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의 장 직무정지 사건
헌재 2010. 9. 2. 2010헌마 418
판시사항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되지 아니한 경우 부단체장이 그 권한을 대행하도록 규정한 지방자치법 조항이 자치단체의 장의 공무담임권 등 기본권을 침해하는 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1. 가. 재판관 이강국, 재판관 김희옥, 재판관 김종대, 재판관 목영준, 재판관 송두환의 위헌의견 (1) 헌법 제27조 제4항은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선 언함으로써, 공소가 제기된 피고인이 비록 1심이나 2심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더라도 그 유죄판 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원칙적으로 죄가 없는 자에 준하여 취급해야 함은 물론, 유죄임을 전제로 하여 해당 피고인에 대하여 유형ㆍ무형의 일체의 불이익을 가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금고 이상의 형이 선고되었다.’는 사실 자체에 주민의 신뢰가 훼손되고 자치단체 장으로서 직무의 전념성이 해쳐질 것이라는 부정적 의미를 부여한 후, 그러한 판결이 선고되었다는 사실만을 유일한 요건으로 하여, 형이 확정될 때까지의 불확정한 기간동안 자치단체장으로서의 직 무를 정지시키는 불이익을 가하고 있으며, 그와 같이 불이익을 가함에 있어 필요최소한에 그치도록 엄격한 요건을 설정하지도 않았으므로,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된다. (2) 자치단체장직에 대한 공직기강을 확립하고 주민의 복리와 자치단체행정의 원활한 운영에 초 래될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자치단체장을 직무에서 배제하는 수단을 택하였다 하더라도,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자치단체장을 다른 추가적 요건없이 직무에 서 배제하는 것이 위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특히 이 사건 청구인의 경우처럼,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이후 선거에 의하여 자치단체장으로 선출 된 경우에는 ‘자치단체행정에 대한 주민의 신뢰유지’라는 입법목적은 자치단체장의 공무담임권을 제한할 적정한 논거가 되기 어렵다. 또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더라도 불구속상태에 있는 이상 자치단체장이 직무를 수행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으므로 부단체장으로 하여금 그 권한을 대행시킬 직접적 필요가 없다는 점, 혹시 그러한 직무정지의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형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리게 되면 자치단체 행정의 원활한 운영에 상당한 위험이 초래될 것으로 명백히 예상된다거나 회복할 수 없는 공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는 제한적인 경우로 한정되어야 한다는 점,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범죄가 해당 자치단체장에 선출되는 과정에서 또는 선출된 이후 자치단체장의 직무에 관련하여 발생하였 는지 여부, 고의범인지 과실범인지 여부 등 해당 범죄의 유형과 죄질에 비추어 형이 확정되기 전 이라도 미리 직무를 정지시켜야 할 이유가 명백한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로만 한정할 필요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필요최소한의 범위를 넘어선 기본권제한에 해당할 뿐 아니라,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하여 해당 자치단체장은 불확정한 기간 동안 직무를 정지당함은 물론 주민들에게 유죄가 확정된 범죄자라는 선입견까지 주게 되고, 더욱이 장차 무죄판결을 선고받 게 되면 이미 침해된 공무담임권은 회복될 수도 없는 등의 심대한 불이익을 입게 되므로, 법익균 형성 요건 또한 갖추지 못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자치단체장인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 (3) 선거직 공무원으로서 선거과정이나 그 직무수행의 과정에서 요구되는 공직의 윤리성이나 신 뢰성 측면에서는 국회의원의 경우도 자치단체장의 경우와 본질적으로 동일한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는 데, 국회의원에게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후 그 형이 확정되기도 전에 직무를 정지시 키는 제도가 없으므로, 자치단체장인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 나. 재 판 관 조 대 현 의 헌법불합치의견 선거에 의하여 주권자인 국민으로부터 직접 공무담임권을 위임받는 자치단체장의 경우, 그와 같 이 공무담임권을 위임한 선출의 정당성이 무너지거나 공무담임권 위임의 본지를 배반하는 직무상 범죄를 저질렀다면, 이러한 경우에도 계속 공무를 담당하게 하는 것은 공무담임권 위임의 본지에
부합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위 두 사유에 해당하는 범죄로 자치단체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라면, 그 형이 확정되기 전에 해당 자치단체장의 직무를 정지시키더라도 무죄추정의 원칙에 직접적으로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고, 과잉금지의 원칙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으나, 위 두 가지 경우 이외에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았다는 이유로 형이 확정되기 전에 자치단체장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과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에는 위헌적인 부분과 합헌적인 부분이 공존하고 있고, 위헌부분에 의 하여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는바, 이를 가려내는 일은 국회의 입법형성권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헌법불합치결정을 할 필요성이 있다. 다. 재판관 이공현, 재판관 민형기, 재판관 이동흡의 합헌의견 (1)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고위 공직자인 자치단체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음으로써 주민의 신뢰를 훼손시키고 직무전념성을 해쳐 자치단체행정의 원활하고 효율적인 운영에 초래될 수 있는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데에 그 주된 입법목적이 있고, 형이 확정되기 이전에 위와 같은 위험 을 배제할 방법으로는 해당 자치단체장을 직무에서 배제시키는 것이 절실하고 또한 유일하다 할 것이므로 수단의 적합성 또한 인정된다. 법원이 범죄의 내용과 죄질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하였다 면, 그 시점에 주민의 복리와 자치단체행정의 원활한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위험은 이미 발생하였 다고 보기에 충분하므로, ‘구체적 위험이 있는 경우’ 또는 ‘회복할 수 없는 공익이 침해될 우려가 있는 경우’라는 등의 추가적 요건은 설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 어느 정도의 범죄 유형이 특별한 추 가요건 없이 당연히 직무정지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것인지 명확히 그 경계를 정하기는 힘든 점,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직무정지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 이후 상급심에서 그 미만의 형이나 무죄가 선고되면 해제되므로 잠정적인 제재에 불과하고, 그 경우에도 단체장으로서의 신분 은 계속 유지되므로, 그 불이익이 최소한에 그치고 있다는 점, 선거직 공무원에 대하여 직무정지의 필요성에 관한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은 최소침해성 요건을 충족하였을 뿐 아니라, 이 사건 법률조항으로 인한 자 치단체장이 입는 불이익은 필요최소한에 그치고 있는 반면, 자치단체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 을 경우 직무수행에 대한 신뢰가 훼손됨으로써 주민의 복리와 자치단체행정의 원활하고 효율적인 운영에 생길 수 있는 위험을 예방한다는 공익은 그보다 훨씬 크다고 할 것이므로, 법익균형성 요 건도 충족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자치단체장의 공무담임권을 제한함에 있어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반 하였다고 볼 수 없고, 외국의 입법례 중에서도 자치단체장이 일정한 법정형 이상에 처할 수 있는 범죄로 하급심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을 경우 특별한 추가적 요건없이 자동으로 직무를 정지시키 는 법제를 다수 발견할 수 있다. (2) 무죄추정의 원칙은 “유죄의 확정판결이 있기까지 그 유죄인정을 전제로 하는 불이익을 입혀 서는 안 되며 가사 그 불이익을 입힌다 하여도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치도록 비례의 원칙이 존중되 어야 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여하한 형태의 불이익이 존재하기만 하면 모두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불이익이 비례의 원칙을 존중한 것으로서 필요최소한도에 그친다면 예외적으 로 무죄추정의 원칙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이 가하고 있는 직무정지 라는 제재는 형사피고인의 지위에 있는 청구인의 공무담임권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개념상으로는 당사자에게 불이익한 효과를 가져오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지만, 직무정지를 부과하는 목 적이 유죄판결에 대한 비난이나 제재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로 말미암아 자치단체행정의 원활한
운영에 생길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하는 데 있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그 불이익의 정도도 필요최 소한의 범위에 그치고 있으므로, 비례의 원칙을 준수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위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3) 국회의원은, 국회라는 합의체기관의 구성원이므로 독임제 행정기관의 장인 자치단체장과 다 르고, 국회의원직에 대한 권한대행을 상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직무의 성격 역시 다르다. 게다가 이러한 직무의 차이로 말미암아 이들의 직무수행이 정지될 경우 해당 업무의 원활한 운영에 미치 는 영향도 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회의원과는 달리 자치단체장에게만 이 사건 법률조항과 같 은 제한을 부과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평등원칙이 금지하는 자의적인 차별 에 해당하지 않는다. (4) 지방자치제도의 발전을 위하여 아무리 중요한 공직이라 하더라도 선거에서 승리하였다는 이 유만으로 일체의 법적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이 법치주의원리상 당연하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선거에 나타난 지역주민의 의사에 반한다는 볼 수는 없다. 또한 금고 이상의 형을 선 고한 법원의 판결에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자가 부여한 의미, 이 사건 법률조항을 통하여 달성 하려고 하는 입법목적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자치단체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후 선거에서 당선되었건 당선된 후 그러한 형을 선고받았건 간에, 직무정지의 필요성이 달리 판단될 수는 없다 고 할 것이므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후 선거에 당선되었다 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의 합헌 성 판단에 차이가 있을 수도 없다. 2.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의견이 5인이고,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는 의견이 인이므로 헌법재판소법 제23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 다고 선언하고, 아울러, 종전에 헌법재판소가 이 결정과 견해를 달리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에 해당 하는 구 지방자치법 조항이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자치단체장의 공무담임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고 무죄추정의 원칙에도 저촉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던 2005. 5. 26. 2002헌마699등 결정은, 이 결정과 저촉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