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회(2025년) 변호사시험 형사법 사례형 제2문 7)
사례
(1) 주점을 운영하던 甲은 술을 마시고 귀가하려는 A의 가방 안에 현금 다발이 있는 것을 보고 종업원 乙과 공모하여 甲이 망을 보면 乙이 가방 안에 있는 현금을 훔치기로 하였다. 甲과 乙이 A를 미행하던 중 A가 공원 벤치에 앉자 甲은 근처에서 망을 보기 시작하였다.
乙이 A에게 몰래 다가가 A의 가방을 집어드는 순간 甲은 급한 전화를 받고 주점으로 돌아갔다. 가방이 없어진 사실을 알게 된 A는 근처에서 자신의 가방을 들고 공원을 막 나가려는 乙을 목격하였다. 이에 A가 乙을 100m 가량 쫓아가 어깨와 목덜미를 붙잡자 乙은 항거하기 위해 A를 넘어뜨린 후 발로 밟아 전치 6주의 골절상을 입혔다.
이 사실을 모른 채 택시로 귀가하던 甲은 도착지에서 택시 기사 丙과 과다한 요금 문제로 시비가 붙었고, 이에 丙은 甲과 시비 끝에 경찰에 신고하였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P는 요금 문제는 당사자끼리 원만히 해결하라는 조언을 하였다. 하지만 丙은 P가 너무 편파적이라면서 당장 甲을 파출소로 연행해 가라고 항의하였다. 항의가 받아들여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丙은 P의 직무집행이 위법하다고 생각하며 P를 밀어 넘어뜨렸다.
(2) 위 과정을 지켜보던 甲은 P에게 丙이 택시 안에서 자신을 강제추행했다고 진술하였다. P는 丙에게서 임의제출받은 블랙박스에서 甲에 대한 범죄사실을 알 수 있는 영상은 확인하지 못하였고, 다만 X, Y, Z에 대한 강제추행 장면이 녹화된 영상을 확인하였다. 그 후 P는 甲을 참고인으로 불러 피해진술을 영상녹화하면서 진술조서를 작성하였다. 또한 P는 甲 및 X, Y, Z에 대한 강제추행의 범죄사실로 丙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압수할 물건: 위 범죄사실과 관련된 자료가 있는 丙의 태블릿 PC, 휴대폰 등 정보처리장치, 정보저장매체 및 위 전자정보). P는 압수․수색영장을 가지고 丙의 주거지를 찾아갔으나 丙은 없고, 丙의 동거인인 C만 있었다. P는 C에게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한 후 선별 과정에의 참여 의사를 물어보았으나 C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답하였다. P는 丙 소유의 태블릿 PC에서 본건 범죄사실과 관련된 자료를 선별하여 이미징하고, 丙 소유 휴대폰에서 N 클라우드에 자동로그인이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들어가 보니 丙이 X, Y, Z를 강제추행하는 장면이 녹화된 파일을 발견하고 이 또한 압수하였다. 검사는 丙을 피해자 甲, X, Y, Z에 대한 강제추행으로 공소 제기하였다.
설문
(2)와 관련하여, 제1심법원은 丙의 공소사실 모두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였다. 이에 丙은 항소하였고, 항소심법원은 심리 과정에서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재평가하여 공소사실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였다. 항소심 판결이 적법한지 논하시오.
해설
쟁점
항소심이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재평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이 공판중심주의·실질적 직접심리주의에 비추어 적법한지가 문제된다.
근거 법령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속심을 기반으로 하되 사후심적 요소도 상당 부분 포함하는 사후심적 속심의 성격을 가지므로, 항소심이 제1심판결의 당부를 판단할 때에는 그러한 심급구조의 특성을 고려하여야 한다.
검토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사후심적으로 뒤집으려면,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 그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합리적 사정이 있어야 한다.
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 항소심이 심리과정에서 심증의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판단을 재평가하여 사후심적으로 판단하여 뒤집고자 할 때에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예외적 사정도 없이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
— 대법원 판례 원문 · 표준판례: 항소심의 구조
사안에서 항소심은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만한 객관적 사유가 새로 드러난 것이 없음에도 제1심의 사실인정에 관한 판단을 재평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는 제1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논리·경험법칙에 어긋난다는 등의 합리적 사정이 없음에도 제1심의 사실인정을 함부로 뒤집은 것으로서, 공판중심주의와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반한다. 항소심의 사후심적 속심 구조에 관한 이 법리는 제11회 제28번·제7회 제24번에서도 출제되었다.
결론
항소심 판결은 심증 형성에 영향을 미칠 객관적 사유가 없음에도 제1심의 사실인정을 함부로 뒤집은 것으로서 공판중심주의·실질적 직접심리주의에 반하여 위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