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2025년) 변호사시험 민사법 사례형 제2문의2 nan
사례
[기초적 사실관계]
상가분양업자인 乙은 2021. 3. 23. 甲 소유의 X 토지 위에 3층 오피스텔인 Y 건물을 신축하고 이를 분양하기 위해 甲으로부터 X 토지를 90억 원에 매수하고 甲에게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60억 원을 지급하였다. 그리고 매매잔대금 30억 원의 지급에 갈음하여, 甲과 乙은 乙이 향후 신축하는 Y 건물 1층의 101호 및 102호에 대한 분양권을 甲에게 양도하고, 분양권명의변경 및 소유권이전등기는 甲 또는 甲이 정하는 자에게로 하는 내용의 대물변제합의(이하 ‘제1차 대물변제약정’이라 한다)를 하였으며, 乙은 2021. 9. 5. X 토지에 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다만 분양권명의변경 및 그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는 乙이 Y 건물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후에 해 주기로 하였다.
이후 甲은 乙 및 丁에게 각 15억 원씩을 차용하였는데 이를 변제하지 못하자, 甲은 2022. 9. 13. 위 각 차용금채무의 변제에 갈음하여 乙의 승낙을 받아 101호에 대한 분양권을 다시 乙에게 양도하고, 102호에 대한 분양권은 甲이 丁에게 양도하는 내용의 각 대물변제합의(乙, 丁에 대한 분양권 양도를 통틀어 이하 ‘제2차 대물변제약정’이라 한다)를 하였다. 마찬가지로 분양권명의변경 및 그에 기한 소유권이전등기는 乙이 Y 건물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후에 해 주기로 하였다.
한편 甲에게 30억 원의 대출금 채권을 가지고 있던 丙은 2023. 2. 1. 위 대출금 채권을 청구채권으로 하고 甲을 채무자, 乙을 제3채무자로 하여 제1차 대물변제약정에 따라 甲이 乙에 대하여 가지는 101호 및 102호에 대한 분양권에 관하여 양도·처분을 금지하는 내용의 가압류를 신청하였고, 인용된 가압류결정문이 2023. 2. 22. 乙에게 송달되었다. 그 후 丙이 甲을 상대로 30억 원의 대출금지급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2023. 6. 7. 丙의 전부승소 판결이 확정되었다.
2023\. 7. 5. Y 건물에 대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친 후 乙은 丙의 가압류결정에도 불구하고, 2023. 7. 13. 101호에 대한 분양권을 戊에게 16억 원에 매도하고 戊 명의로 분양권명의변경 및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주었고, 102호에 대해 丁 명의로 분양권명의변경 및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주었다.
[소송의 경과]
丙이 乙을 상대로, 101호 및 102호에 대해 戊 및 丁에게 분양권명의변경 및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준 행위는 丙의 가압류결정을 위반한 불법행위라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해 乙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丙의 가압류는 무효이므로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① 丙의 가압류결정 이전에 이미 대물변제로 甲의 101호 및 102호에 대한 분양권이 소멸하였다.
② 제2차 대물변제약정은 실질적으로 제1차 대물변제약정을 합의해제한 것이므로 甲의 101호 및 102호에 대한 분양권은 소멸하였다.
③ 나아가 101호의 경우, 乙이 제2차 대물변제약정에 의해 甲의 101호에 대한 분양권을 이전받았으므로 甲의 101호에 대한 분양권은 소멸하였다.
그러자 丙은 乙의 각 주장에 대응하여 다음과 같이 반박한다.
① 제2차 대물변제약정만 체결되었을 뿐 그에 따른 분양권명의변경과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제1차 대물변제약정에 따른 甲의 101호 및 102호에 대한 분양권은 소멸하지 않았다.
② 제2차 대물변제약정을 제1차 대물변제약정에 대한 합의해제로 볼 수 없으며, 설령 합의해제로 보더라도 그 해제로써 丙에게 대항할 수 없다.
③ 제2차 대물변제약정으로 甲의 101호에 대한 분양권이 소멸하지 않았고, 설령 소멸하였더라도 그 채권의 양도에 대하여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대항요건을 갖추지 않았으므로 丙에게 대항할 수 없다.
설문
乙 및 丙의 각 주장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법원의 결론(소 각하/청구 기각/청구 인용/청구 일부 인용 - 일부 인용의 경우 인용 범위를 특정할 것)을 서술하시오.
해설
쟁점
丙의 乙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가 인정되려면 丙의 가압류가 유효하여야 하므로, ① 제2차 대물변제약정으로 甲의 분양권이 소멸하였는지(乙 ①), ② 제2차 대물변제약정이 제1차 대물변제약정의 합의해제인지(乙 ②), ③ 甲이 乙에게 양도한 101호 분양권이 혼동으로 소멸하였는지(乙 ③)와 ④ 그 경우 가압류채권자 丙이 민법 제450조 제2항의 제3자에 해당하는지(丙 ③)가 문제되고, 나아가 ⑤ 102호 분양권에 대한 가압류의 효력이 문제된다.
근거 법령
민법 제450조(지명채권양도의 대항요건) ① 지명채권의 양도는 양도인이 채무자에게 통지하거나 채무자가 승낙하지 아니하면 채무자 기타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② 전항의 통지나 승낙은 확정일자있는 증서에 의하지 아니하면 채무자 이외의 제삼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민법 제507조(혼동의 요건, 효과) 채권과 채무가 동일한 주체에 귀속한 때에는 채권은 소멸한다. 그러나 그 채권이 제삼자의 권리의 목적인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450조 · 제507조
검토
(1) 丙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의 구조
丙은 甲을 채무자, 乙을 제3채무자로 하여 제1차 대물변제약정에 따라 甲이 乙에 대하여 가지는 101호·102호 분양권에 양도·처분 금지 가압류를 하였다. 이 가압류가 유효하다면 乙이 그 분양권을 戊·丁에게 처분한 것은 가압류를 위반한 불법행위가 되나, 가압류의 목적인 甲의 분양권이 이미 소멸하였다면 가압류는 무효이므로 乙은 불법행위책임을 지지 않는다.
(2) 乙 ① 주장 — 가압류 전 대물변제로 분양권이 소멸하였는지
대물변제가 효력을 발생하려면 본래의 이행에 갈음하는 다른 급여가 현실적이어야 하고, 등기·등록을 요하는 경우에는 그 등기·등록까지 마쳐야 한다.
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다13371 판결(판결요지 [1])
대물변제가 효력을 발생하려면 채무자가 본래의 이행에 갈음하여 행하는 다른 급여가 현실적이어야 하고 등기나 등록을 요하는 경우 그 등기나 등록까지 경료하여야 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대물변제 (2)
제2차 대물변제약정은 그 약정만 체결되었을 뿐 분양권명의변경과 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제1차 대물변제약정에 따라 甲이 취득한 101호·102호 분양권은 소멸하지 않았다. 따라서 乙 ①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고, 丙 ①의 반박이 타당하다. 대물변제의 요물성에 관한 이 법리는 제15회 제27번에서도 출제되었다(표준판례).
(3) 乙 ② 주장 — 제2차 대물변제약정이 제1차의 합의해제인지
제2차 대물변제약정은 甲의 乙·丁에 대한 각 차용금채무의 변제에 갈음하여 101호 분양권을 다시 乙에게, 102호 분양권을 丁에게 양도하는 대물변제합의로서, 이는 제1차 대물변제약정으로 甲이 취득한 분양권을 다시 양도하는 것이지 제1차 대물변제약정 자체를 합의해제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합의해제를 전제로 한 乙 ②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고, 丙 ②의 반박이 타당하다.
(4) 乙 ③ 주장 — 101호 분양권의 혼동 소멸(타당)
지명채권의 양수인이 그 양도되는 채권의 채무자인 경우에는 채권양도에 따른 처분행위 시 채권과 채무가 동일한 주체에 귀속하므로 민법 제507조 본문에 따라 채권이 혼동으로 소멸한다.
대법원 2022. 1. 13. 선고 2019다272855 판결(판결요지 [1])
채권양도에 의하여 채권은 그 동일성을 잃지 않고 양도인으로부터 양수인에게 이전되는데 … 지명채권 양수인이 '양도되는 채권의 채무자'인 경우에는 채권양도에 따른 처분행위 시 채권과 채무가 동일한 주체에 귀속한 때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507조 본문에 따라 채권이 혼동에 의하여 소멸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채권양도로 채권이 채무자에게 귀속되어 혼동으로 소멸한 경우:그 후 채권 압류·가압류결정은 무효이고 압류·가압류채권자는 민법 제450조 제2항의 제3자가 아님
101호에 관하여 甲은 채무자인 乙에게 그 분양권을 양도하였으므로, 양도되는 채권의 채무자가 곧 양수인이 되어 채권과 채무가 乙에게 귀속함으로써 甲의 101호 분양권은 혼동으로 소멸한다. 따라서 乙 ③의 주장은 타당하다. 이 혼동 법리는 제13회 제63번에서도 출제되었다.
(5) 丙 ③ 주장 —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대항요건(부당)
민법 제450조 제2항의 제3자에 대한 대항요건은 양도된 채권이 존속하는 동안 그 채권에 관하여 양수인의 지위와 양립할 수 없는 법률상 지위를 취득한 제3자가 있는 경우에 적용된다.
대법원 2022. 1. 13. 선고 2019다272855 판결(판결요지 [2])
… 지명채권 양수인이 '양도되는 채권의 채무자'여서 양도된 채권이 민법 제507조 본문에 따라 혼동에 의하여 소멸한 경우에는 후에 채권에 관한 압류 또는 가압류결정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더라도 채권압류 또는 가압류결정은 존재하지 아니하는 채권에 대한 것으로서 무효이고, 압류 또는 가압류채권자는 민법 제450조 제2항에서 정한 제3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101호 분양권은 혼동으로 소멸하였으므로, 그 후 丙의 가압류결정이 제3채무자 乙에게 송달되었더라도 이는 존재하지 않는 채권에 대한 것으로서 무효이고, 丙은 제450조 제2항의 제3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확정일자 있는 증서에 의한 대항요건의 문제는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丙 ③의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 제450조 제2항의 제3자 범위(양립할 수 없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법리는 제15회 제24번·제11회 제8번 등에서도 출제되었다(표준판례).
(6) 102호 분양권에 대한 판단
반면 102호 분양권은 甲이 채무자 乙이 아니라 제3자인 丁에게 양도한 것이어서 혼동이 일어나지 않고, 그 양도에 따른 분양권명의변경·소유권이전등기가 이루어지지 않아 甲의 乙에 대한 102호 분양권은 여전히 존속한다. 따라서 그에 대한 丙의 가압류는 유효하고, 乙이 이를 무시하고 102호 분양권을 丁에게 명의변경·이전등기하여 준 행위는 가압류를 위반한 불법행위가 된다.
결론
101호에 관하여는 甲의 분양권이 혼동으로 소멸하여 丙의 가압류가 무효이므로 乙이 이를 戊에게 처분한 행위는 불법행위가 되지 않아 그 부분 청구는 기각되고, 102호에 관하여는 丙의 가압류가 유효한데 乙이 이를 丁에게 처분하였으므로 그 부분은 불법행위가 되어 청구가 인용된다. 따라서 법원은 丙의 청구를 일부인용(102호 분양권 처분으로 인한 손해배상 부분 인용)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