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소송의 구조
헌법재판소 1995. 11. 30. 선고 92헌마44 결정
판시사항
형사소송법이 당사자주의에 기초하고 있는지 직권주의를 취하고 있는지 여부(=원칙적 당사자 주의)
결정요지
형사소송구조는 당사자주의적 구조와 직권주의적 구조로 나뉘는바, 당사자주의적 구조는 당사자, 즉 검사와 피고인에게 소송의 주도적 지위를 인정하여 당사자 사이의 공격과 방어에 의하여 심리 가 진행되고 법원은 제3자의 입장에서 당사자의 주장과 입증을 판단하는 소송구조를 말하고, 직권 주의적 구조란 소송에서의 주도적 지위를 법원에게 인정하는 소송구조를 말한다.
형사소송의 구조를 당사자주의와 직권주의 중 어느 것으로 할 것인가의 문제는 입법정책의 문제라고 보아야 할 것인바,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 규정, 헌법 제12조 제1항의 적법절차규정, 헌법 제27조 제1항 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규정 등을 근거로 형사소송에 있어서 완벽한 당사자주의가 요구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또한 형사재판의 특수성에 비추어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권 규정을 근거로 하여 검사와 피고인 사이에 완벽한 당사자 대등주의 내지 무기평등의 원칙이 적용되도록 요구할 수도 없는 것이므로 우리 현행 형사소송법이 어떤 구조를 취하고 있는지는 형사소송법의 해석에 의하여 결정될 것이다.
우리나라 현행 형사소송법은 직권주의를 취한 구 형사소송법과는 달리 당사자주의를 대폭 도입 하였는바, 현행 형사소송의 기본구조가 무엇인가에 관하여는 학설상 ① 순수한 당사자주의라는 견 해, ② 당사자주의를 기본구조로 하고 직권주의는 보충적 성격을 가진다고 보는 견해, ③ 직권주의를 기본구조 내지 기초로 하면서도 형식적으로는 당사자주의구조를 취하여 당사자주의와 직권주의를 조화한 것이라는 견해, ④ 직권주의가 기본구조이고 당사자주의는 직권주의에 대한 수정적인 의 미를 가질 뿐이라는 견해의 대립이 있으나,
현행 형사소송법은 공소장에 공소사실을 특정하여 기재 하도록 하고(제254조 제4항), 공소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사실이라 할지라도 원칙적으로 공소장 변경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심판의 대상이 될 수 없도록 하였으며(제298조), 피고인에 대한 공소장부본의 송달(제266조), 제1회 공판기일의 유예기간(제269조), 당사자의 공판기일변경신청권(제270조), 당사자의 출석권(제275조, 제276조), 검사의 모두진술에 의한 공판의 개시(제285조), 피고인 신문의 방식 및 진술거부권(제287조, 제289조), 당사자의 신청에 의한 증거조사(제294조), 증거조사 참여권 및 이의신청권(제163조, 제176조, 제296조), 교호신문방식에 의한 증인신문(제161조 의2), 전문증거법칙의 채택(제310조의2) 등 규정을 두어 소송절차의 전반에 걸쳐 기본적으로 당사자주의 소송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고, 또한 재판실무도 그와 같은 전제하에 운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제도 아래에서는 검사가 비록 공익의 대표자적 지위에 있다고는 하나, 기본적으로 피고인과 대등한 당사자의 지위에 있는 것이므로, 검사와 피고인에게 공정한 공격 방어의 기회를 주어야 할 것이고, 검사를 지나치게 유리하게 하는 것은 당사자주의의 기본취지에 반하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당사자주의는 당사자대등주의 내지 무기평등의 원칙을 그 전제로 하고 있는바, 이 사건의 경우를 보면, 당사자주의 내지 당사자대등주의에 충실하려면 제1심법원에서 직접 항소법원으로 소송기록을 송부함이 옳을 것이다. 외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2차대전 후 형사소송법 개정시 미국의 당사자주의를 도입한 일본이나 미국은 제1심법원이 직접 항소법원에 소송기록을 송부하도록 하고 있으며, 독일은 검사에게 기록을 송부하도록 하고 있지만 독일은 직권주의적 소송구조를 취하고 있으므로 그 소송구조론에 크게 반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