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 불온통신에 대한 사후심의의 위헌성
헌재 2002. 6. 27. 99헌마 480
판시사항
인터넷 등 온라인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에게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내용 의 통신”(불온통신)을 금지시키고 이를 위반하는 통신에 대해서는 행정청(정보통신부장관)이 온라인 서비스사업자에게 그 통신에 대한 취급을 거부 ‧정지 또는 제한하는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한 법률규 정(전기통신사업법)이 온라인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위헌적으로 침해하는 것인지 여부가 기본쟁점 이다. 1.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내용의 통신을 금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제 1 항은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는가?(적극) 2. 위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제1항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는가?(적극) 3.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통신의 대상 등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제2항은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배되는가?(적극)
결정요지
1.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입법에 있어서 명확성의 원칙은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무엇 이 금지되는 표현인지가 불명확한 경우에, 자신이 행하고자 하는 표현이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는 확신이 없는 기본권주체는 대체로 규제를 받을 것을 우려해서 표현행위를 스스로 억제하게 될 가 능성이 높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규제되는 표현의 개념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규정할 것이 헌법적으로 요구된다. 그런데,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이라는 불온 통신의 개념은 너무나 불명확하고 애매하다. 여기서의 “공공의 안녕질서”는 헌법 제37조 제2 항의 “국가의 안전보장·질서유지”와, “미풍양속”은 헌법 제21조 제4항의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와 비
교하여 볼 때 동어반복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전혀 구체화되어 있지 아니하다. 이처럼, “공공의 안 녕질서”, “미풍양속”은 매우 추상적인 개념이어서 어떠한 표현행위가 과연 “공공의 안녕질서”나 “ 미 풍양속”을 해하는 것인지, 아닌지에 관한 판단은 사람마다의 가치관, 윤리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고, 법집행자의 통상적 해석을 통하여 그 의미내용을 객관적으로 확정하기도 어렵다. 2.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는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하는”이라는 불온통신의 개념 을 전제로 하여 규제를 가하는 것으로서 불온통신 개념의 모호성, 추상성, 포괄성으로 말미암아 필 연적으로 규제되지 않아야 할 표현까지 다함께 규제하게 되어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난다. 즉, 헌법 재판소가 명시적으로 보호받는 표현으로 분류한 바 있는 ‘저속한’ 표현이나, 이른바 ‘ 청소년유해매 체물’ 중 음란물에 이르지 아니하여 성인에 의한 표현과 접근까지 금지할 이유가 없는 선정적인 표현물도 ‘미풍양속’에 반한다 하여 규제될 수 있고, 성(性), 혼인, 가족제도에 관한 표현들이 “ 미풍 양속”을 해하는 것으로 규제되고 예민한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관한 표현들이 “공공의 안녕질서 ” 를 해하는 것으로 규제될 가능성이 있어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 기능이 훼손된다. 3.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제2항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공공의 안녕질서 또는 미풍양속을 해 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통신의 대상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포괄위임 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된다. 왜냐하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공공의 안녕질서”나 “미풍양속”의 개념 은 대단히 추상적이고 불명확하여, 수범자인 국민으로 하여금 어떤 내용들이 대통령령에 정하여질 지 그 기준과 대강을 예측할 수도 없게 되어 있고, 행정입법자에게도 적정한 지침을 제공하지 못 함으로써 그로 인한 행정입법을 제대로 통제하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 그리하여 행정입법자는 다분히 자신이 판단하는 또는 원하는 “안녕질서”, “미풍양속”의 관념에 따라 헌법적으로 보호받아 야 할 표현까지 얼마든지 규제대상으로 삼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는 위 조항의 위임에 의하여 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시행령 제16조 제2호와 제3호가 위 전기통신사업법 제53조 제1항에 못지않 게 불명확하고 광범위하게 통신을 규제하고 있는 점에서 더욱 명백하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