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2025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사례형 제1문 3)
사례
(1) 甲은 평소 사이가 매우 좋지 않은 자신의 아버지 A를 죽여야겠다고 마음먹고, 후배 乙에게 A의 집에 불을 질러 A를 살해해 달라고 사주하였다. 이를 승낙한 乙은 A가 자고 있는 집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으나 집 천장까지 불길이 붙자 놀라서 도망하였고, A는 출동한 소방대에 구조되어 다친 곳은 없었다.
(2) 乙은 위 (1) 사건으로 수사를 받게 되자 사법경찰관 P1에게 금품을 주어 형사처벌을 면하기로 마음먹고, 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친구 B에게 딸의 수술비 명목인 것처럼 말하여 3천만 원을 빌렸다. 乙은 평소 P1과 친분이 있는 丙에게 사정을 말하고 3천만 원을 주면서 P1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이에 동의한 丙은 위 3천만 원 중 2천만 원을 임의로 소비하고 나머지만 P1에게 전달하였다.
(3) 甲은 자신이 단독으로 소유한 Y시 소재 빌라에 거주 중인 임차인 C와 집수리 문제로 갈등이 발생하자 C를 쫓아내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甲은 乙에게 위 빌라 현관문에 자신이 구입하여 설치해 준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변경해 달라고 요청하였고, 그 사정을 알고 있던 乙은 이를 이행하였다.
설문
(3)에서 甲에게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는 논거를 모두 서술하시오.
해설
쟁점
권리행사방해죄는 '자기의 물건'을 객체로 하여 소유자만이 주체가 될 수 있는 신분범인데,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실제로 변경한 乙이 비소유자여서 정범이 될 수 없는 경우, 소유자인 甲에게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는 논거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형법 제323조(권리행사방해)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국가법령정보센터 · 형법 제323조
검토
(1) 권리행사방해죄의 신분범성과 乙의 정범 불성립
권리행사방해죄는 자기의 물건을 객체로 하므로 소유자만이 주체가 될 수 있고, 소유자가 아닌 자는 소유자의 범행에 가담한 경우에 한하여 공범이 될 수 있을 뿐이다.
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7도4578 판결
형법 제323조의 권리행사방해죄는 타인의 점유 또는 권리의 목적이 된 자기의 물건을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하여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그 취거, 은닉 또는 손괴한 물건이 자기의 물건이 아니라면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다. 물건의 소유자가 아닌 사람은 형법 제33조 본문에 따라 소유자의 권리행사방해 범행에 가담한 경우에 한하여 그의 공범이 될 수 있을 뿐이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권리행사방해죄의 객체와 공범의 소유물에 대한 권리행사방해죄 · 표준판례: 권리행사방해죄(자기 물건 객체) — 소유자 고의 ✗ 시 비신분자 공동정범 ✗
도어락을 실제로 변경한 乙은 비소유자여서 권리행사방해죄의 정범이 될 수 없으므로, 소유자 甲을 乙의 교사범이나 방조범으로 의율할 수는 없다. 권리행사방해죄의 신분범성에 관한 이 판례는 제14회 제2번 등 여러 회차에서 반복 출제된 빈출 판례이다.
(2) 甲에게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는 논거
첫째, 乙이 그저 범행의 도구가 된 것에 불과하고 소유자 甲이 이를 이용하여 범죄에 나아간 것이라면, 甲은 권리행사방해죄의 간접정범(형법 제34조 제1항)이 성립할 수 있다.
둘째, 甲이 乙과 범죄를 공모하고 그 공모에 甲의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며 乙이 이를 바탕으로 실행에 나아간 것이라면, 甲은 권리행사방해죄의 공모공동정범(형법 제30조)이 성립할 수 있다.
결론
甲에게는 乙을 도구로 이용한 간접정범, 또는 기능적 행위지배에 기한 공모공동정범으로서 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