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수목(樹木)에 대한 횡령죄의 기수시기
대법원 2012. 8. 17. 선고 2011도9113 판결
판시사항
피고인이 보관하던 수목을 함부로 제3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수령·소비한 경 우 횡령죄가 기수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
결정요지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인이 보관하던 이 사건 수 목을 함부로 제3자에 매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수령·소비하여 이 사건 수목을 횡령하였 다는 공소사실에 관하여 횡령미수죄를 인정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 이유의 주장과 같이 횡령죄의 기수시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형법 제355조 제1항은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처벌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횡령죄는 다른 사람의 재물에 관한 소유권 등 본권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본권이 침해될 위험성이 있으면 그 침해의 결과가 발생하지 아니하더라도 성립 하는 이른바 ‘위험범’에 해당하며, 나아가 횡령행위라고 함은 위탁관계에 의하여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대외적으로 불법영득의사를 표현 내지 실현하거나, 또는 자신이 보관하는 재물을 소유자의 의
사와 관계없이 임의로 제3자에게 처분함으로써 정당한 소유자의 본권(本勸) 침해에 관한 구체적인 재산상 위험을 초래하는 유형의 범죄행위를 지칭한다.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횡령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은 이 사건 수목 40그루를 피해 자 C를 위하여 보관하던 중, 위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수목을 처분하여도 좋다는 허락을 받지 않 았음에도 불구하고, 2008. 4. 8. D와 E에게 이 사건 수목을 대금 1억 9,000만 원에 매도하는 매 매계약을 체결하고, 즉석에서 계 약금 명목으로 5,000만 원을 교부받아 이를 임의로 사용함으로써 피고인은 시가 1,200만 원 상당의 피해자 C 소유의 이 사건 수목 40그루를 임의로 처분하여 횡령 하였다는 것이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수목에 관하여 합유자인 피해자 C를 배제한 채, 피고 인의 단독소유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매매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횡령의 불법영득의사가 표현되었다 ” 라고 볼 소지가 있고, 따라서 피고인이 횡령죄의 “실행의 착수”에 나아갔다고 볼 수는 있으나, 더 나아가 합유자인 피해자 C의 소유권 침해에 대한 구체적인 위험발생에까지 이르렀다고는 선뜻 단 정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부동산의 매매계약이라고 함은, 매수인 측에 특별한 잘못이 없다고 하더라도 매도인 측에서 계약금의 배액을 상환하는 방법으로 언제든지 해약할 수 있는 것이고, 특히 무권한자의 계 약행위에 대하여는 소유자가 거래상대방에게 무권한자의 사기행위라는 점을 밝힘으로써 부동산 전 체의 소유권 상실 위험에서는 손쉽게 벗어날 수 있는 것이며, 실제로 이 사건의 경우에 있어서 피 해자 C가 위와 같은 조치를 취함으로써 이 사건 수목 전체에 대한 소유권 상실의 위험에까지는 다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건 수목은 피해자 C가 임차한 제3자의 토지 에 정착된 부동산으로서(민법 제99조 제1항), 피고인이 ‘금전’, ‘동산’ 등에서와 같은 맥락의 형법 적 측면의 직접적인 점유에까지는 다다르지 못한 상태에 있었으며, 이 사건 수목에 관하여 피고인 또는 부동산매수인 명의의 명인방법 등의 조치를 취한 적도 없었고, 피고인이 이 사건 수목을 토 지에서 분리·보관하거나, 분리·반출한 사실도 발견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단순히 피고인이 이 사건 수목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수령한 사실만으로는 횡령죄의 ‘실행의 착수’의 단계를 넘어 더 나아가 ‘기수범’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