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
대법원 2019. 3. 28. 선고 2018도16002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피고인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로 피해자를 간음하였으나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은 경우 준강간죄의 불능미수 성립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결정요지
[다수의견] 형법 제300조는 준강간죄의 미수범을 처벌한다. 또한 형법 제27조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 단, 형 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불능미수범을 처벌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 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로 피해자를 간음하였으나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은 경우에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준강간죄에서 규정하고 있는 구성요건적 결과의 발생이 처음부터 불가능하였고 실제로 그러한 결과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이 준강간의 실행에 착수하였으나 범죄가 기수에 이르지 못하였으므로 준강간죄의 미수범이 성립한다.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보았을 때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 험성이 있었으므로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한다. 피고인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를 가지고 간음하였으나, 실행의 착수 당시부터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 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았다면,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준강간죄의 기수에 이를 가능성이 처음부터 없다고 볼 수 있다. 이 경우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일반인이 객관적 으로 판단하여 보았을 때 정신적·신체적 사정으로 인하여 성적인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사람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이 있었다면 불능미수가 성립한다. [반대의견] 형법 제27조의 입법취지는, 행위자가 의도한 대로 구성요건을 실현하는 것이 객관적 으로 보아 애당초 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미수범으로도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을 것 이지만 규범적 관점에서 보아 위험성 요건을 충족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미수범으로 보아 형사처 벌을 가능하게 하자는 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형법 제27조에서 말하는 결과 발생의 불가능 여부 는 실행의 수단이나 대상을 착오한 행위자가 아니라 그 행위 자체의 의미를 통찰력이 있는 일반인 의 기준에서 보아 어떠한 조건 하에서도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존재하지 않는지를 기준으로 판단 하여야 한다. 따라서 일정한 조건 하에서는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존재하지만 특별히 그 행위 당 시의 사정으로 인해 결과 발생이 이루어지지 못한 경우는 불능미수가 아니라 장애미수가 될 뿐이다. 다수의견은 피고인이 피해자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그러한 상태 를 이용하여 간음할 의사로 피해자를 간음하였으나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은 경우에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준강간의 결과 발생이 불가 능하였고 실제로 준강간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결과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피고인이 행위 당시 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객관적으로 일반인의 판단으로 보았을 때 준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
이 있었으므로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한다고 한다. 그러나 준강간죄의 행위객체는 사람이므 로, 이 사건에서 애당초 구성요건실현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의미에서의 대상의 착오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아가 피고인이 피해자를 간음의 대상으로 삼은 데에 객체의 동일성에 관한 착오도 없었 다. 다수의견은 피고인에게 ‘실행의 수단의 착오’도 있었던 것처럼 설시하고 있으나, 이 사건에서 어떠한 점에서 실행의 수단의 착오가 있다는 것인지 설명이 없다. 다수의견에서 이 사건이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준강간의 결과 발생, 즉 간음으로 인한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 권 침해가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본 것은 잘못이다. <참조판례> 대법원 2015. 8. 13. 선고 2015도7343 판결: 피해자는 피고인 및 피 해자의 남자친구 등과 함 깨 술을 마시다가 만취하여 남자친구의 등에 업혀 피고인의 집에 가게 된 사실, 피해자는 남자친 구와 피고인의 집 안방 침대에 같이 누워 있었는데, 피고인은 열려 있던 안방 문 앞에 계속 서 있 다가 피해자에게 다가가서 피해자를 툭툭 쳐보고, 이불을 들추어 속옷이 들어난 피해자를 한참 쳐 다보았으나 피해자가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던 사실, 이에 피고인은 이불을 덮은 후 이불 속으 로 손을 넣어 피해자의 엉덩이와 다리를 만지고, 팬티 위로 음부를 만지다가 팬티 속으로 손을 넣 어 음부에 손가락을 집어넣은 사실, 피해자는 피고인이 안방 문 앞에 서 있을 때부터 음부에 손가 락을 집어넣을 때까지 자지 않고 깨어 있었음에도 피해자가 G에 있는 미용실 중 한 곳에 미용사 로 이직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입장에서 피고인이 G에서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남자친구가 피고인이 운영하는 미용실의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점 때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에 대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잠을 자는 척하고 있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다고 인식한 채 이를 이용하 여 피해자의 성기에 손가락을 넣겠다는 의사로 위와 같은 행위를 하여 피고인은 준유사강간의 고 의를 가지고 있었다고 할 것이고, 비록 피고인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피해자의 성기에 손가락 을 넣었으나. 피해자가 실제로는 심신상실의 상태에 있지 않음으로써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유사강 간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였으며, 피고인이 행위 당시에 인식한 사정을 놓고 객관적으로 일반인의 판단으로 보았을 때 유사강간의 결과가 발생할 위험성도 있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준유사강간죄의 불능미수에 해당할 여지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