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분권한설과 지위설
대법원 1994. 10. 11. 선고 94도1575 판결
판시사항
사기죄에서 피기망자와 피해자가 다른 경우, 피기망자에게 요구되는 피해자의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이나 지위가 반드시 사법상의 위임이나 대리권의 범위와 일치하여야 하는지 여부
결정요지
사기죄가 성립되려면 피기망자가 착오에 빠져 어떠한 재산상의 처분행위를 하도록 유발하여 재
산적 이득을 얻을 것을 요하고, 피기망자와 재산상의 피해자가 같은 사람이 아닌 경우에는 피기망 자가 피해자를 위하여 그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을 갖거나 그 지위에 있어야 하는 것이지만 (당원 1991. 1. 11. 선고 90도2180 판결; 당원 1989. 7. 11. 선고 89도346 판결 등 참조), 여기 에서 피해자를 위하여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이나 지위라 함은 반드시 사법상의 위임이나 대 리권의 범위와 일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피해자의 의사에 기하여 재산을 처분할 수 있는 서류 등이 교부된 경우에는 피기망자의 처분행위가 설사 피해자의 진정한 의도와 어긋나는 경우라고 할 지라도 위와 같은 권능을 갖거나 그 지위에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사기죄의 성립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 정○○가 이 사건 토지를 매각하여 자신의 딸 홍○○과 사 위 김○○의 사업자금에 사용하도록 하기 위하여 그 인감도장을 이들에게 주었으며, 이들은 다시 공소외 현○○에게 그 매각을 위임하면서 위 인감도장을 교부하였다는 사실은 이를 배척하지 아니 하고 있고, 기록에 의하면 피기망자인 위 임○○은 위 현○○으로부터 교부받은 피해자의 인감도장 을 사용하여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서류를 마련하였다는 것이므로, 피해자 등이 위 현○○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매도권한만을 위임한 바 있으나 동인 등 이 사건 관계인들을 거치는 사이에 위 임의 취지가 변질되어 근저당권이 설정되기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피기망자인 위 임 ○ ○이 피해자를 위하여 이 사건 토지를 처분할 권능을 갖지 아니하거나 지위에 있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할 것이 아니다. 원심은 사기죄의 성립에 있어 피기망자와 피해자가 다른 경우 요구되는 피기망자가 재산을 처분 할 수 있는 권능이나 지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이 사건 근저당권이 설정된 경위에 대하 여 더 심리하여 피기망자가 사실상 근저당권을 설정할 지위에 있었는지의 여부를 가려 보지 아니 한 채 앞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그 범죄의 성립을 부정한 위법이 있고, 이는 판결의 결과에 영 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취지의 논지는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