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망의 유형 및 손해발생의 필요 여부
대법원 2004. 4. 9. 선고 2003도7828 판결
판시사항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의 의미 및 법률상 고지의무가 인정되는 경우 및 피해자의 현실적 손해발생이 사기죄의 구성요건인지 여부
결정요지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 부분 에 관한 허위표시임을 요하지 아니하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가 되는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므로, 거래의 상대방 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당해 거래에 임하지 아니하였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 되는 경우에는 그 거래로 인하여 재물을 수취하는 자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 방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도2828 판결, 1996. 7. 30. 선고 96도1081 판결, 1999. 2. 12. 선고 98도3 549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대출광고를 보고 찾아온 공소외 2 내지 5(이하 ‘대출의뢰인들’ 이라고 한다)으로부터 대출 요청을 받고, 대출의뢰인들에게 자동차할부금융대출을 받아 금원을 융통하여 주겠다고 하면서 대출의뢰인들로부터 자동차할부금융에 필요한 서류를 받아 자동차판매회사의 영업 사원을 통하여 할부금융회사에 제출하고, 할부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의뢰인들 명의로 자동차할부금융 대출을 받아 그 대출금으로 자동차 대금을 지급한 다음(자동차 대금은 할부금융회사가 할부금융대 출금으로 자동차판매회사에게 직접 지급함) 자동차판매회사로부터 자동차를 인수하여 대출의뢰인들 명의로 등록한 후 즉시 처분하여 그 대금으로 대출의뢰인들에게 금원을 융통해 주거나 자신이 지 출한 비용을 회수하는 방법으로 사채업을 영위해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대출의뢰인들은 당 초부터 금원을 융통하려는 의사만 있었을 뿐, 할부금융대출의 방법으로 자동차를 구입할 의사는 전
혀 없었고(수사기록 15면 내지 25면, 43면 내지 48면, 83면 내지 88면, 111면 내지 115면), 피 고인도 대출의뢰인들이 할부금융대출의 방법으로 자동차를 구입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알면서도 대출의뢰인들 명의로 자동차할부금융대출을 신청하여 그 대출금으로 자동차 대금을 지급한 후 자 동차를 인수하여 즉시 중고시장에 매각하여 자금을 마련함으로써, 외형상으로는 할부금융의 방법으 로 자동차를 구입하는 형식을 취하기는 하였으나 실제로는 자동차할부금융대출을 단지 자금 융통 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 것에 불과한 사실 (수사기록 238면 내지 247면), 한편, 할부금융회사는 자동차할부금융 신청인이 할부금융대출의 방법으로 자동차를 구입할 의사 없이 단지 자금을 융통 할 목적으로 할부금융대출신청을 하는 것을 안다면 할부금융대출을 실시하지 않으며(수사기록 6 면 내지 12면), 피고인도 그러한 사정을 알고 있 었던 사실(수사기록 238면 내지 247면)을 인정할 수 있다. 사정이 위와 같다면, 할부금융회사로서는 피고인이 할부금융의 방법으로 대출의뢰인들 명의로 자 동차를 구입하여 보유할 의사 없이 단지 자동차할부금융대출의 형식을 빌려 자금을 융통하려는 의 도로 할부금융대출을 신청하였다는 사정을 알았더라면 할부금융대출을 실시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할부금융회사에게 자동차를 구입하여 보유할 의사 없이 자동차할부금융대출의 방법으로 자금을 융통하려는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고, 그럼에 도 불구하고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채 대출의뢰인들 명의로 자동차할부금융을 신청하여 그 대출금 을 지급하도록 한 행위는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거래상대방인 할부금융회사를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고 볼 것이고, 이 사건 대출금이 곧바로 자동차판매회사에 입금됨으로써 자 동차들이 이 사건 대출의뢰인들 명의로 실제 출고되었고, 할부금융회사가 자체 기준에 따른 심사 결과 하자가 없다고 판단하여 대출의뢰인들을 채무자로 하여 신용대출을 해 주었다는 점은 피고인 의 기망행위에 대한 범의를 인정하는 데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 또한,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그로 인한 하자 있는 의사에 기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 산상의 이득을 취득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로서 그 본질은 기망행위에 의한 재산이나 재산상 이익 의 취득에 있는 것이고 상대방에게 현실적으로 재산상 손해가 발생함을 요건으로 하지 아니하므로 (대법원 1985. 11. 26. 선고 85도490 판결, 1998. 11. 10. 선고 98도2526 판결 등 참조), 대출 의뢰인들이 그들 명의의 예금통장에서 자동이체 방법으로 대출원리금을 전액 납부하였거나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여러 차례 납부하였다는 점도 사기죄의 성립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