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0조 위법성조각의 적용 범위
대법원 1998. 10. 9. 선고 97도158 판결
판시사항
형법 제310조 소정의 ‘진실한 사실’의 의미, 형법 제309조 제1항과 제310조와의 관계 및 형법 제310조 소정의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의 의미 및 그 판단 기준
결정요지
형법은 명예에 관한 죄에 대하여 제307조 및 제309조에서 적시한 사실이 진실인지 허위인지에 따라 법정형을 달리 규정하고 제310조에서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 벌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진실한 사실이란 그 내용 전체의 취지를 살펴볼 때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는 사실이라는 의미로서 세부에 있어 진실과 약간 차이가 나 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더라도 무방하다고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이 1995. 6. 15.경 실시된 서울특 별시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하 이 사건 조합이라고 한다) 이사장 선거에 출마하여 경쟁 후보자였던 피해자와 당선 경쟁을 하 면서 선거운동을 하던 중 조합원들에게 배포한 이 사건 인쇄물에서 적시한 사실은 ‘이 사건 조합 의 전 이사장이 대의원총회에서 불신임당하고 업무상의 비리로 인하여 구속된 사실’, ‘피해자가 조 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실’, ‘피해자가 전 이사장과 같은 친목회에 소속하여 있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던 사실’, ‘피고인이 합동유세를 공개 제의하였는데 피해자가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선거일에 임박해서야 반박한 사실’ 등 그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고, 그 문맥 중에 “탄생시킨 주역”, “추종”, “저의”, “조합원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행위” 등의 다소 감정적이고
과격한 표현방법이 사용되었다 하여 그 적시한 사실이 전체적으로 보아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 … 형법은 제309조 제1항에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에 의 하여 제307조 제1항의 죄를 범한 자’를 제 307조 제1항의 명예훼손죄 보다 가중처벌하는 규정을 두 고 있는바, 형법 제309조 제1항 소 정의 출판물에의한명예훼손죄 의 구성요건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주관적 요건으로서 비방 목적 및 객관적 요건으로서 출판물 등의 방법에 의할 것을 모두 구비하여 야 하고 그 중 하나라도 결한 때에는 위 죄는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여기의 ‘기타 출판물’에 해당 한다고 하기 위하여는, 사실적시의 방법으로서 출판물 등을 이용하는 경우 그 성질상 다수인이 견 문할 수 있는 높은 전파성과 신뢰성 및 장기간의 보존가능성 등 피해자에 대한 법익침해의 정도가 더욱 크다는 데 그 가중처벌의 이유가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그것이 등록·출판된 제본 인쇄물이 나 제작물은 아니라고 할지라도 적어도 그와 같은 정도의 효용과 기능을 가지고 사실상 출판물로 유통·통용될 수 있는 외관을 가진 인쇄물로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대법 원 1997. 8. 26. 선고 도133 판결 참조). 또한 여기의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 으로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행위자의 주관적 의도의 방향에 있어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 다고 할 것이므로, 형법 제310조의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규정은 사람 을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하는 형법 제309조 제1항 소정의 행위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그 목적을 필요로 하지 않는 형법 제307조 제 1항의 행위에 한하여 적용되는 것이고(대법원 1960. 10. 26. 선고 4293형상823 판결, 1984. 9. 11. 선고 84도1547 판결 등 참조), 반면에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 목적은 부인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형법 제307조 제1항 소정의 명예 훼손죄의 성립 여부가 문제될 수 있고 이에 대하여는 다시 형법 제 310조에 의한 위법성 조각 여부가 문제로 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형법 제310조에서 ‘오로지 공공의 이 익에 관한 때’라 함은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볼 때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서 행위자도 주관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그 사실을 적시한 것 이어야 하는 것인데, 여기의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 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하는 것이고(대법원 1997. 4. 11. 선고 97도88 판결 참조), 적시된 사 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여부는 당해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 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며,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대법원 1989. 2. 14. 선고 88도899 판결, 1995. 11. 10. 선고 94도1942 판결, 1996. 10. 25. 선고 95도1473 판결 등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