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과 사실상 점유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0도6334 판결
판시사항
절도죄의 성립요건 중 타인의 ‘점유’의 의미와 판단 기준 및 재물을 점유하는 소유자의 사망에 따라 소유권을 취득한 상속인이 그 점유를 취득하여 상속인에 대한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는 시기
결정요지
피고인은 공소외 1과 사실혼관계에 있으면 서 의정부시 민락동 576 민락1차 청구아파트 (동호수 생략)(이하 ‘이 사건 아파 트’라고 한다)에서 공소외 1과 동거하 였다. 공소외 1이 2005. 8. 23. 경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피고인은 같은 달 26일경 이 사건 아파트에서 동두천시 지행동 소재 부동산, 동두천시 송내동 소재 부동산 지분 및 이 사건 아파트 등에 관한 등기권리증 3장, 양주시 소재 현 진에버빌 아파트에 관한 분양계약서 1장, 서울 중구 남창동 소재 삼익패션타운상가에 관한 임대차 계약서 1장 및 공소외 2에 대한 차용증 1장이 들어 있는 가방(이하 ‘이 사건 가방’이라고 한다) 을 가지고 갔다. 그러나 위의 서류들이 들어 있는 이 사건 가방은 피해자 공소외 3 및 공소외 4가 공 소외 1로부터 상속받아 그들의 소유에 속하게 된 것으로서, 위와 같이 하여 피고인은 그가 이 사 건 가방을 절취하였다는 것이다. 2. 이에 대하여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절도죄를 인정하였다. 즉, 형법상 점유의 상속은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공소외 1의 사망으로 이 사건 가방이 있 던 이 사건 아파트의 소유권이 상속인들에게 이전되어 상속인들이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지배·관
리권을 취득한 이상, 상속인들이 그 안에 있던 위 가방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인식하지 못하였더라 도 위 가방을 점유하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국 피고인이 이 사건 가방을 가지고 간 행위는 상속인들의 소유권뿐만 아니라 그 점유를 침해한 것으로서 절도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수긍할 수 없다. 가. 절도죄란 재물에 대한 타인의 점유를 침해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다. 여기서의 ‘점유’ 라고 함은 현실적으로 어떠한 재물을 지배하는 순수한 사실상의 관계를 말하는 것으로서, 민법상의 점유 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이러한 현실적 지배라고 하여도 점유자가 반드시 직접 소 지하거나 항상 감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재물을 위와 같은 의미에서 사실상으로 지배하는지 여부는 재물의 크기·형상, 그 개성의 유무, 점유자와 재물과의 시간적·장소적 관계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결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81. 8. 25. 선고 80도509 판결 등 참조). 그렇게 보면 종전 점유자의 점유가 그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에 의하여 당연히 그 상속인에게 이 전된다는 민법 제193조는 절도죄의 요건으로서의 ‘타인의 점유’와 관련하여서는 적용의 여지가 없 고, 재물을 점유하는 소유자로부터 이를 상속받아 그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상속인이 그 재물에 관하여 위에서 본 의미에서의 사실상의 지배를 가지게 되어야만 이를 점유하는 것으로서 그때부터 비로소 상속인에 대한 절도죄가 성립할 수 있다. 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1과 내연관계에 있어 그의 사망 전부터 이 사건 아파트에 서 공소외 1과 함께 거주한 사실, 공소외 1이 그 전처 공소외 5와의 사이에 얻은 자식인 공소외 및 공소외 4는 이 사건 아파트에서 전혀 거주한 일이 없고 공소외 5와 같이 다른 곳에서 거주 · 생활하여 왔으나, 공소외 1의 사망으로 이 사건 아파트 등의 소유권을 상속한 사실, 공소외 3 및 공소외 4가 공소외 1이 사망한 후 피고인이 이 사건 아파트로부터 이 사건 가방을 가지고 가기까 지 그들의 소유권 등에 기하여 이 사건 아파트 또는 그곳에 있던 이 사건 가방의 인도 등을 요구 한 일이 전혀 없는 사실, 다만 공소외 1의 형인 공소외 6이 피고인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문을 열 어 달라고 요구하였다가 거부당하자 2005. 8. 29. 경 이 사건 아파트 현관문의 열쇠를 교체한 사실 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이 사건 아파트에서 이 사건 가방을 들고 나온 2005. 8. 26.경에 공소외 3 및 공소외 4가 이 사건 아파트에 있던 이 사건 가방을 사실상 지배하여 이를 점유하고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따라서 그렇다면 피고인이 이 사건 가방을 가지고 간 행위가 공소외 3 등의 이 사건 가방에 대한 점유를 침해하여 절도죄를 구성한다고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