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 국가배상청구와 소멸시효
헌재 2018. 8. 30. 2014헌바148등
판시사항
1.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 구 예산회계법(1989. 3. 31. 법률 제4102호로 전부개정되어, 2006. 10. 4. 법률 제8050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96조 제2항(이하 ‘심판대상조항들’이라 한다)이 일반적인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손해를 받은 국민의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소멸시효 기산점과 시효기간을 정하고 있는 것이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하여 위헌인 지 여부(소극) 2.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 중 ‘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 리 기본법’(2005. 5.
20731. 법률 제7542호로 제정된 것, 이하 ‘과거사정리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제3호의 ‘민간인 집 단 희생사건’,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조작의혹사건’에 적용되는 부분이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하여 위헌인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1. 국가배상법 제8조에 따라, 심판대상조항들은 국가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을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주관적 기산점, 민법 제766조 제1항) 및 불법행위를 한 날(객관적 기산점,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항)로 정하되, 그 시효기간을 주관적 기산점 으로부터 3년(단기소멸시효기간, 민법 제766조 제1항) 및 객관적 기산점으로부터 5년(장기소멸시 효기간, 국가재정법 제96조 제2항, 구 예산회계법 제96조 제2항)으로 정하고 있다. 민법상 소멸시효제도의 일반적인 존재이유는 ‘법적 안정성의 보호, 채무자의 이중변제 방지, 채 권자의 권리불행사에 대한 제재 및 채무자의 정당한 신뢰 보호’에 있다. 이와 같은 민법상 소멸시 효제도의 존재 이유는 국가배상청구권의 경우에도 일반적으로 타당하고, 특히 국가의 채무관계를 조기에 확정하여 예산수립의 불안정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국가채무에 대해 단기소멸시효를 정할 필요성도 있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들이 일반적인 공무원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손해를 받은 국 민의 국가배상청구권에 관한 소멸시효 기산점과 시효기간을 정하고 있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2. 그러나 일반적인 국가배상청구권에 적용되는 소멸시효 기산점과 시효기간에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호에 규정된 ‘민간인 집단희생사건’, 제4호에 규 정된 ‘중대한 인권침해·조작의혹사 건’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민법 제166조 제1항, 제 766 조 제2항의 ‘객관적 기산점’이 그대로 적용되도록 규정하는 것은 국가배상청구권에 관한 입법형성 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다. 민간인 집단희생사건과 중대한 인권침해·조작의혹사건은 국가기관이 국민에게 누명을 씌워 불법 행위를 자행하고, 소속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관여하였으며, 사후에도 조작·은폐함으로써 오랜 기 간 진실규명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일반적인 소멸시효 법리로 타당한 결론을 도출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발생하였다. 이에 2005년 여·야의 합의로 과거사정리법이 제정되었고, 그 제정 경위 및 취지에 비추어볼 때 위와 같은 사건들은 사인간 불법행위 내지 일반적인 국가배상 사건과 근본적 다 른 유 형 에 해 당 됨 을 알 수 있 다. … 불법행위의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인식하게 된 때’로부터 3년 이내에 손해배상을 청구 하도록 하는 것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있어 피해자와 가해자 보호의 균형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므로,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 4호에 규정된 사건에 민법 제766조 제1항의 ‘ 주 관적 기산점’이 적용되도록 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 그러나 국가가 소속 공무원들의 조 직적 관여를 통해 불법적으로 민간인을 집단 희생시키거나 장기간의 불법구금·고문 등에 의한 허 위자백으로 유죄판결을 하고 사후에도 조작·은폐를 통해 진상규명을 저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불법행위 시점을 소멸시효의 기산점으로 삼는 것은 피해자와 가해자 보호의 균형을 도모하는 것으 로 보기 어렵고, 발생한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이라는 손해배상제도의 지도원리에도 부합하지 않 는다. 그러므로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3, 4호에 규정된 사건에 민법 제166조 제1항, 제 766 조 제2항의 ‘객관적 기산점’이 적용되도록 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결국, 민법 제166조 제1항, 제766조 제2 항의 객관적 기산점을 과거사 정리법 제2조 제1항 제 3, 호의 민간인 집단희생사건, 중대한 인권침해·조작의혹사건에 적용하도록 규정하는 것은, 소멸시효
제도를 통한 법적 안정성과 가해자 보호만을 지나치게 중시한 나머지 합리적 이유 없이 위 사건 유형에 관한 국가배상청구권 보장 필요성을 외면한 것으로서 입법형성의 한계를 일탈하여 청구인 들의 국가배상청구권을 침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