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2025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사례형 제1문 2)
사례
(1) 甲은 평소 사이가 매우 좋지 않은 자신의 아버지 A를 죽여야겠다고 마음먹고, 후배 乙에게 A의 집에 불을 질러 A를 살해해 달라고 사주하였다. 이를 승낙한 乙은 A가 자고 있는 집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으나 집 천장까지 불길이 붙자 놀라서 도망하였고, A는 출동한 소방대에 구조되어 다친 곳은 없었다.
(2) 乙은 위 (1) 사건으로 수사를 받게 되자 사법경찰관 P1에게 금품을 주어 형사처벌을 면하기로 마음먹고, 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친구 B에게 딸의 수술비 명목인 것처럼 말하여 3천만 원을 빌렸다. 乙은 평소 P1과 친분이 있는 丙에게 사정을 말하고 3천만 원을 주면서 P1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이에 동의한 丙은 위 3천만 원 중 2천만 원을 임의로 소비하고 나머지만 P1에게 전달하였다.
(3) 甲은 자신이 단독으로 소유한 Y시 소재 빌라에 거주 중인 임차인 C와 집수리 문제로 갈등이 발생하자 C를 쫓아내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甲은 乙에게 위 빌라 현관문에 자신이 구입하여 설치해 준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변경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그 사정을 알고 있던 乙은 이를 이행하였다.
설문
(2)에서 乙과 丙의 죄책은?
해설
쟁점
乙이 B를 기망하여 차용한 행위의 사기죄 성부와, 뇌물자금을 丙을 통해 P1에게 전달한 행위의 뇌물공여죄·제3자뇌물교부죄 성부, 그리고 丙이 전달을 부탁받은 뇌물자금 중 일부를 소비한 행위의 증뢰물전달죄 및 횡령죄 성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형법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133조(뇌물공여 등) ① 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에 기재한 뇌물을 약속, 공여 또는 공여의 의사를 표시한 자는 … ② 제1항의 행위에 제공할 목적으로 제3자에게 금품을 교부한 자 또는 그 사정을 알면서 금품을 교부받은 제3자도 제1항의 형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47조 · 제133조
검토
(1) 乙의 죄책
가. (용도)사기죄
乙은 뇌물자금을 마련할 목적임에도 B에게 '딸의 수술비'라고 용도를 속여 3천만 원을 차용하였다. 금전 차용에서 그 용도에 관하여 진실에 반하는 사실을 고지하였고 B가 그 진실을 알았더라면 대여하지 않았을 것으로 인정된다면, 기망·착오·처분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어 사기죄가 성립한다(형법 제347조 제1항).
나. 뇌물공여죄·제3자뇌물교부죄
乙은 사법경찰관 P1에게 뇌물을 공여할 목적으로 3천만 원을 丙에게 교부하였다. 이 중 실제로 P1에게 전달된 1천만 원에 대하여는 뇌물공여죄(형법 제133조 제1항)가 성립하고, 전달되지 않은 2천만 원에 대하여는 제3자에게 뇌물공여에 제공할 목적으로 금품을 교부한 것이므로 제3자뇌물교부죄(형법 제133조 제2항)가 성립한다.
(2) 丙의 죄책
가. 증뢰물전달죄
丙은 그 사정을 알면서 뇌물자금을 교부받아 그중 1천만 원을 P1에게 전달하였으므로 증뢰물전달죄(형법 제133조 제2항)가 성립하고, 실제로 전달하였다고 하여 별도로 뇌물공여죄가 성립하지는 않는다.
나. 2천만 원 소비 — 횡령죄 불성립
丙이 전달을 부탁받아 보관하던 3천만 원 중 2천만 원을 임의로 소비한 것은 위탁의 취지에 반하나, 애초에 뇌물로 전달하기 위하여 교부받은 금전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여 그 소유권이 교부받은 丙에게 귀속되므로, 이를 소비하더라도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대법원 1988. 9. 20. 선고 86도628 판결
… 조합장이 조합으로부터 공무원에게 뇌물로 전달하여 달라고 금원을 교부받은 것은 불법원인으로 인하여 지급받은 것으로서 이를 뇌물로 전달하지 않고 타에 소비하였다고 해서 타인의 물을 보관 중 횡령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불법원인급여물의 횡령죄 성부:뇌물 전달 위탁금을 소비한 경우 횡령 ✗(급여물 소유권은 수령자에게 귀속)
뇌물 전달 위탁금 소비의 횡령죄 불성립에 관한 이 판례는 제10회 제1문 3-가)·제3회 제16번에서도 출제되었다.
결론
乙은 (용도)사기죄와 뇌물공여죄 및 제3자뇌물교부죄의 죄책을 지고, 丙은 증뢰물전달죄의 죄책을 지며 2천만 원을 소비한 부분에 대하여는 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