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실의 존부판단(신뢰의 원칙)
대법원 1992. 3. 10. 선고 91도3172 판결
판시사항
함께 술을 마시던 피해자가 갑자기 총을 들어 자신의 머리에 대고 쏘는 소위 “러시안 룰렛” 게 임을 하다가 사망한 경우 이를 제지하지 못한 동석자에 대하여 과실(주의의무위반)을 인정할 수 있 는지 여부(신뢰의 원칙)
결정요지
피고인들은 원심상피고인과 피해자가 이 사건 “러시안 룰렛” 게임을 함에 있어 원심상피고인과 어떠한 의사의 연락이 있었다거나 어떠한 원인 행위를 공동으로 한 바가 없고, 다만 위 게임을 제 지하지 못하였을 뿐인데 보통사람의 상식으로서는 함께 수차에 걸쳐서 흥겹게 술을 마시고 놀았던 일행이 갑자기 자살행위와 다름없는 소위 “러시안 룰렛” 게임을 하리라고는 쉽게 예상할 수 없는 것이고(신뢰의 원칙), 게다가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들이 “장난치지 말라”며 말로 원심 상피고인을 만류하던 중에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여서 음주 만취하여 주의능력이 상당히 저하된 상태에 있던
피고인들로서는 미처 물리력으로 이를 제지할 여유도 없었던 것이므로, 경찰관이라는 신분상의 조 건을 고려하더라도 위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들이 이 사건 “러시안 룰렛” 게임을 즉시 물리력으 로 제지하지 못하였다 한들 그것만으로는 원심상피고인의 과실과 더불어 중과실치사죄의 형사책임 을 지울만한 위법한 주의의무위반이 있었다고 평가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