, 계약금 1억 원은 계약 당일, 중도금 3억 원은 2023. 5. 10.에 각 지급하고, 잔금 6억 원은 2023. 10. 31. 소유권이전에 필요한 서류를 제공받음과 동시에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이하 ‘이 사건 매매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후 계약금과 중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 이하의 추가적 사실관계 1, 2는 각각 독립적인 별개의 사실관계임
[추가적 사실관계 1]
乙이 잔금지급기일에 잔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자 甲은 여러 차례에 걸쳐 乙에게 잔금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乙은 X 건물이 병원으로 용도변경이 이루어져야 잔금을 지급할 수 있는데 용도변경이 불가능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매매계약이 실효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잔금의 지급을 거부하고 甲에게 계약금 및 중도금의 반환을 요구하였다. 이후 甲은 용도변경 여부는 이 사건 매매계약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면서 소유권이전에 필요한 서류를 제공하거나, 수령하여 갈 것을 최고함이 없이 거듭 잔금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乙 역시 이 사건 매매계약의 실효를 재차 주장하며 甲에게 계약금 및 중도금의 반환을 요구하였다.
한편 X 건물은 2024. 2. 3. 강제수용되어 甲이 수용보상금 4억 3,000만 원을 수령하였다. 甲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구두로 乙이 추진하는 X 건물에 대한 병원으로의 용도변경에 협력하기로 하였고, 위 용도변경은 이 사건 매매계약 체결 이후 관련 법령의 개정으로 사실상 승인되기 어려웠던 것으로 밝혀졌다.
설문
[추가적 사실관계 1] 甲이 乙을 상대로‘X 건물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제공이 있더라도 乙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수령을 거절하고 잔금지급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없었음이 명백하므로, X 건물이 수용되어 이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된 것은 ① 乙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것이거나, ② 사실상 乙의 수령지체 중에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乙을 상대로 매매잔대금 1억 7,000만 원(= 잔금 6억 원 – 수용보상금 4억 3,000만 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을 경우, 甲의 乙에 대한 청구는 인용될 수 있는지 판단하고 그 근거를 서술하시오.
해설
쟁점
X 건물이 수용되어 甲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 甲이 민법 제538조 제1항 제1문(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 또는 제2문(채권자의 수령지체 중 쌍방 무책 사유)을 주장하여 乙에게 매매잔대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민법 제538조(채권자귀책사유로 인한 이행불능) ①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채권자의 책임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채권자의 수령지체 중에 당사자쌍방의 책임없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도 같다. ② 전항의 경우에 채무자는 자기의 채무를 면함으로써 이익을 얻은 때에는 이를 채권자에게 상환하여야 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538조
검토
(1) 제538조 제1항 제1문 —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 여부
乙이 X 건물의 병원 용도변경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는 이유로 잔금 지급을 거절한 것은, 채무자 甲의 이행 실현을 방해하거나 신의칙상 비난받을 수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없으므로, X 건물의 수용으로 인한 이행불능을 채권자 乙의 책임 있는 사유로 볼 수 없다. 따라서 甲은 제538조 제1항 제1문의 적용을 주장할 수 없다.
(2) 제538조 제1항 제2문 — 수령지체 중 쌍방 무책 사유 여부
乙의 수령거절 의사가 확고하여 채권자의 영구적 불수령에 해당하더라도, 제538조 제1항 제2문의 '채권자의 수령지체 중에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채무자의 이행제공이 필요하다.
대법원 2004. 3. 12. 선고 2001다79013 판결
… 채권자가 변제를 받지 아니할 의사가 확고한 경우(이른바, 채권자의 영구적 불수령)에는 구두의 제공조차 필요 없다고 할 것이지만, 그러한 구두의 제공조차 필요 없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이는 그로써 채무자가 채무불이행책임을 면한다는 것에 불과하고, 제538조 제1항 제2문 소정의 '채권자의 수령지체 중에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현실 제공이나 구두 제공이 필요하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변제제공의 방법 (3)
甲은 소유권이전에 필요한 서류를 제공하거나 수령하여 갈 것을 최고함이 없이 거듭 잔금만을 청구하였을 뿐 이행제공을 하지 아니하였으므로, 乙은 수령지체에 빠졌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甲은 제538조 제1항 제2문의 적용도 주장할 수 없다.
결론
甲은 제538조 제1항 제1문·제2문 어느 것의 적용도 주장할 수 없으므로, 甲의 乙에 대한 매매잔대금 1억 7,000만 원 청구는 인용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