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의 자유에 대한 구조적 규제의 위헌 여부
헌재 2006. 6. 29. 2005헌마165등
판시사항
1. 사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가 진실하지 않아 피해를 입은 자에게 신문사의 고의 ‧과실이나 위법성이 없더라도 정정보도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정정보도청구권)를 인정하는 것은 신문사의 편집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인가? [아니다 – 9(합헌) : 0] 2. 정정보도청구의 소를 민사집행법상의 가처분절차에 의하여 재판하도록 함으로써 보도의 진실 여부에 대한 사실인정을 증명이 아닌 소명만으로도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신문사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보도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인가? [그렇다 – 6(위헌) : 3(합헌)] 3. 정정보도청구권을 인정하는 규정과 정정보도청구소송의 심리절차를 정하는 규정을 언론중재 법의 시행 전에 행하여진 언론보도에 대해서 소급적용하도록 한 부칙조항은 허용될 수 없는 진정 소급입법에 해당하여 위헌인가? [그렇다 – 8 (위 헌) : 1 (합 헌)] 4. 신문사의 사내에 언론피해의 예방 및 구제를 위한 고충처리인을 두도록 강제하는 것은 신문 사의 신문의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인가? [아니다 – 7(합헌) : 2(위헌)]
결정요지
1. 신문의 자유는 개인의 주관적 기본권으로서 보호될 뿐만 아니라, ‘자유 신문’이라는 객관적 제도로서도 보장되고 있다. 객관적 제도로서의 ‘자유 신문’은 신문의 사경제적·사법적(私法的) 조직 과 존립의 보장 및 그 논조와 경향(傾向), 정치적 색채 또는 세계관에 있어 국가권력의 간섭과 검 열을 받지 않는 자유롭고 독립적인 신문의 보장을 내용으로 하는 한편, 자유롭고 다양한 의사형성 을 위한 상호 경쟁적인 다수 신문의 존재는 다원주의를 본질로 하는 민주주의사회에서 필수불가결 한 요소가 된다. 이와 같이 신문은 본질적으로 자유로워야 하지만,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를 통하 여 민주적 여론형성에 기여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자유에 상응하는 공 적 기능을 아울러 수행하게 된다. 이러한 신문의 공적 기능에 대한 헌법적 요청은 특히 헌법 제 21 조 제3항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헌법이 신문기능 법정주의를 정한 것은 우리 헌법이 방송뿐만 아니라 신문에 대하여도 그 공적 기능의 보장을 위한 입법형성, 즉 입법적 규율의 가능성을 예정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신문의 기능”이란 주로 민주적 의사형성에 있고, 그것은 다원주의 를 본질로 하는 민주주의사회에서 언론의 다양성 보장을 불가결의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란 결국 ‘신문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하여’란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2. 청구인들은 방송과 달리 신문의 경우에 다양성 보장은 국가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다수의 신문들이 그 논조와 경향으로써 자유로이 경쟁하는 가운데 저절로 보장되는 것이므로, 신문의 다양 성 보장을 명분으로 국가가 개입하는 것 자체가 위헌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신문의 다양성을 보 장하기 위한 국가의 적절한 규율은 경향보호와 모순된다기보다는 상호보완적인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신문의 공적 기능과 책임, 신문의 다양성 보장에 관련된 입법규율들이 그 자체로 경 향보호에 위배된다는 청구인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일간신문이 뉴스통신이나 방송사업과 같은 이종 미디어를 겸영하는 것을 어떻게 규율할 것인 가 하는 것은 고도의 정책적 접근과 판단이 필요한 분야로서, 겸영금지의 규제정책을 지속할 것인 지, 지속한다면 어느 정도로 규제할 것인지의 문제는 입법자의 미디어정책적 판단에 맡겨져 있다. [내용규제와 달리 구조적 규제에 대한 위헌심사의 기준을 완화함] 신문법 제15조 제2항은 신문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한도 내에서 그 규제의 대상과 정도를 선별하여 제한적으로 규 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규제 대상을 일간신문으로 한정하고 있고, 겸영에 해당하지 않는 행위, 즉 하나의 일간신문법인이 복수의 일간신문을 발행하는 것 등은 허용되며, 종합편성이나 보도전문 편성이 아니어서 신문의 기능과 중복될 염려가 없는 방송채널사용사업이나 종합유선방송사업, 위성 방송사업 등을 겸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므로 신문법 제15조 제2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 한다. 4. 제15조 제3항은 일간신문 지배주주에 의한 신문의 복수소유를 함께 규제하고 있는데, 신문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신문의 복수소유를 제한하는 것 자체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지 만, 신문의 복수소유가 언론의 다양성을 저해하지 않거나 오히려 이에 기여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 바, 이 조항은 신문의 복수소유를 일률적으로 금지하고 있어서 필요 이상으로 신문의 자유를 제약하고 있다. 5. 이종 미디어 간의 교차소유를 어떻게 규율할 것인지의 문제는 고도의 정책적 접근과 판단이 필요한 분야로서 입법자의 미디어정책적 판단이 존중되어야 한다. 따라서 신문법 제15조 제3 항에 서 일간신문의 지배주주가 뉴스통신 법인의 주식 또는 지분의 2분의1 이상을 취득 또는 소유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이종 미디어간의 결합을 규제하는 부분은, 언론의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필요 한 한도 내의 제한이라고 할 것이어서, 신문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6. 신문법 제16조가 신문기업 자료의 신고·공개 제도를 둔 것은 신문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신문법 제15조의 겸영금지 및 소유제한 규정의 실효성을 담보함으로써 신문의 다양성이라는 헌법 적 요청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신문기업은 일반기업에 비하여 공적 기능과 사회적 책임이 크기 때 문에 그 소유구조는 물론 경영활동에 관한 자료를 신고·공개하도록 함으로써 그 투명성을 높이고 신문시장의 경쟁질서를 정상화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 신문법 제16조에서 신고·공개하도록 규정하 고 있는 사항 중 상당부분은 상법 등 다른 법률에 의해 이미 공시 또는 공개되고 있는 것들이고, 그 밖에 전체 발행부수, 유가 판매부수, 구독수입과 광고수입과 같은 사항을 추가적으로 신고· 공개 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는 신문 특유의 기능보장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의 것이다. 따라서 이 조 항들이 신문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거나, 일반 사기업에 비하여 평등원칙에 반하는 차별을 가 하는 위헌규정이라 할 수 없다. 7. 신문법 제17조는 신문사업자를 일반사업자에 비하여 더 쉽게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추정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이러한 규제는 신문의 다양성 보장이라는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합리적이고도 적 정한 수단이 되지 못한다. 첫째, 발행부수만을 기준으로 신문시장의 점유율을 평가하고 있는 점, 둘째, 신문시장의 시장지배력을 평가함에 있어 서로 다른 경향을 가진 신문들에 대한 개별적인 선 호도를 합쳐 이들을 하나의 시장으로 묶고 있는 점, 셋째, 그 취급분야와 독자층이 완연히 다른 일 반일간신문과 특수일간신문 사이에 시장의 동질성을 인정하고 있는 점, 넷째, 신문의 시장지배적 지위는 결국 독자의 개별적, 정신적 선택에 의하여 형성되는 것인 만큼 그것이 불공정행위의 산물 이라고 보거나 불공정행위를 초래할 위험성이 특별히 크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신
문사업자를 일반사업자에 비하여 더 쉽게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추정되도록 하고 있는 점 등이 모두 불합리하다. 따라서 신문법 제17조는 신문사업자의 평등권과 신문의 자유를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 된다. 8. 제17조의 시장지배적사업자를 신문발전기금의 지원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시장지배적사업자 와 그렇지 아니한 신문사업자 사이에 차별을 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시장점유율이 높다는 이유만 으로, 즉 독자의 선호도가 높아서 발행부수가 많다는 점을 이유로 신문사업자를 차별하는 것, 그것 도 시장점유율 등을 고려하여 신문발전기금 지원의 범위와 정도에 있어 합리적 차등을 두는 것이 아니라 기금 지원의 대상에서 아예 배제하는 것은 합리적이 아니다. 발행부수가 많은 신문사업자를 시장지배적사업자제도를 이용하여 규제하려고 한다면 먼저 그 지배력의 남용 유무를 조사하여 그 남용이 인정될 때에만 기금 지원의 배제라는 추가적 제재를 가하는 것이 시장지배적사업자제도의 취지에 맞다. 따라서 이 조항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발행부수가 많은 신문사업자를 차별하는 것이 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1. 언론중재법 제14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정정보도청구권은 반론보도청구권이나 민법상 불법행 위에 기한 청구권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성격의 청구권이다. 허위의 신문보도로 피해를 입었을 때 피해자는 기존의 민·형사상 구제제도로 보호를 받을 수도 있지만, 신문사 측에 고의·과실이 없거나 위법성조각사유가 인정되는 등의 이유로 민사상의 불법행위책임이나 형사책임을 추궁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피해자에 대한 적합한 구제책은 신문사나 신문기자 개인에 대한 책임추 궁이 아니라, 문제의 보도가 허위임을 동일한 매체를 통하여 동일한 비중으로 신속히 보도· 전파하 도록 하는 것이다. 물론 신문이 공공의 이익에 관련되는 중요한 사안에 관하여 위축되지 않고 신 속히 보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언론보도가 진실하지 않아 타인의 권리를 계속해서 침해하고 있는데도 이를 정정하지 않은 채로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은 정의에 반한다. 더욱이 정정보도청구 권은 그 내용이나 행사방법에 있어 필요 이상으로 신문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지 않다. 일정한 경 우 정정보도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도 인정하고 있고, 제소기간도 단기간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정 정보도의 방법도 동일 지면에 동일 크기로 보도문을 내도록 하여 원래의 보도 이상의 부담을 지우 고 있지도 않다. 따라서 언론중재법 제14조 제2항이 신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으
며, 언론중재법 제31조 후문은 그 위치에도 불구하고 제14조 제2항과 동일한 내용을 명예훼손에 관하여 재확인하는 규정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역시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 2. 언론중재법 제26조 제6항 본문 전단은 정정보도청구의 소를 민사집행법상의 가처분절차에 의 하여 재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 결과 정정보도청구의 소에서는 그 청구원인을 구성하는 사실의 인정을 ‘증명’ 대신 ‘소명’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언론중재법상의 정정보도청구소송은 통 상의 가처분과는 달리 그 자체가 본안소송이다. 이러한 정정보도청구의 소에서, 승패의 관건인 ‘ 사 실적 주장에 관한 언론보도가 진실하지 아니함’이라는 사실의 입증에 대하여, 통상의 본안절차에서 반드시 요구하고 있는 증명을 배제하고 그 대신 간이한 소명으로 이를 대체하는 것인데 이것은 소 송을 당한 언론사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제약하므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 정정보도 청구를 가처분절차에 따라 소명만으로 인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나아가 언론의 자유를 매우 위축 시킨다. 진실에 부합하지 않을 개연성이 있다는 소명만으로 정정보도 책임을 지게 되므로 언론사로 서는 사후의 분쟁에 대비하여 진실임을 확신할 수 있는 증거를 수집·확보하지 못하는 한, 사실주장 에 관한 보도를 주저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언론의 위축효과는 중요한 사회적 관심사에 대한 신 속한 보도를 자제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그로 인한 피해는 민주주의의 기초인 자유언론의 공적 기 능이 저하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피해자의 보호만을 우선하여 언론의 자유를 합리적인 이유 없 이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위헌이다. 3. 언론중재법 부칙 제2조 본문은 언론중재법의 시행 전에 행하여진 언론보도에 대하여도 동법 을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정보도청구권의 성립요건과 정정보도청구소송의 심리절 차에 관하여 언론중재법이 소급하여 적용됨으로써 언론사의 종전의 법적 지위가 새로이 변경되었 다. 이것은 이미 종결된 과거의 법률관계를 소급하여 새로이 규율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위 진정 소급입법에 해당한다. 진정 소급입법은 헌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고 이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특단의 사정도 이 부칙조항에 대해 인정되지 않으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4. 언론중재법 제6조에 의하여 신문사에게 강제되는 것은 고충처리인을 두어야 한다는 것과 고 충처리인에 관한 사항을 공표하여야 한다는 것뿐이고, 그 이외의 고충처리인 제도의 운영에 관한 사항은 전적으로 신문사업자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 뿐만 아니라 고충처리인제도의 직무권한은 권 고나 자문에 불과하여 실질적으로 신문사를 구속하는 효과도 적다. 이에 비해, 고충처리인제도가 원활하게 기능할 경우 달성되는 공익은 매우 크다. 고충처리인제도는 언론피해의 예방, 피해발생시 의 신속한 구제 및 분쟁해결에 있어서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그러므로 언론중 재법 제6조 제1항, 제4항, 제5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