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증거의 개념 (4) - 전문법칙의 잠탈 불허
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8도2738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어떠한 내용의 진술을 하였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정황증거로 사용될 것이라는 이유로 서류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다음 그 사실을 다시 진술 내용이나 그 진실성을 증명하는 간접사실로 사용하 는 경우, 그 서류는 전문증거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결정요지
가) 형사소송법은 제310조의2에서 원칙 적으로 전문증거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제311 조 부터 제316조까지 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을 인정한다. 다른 사람의 진술을 내용으로 하는 진술이 전문증거인지는 요증사실이 무엇인지에 따라 정해진다. 다른 사람의 진술, 즉 원진술의 내용인 사실이 요증사실인 경우에는 전문증거이지만, 원진술의 존재 자체가 요 증사실인 경우에는 본래증거이지 전문증거가 아니다. 어떤 진술이 기재된 서류가 그 내용의 진실성이 범죄사실에 대한 직접증거로 사용될 때는 전문 증거가 되지만, 그와 같은 진술을 하였다는 것 자체 또는 진술의 진실성과 관계없는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로 사용될 때는 반드시 전문증거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어떠한 내용의 진술을 하였다는 사실 자체에 대한 정황증거로 사용될 것이라는 이유로 서류의 증거능력을 인정한 다음 그 사실을 다시 진술 내용이나 그 진실성을 증명하는 간접사실로 사용하는 경우에 그 서류는 전문 증거에 해당한다. 서류가 그곳에 기재된 원진술의 내용인 사실을 증명하는 데 사용되어 원진술의 내용인 사실이 요증사실이 되기 때문이 다. 이러한 경우 형사소송 법 제311조부터 제316조까지 정 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증거능력이 없다.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공소외 9의 업무수첩에 그와 같은 기재가 존재하는 것 자 체에 관하여는 본래증거이지 전문증거가 아니고, 증거물인 서면으로서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공소 외 9의 업무수첩이 전 대통령이 공소외 9에게 지시한 내용,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에 있었던 대화 내용 등을 증명하기 위한 증거라면 요증사실과의 관계에 비추어 볼 때 원진술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그 내용의 진실성이 문제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그 기재 내용의 진실성 과 관계없는 간접사실에 대한 정황증거라고 볼 수는 없다. 전 대통령의 진술을 들었다는 공소외 9 의 진술 역시 마찬가지이다. 공소외 9의 업무수첩에 전 대통령이 공소외 9에게 지시한 내용의 기재,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에 있었던 대화 내용의 기재가 있다는 그 자체를 전 대통령이 공소외 9에게 지시한 내용, 전 대통령과 피고인 1 사이에 있었던 대화 내용을 인정할 간접사실에 대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본다.
공소외 9의 업무수첩 등에는 ‘전 대통령과 개별 면담자가 나눈 대화 내용을 전 대통령이 단독 면 담 후 공소외 9에게 불러주었다는 내용’(이하 ‘대화 내용 부분’이라 한다)과 ‘전 대통령이 공소외 9 에게 지시한 내용’(이하 ‘지시 사항 부분’이라 한다)이 함께 있다. 공소외 9의 업무수첩 등의 대화 내용 부분이 전 대통령과 개별 면담자 사이에서 대화한 내용을 증명하기 위한 진술증거인 경우에 는 전문진술로서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2항에 따라 원진술자가 사망, 질병, 외국거주, 소재불명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진술할 수 없고 그 진술이 특히 신빙 할 수 있는 상태에서 한 것임이 증명된 때에 한하여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사건에서 공소외 의 업무수첩 등이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따라서 공소외 9의 업무수첩 등은 전 대통령과 개 별 면담자가 나눈 대화 내용을 추단할 수 있는 간접사실의 증거로 사용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 다. 이를 허용하면 대화 내용을 증명하기 위한 직접증거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을 결국 대화 내용을 증명하는 증거로 사용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전문법칙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특별검사가 상고이유로 들고 있는 대법원판결은 이 사건과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공소외 9의 진술 중 지시 사항 부분은 전 대통령이 공소외 9에게 지시한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면 원진술의 존재 자체가 요증사실인 경우에 해당하여 본래증거이고 전문증거가 아니다. 그 리고 공소외 9의 업무수첩 중 지시 사항 부분은 형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에 따라 공판준비나 공 판기일에서 그 작성자인 공소외 9의 진술로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된 경우에는 진술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도 원심이 이 부분에 관하여 전 대통령이 공소외 9에게 지시한 내용을 증명하기 위해 사 용하는 경우에도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전문법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이 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